[中車 in 한국<하>] 가격 경쟁력 앞세운 BYD…국내 완성차 업계 '긴장'
  • 최의종 기자
  • 입력: 2025.01.17 10:35 / 수정: 2025.01.17 10:35
"전기차 시대, 중견 3사 '위기'"
BYD는 16일 인천 중구 상상플랫폼에서 승용 브랜드 국내 출범 미디어 쇼케이스를 열고 첫 전기 SUV 아토 3을 공개했다. /BYD
BYD는 16일 인천 중구 상상플랫폼에서 승용 브랜드 국내 출범 미디어 쇼케이스를 열고 첫 전기 SUV 아토 3을 공개했다. /BYD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중국 BYD가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토 3를 들고 마침내 국내에 상륙했다. 테슬라와 글로벌 전기차 시장 왕좌를 겨루는 BYD의 진출을 바라보는 국내 완성차 업체 속내는 복잡하다. 가늠할 수 없는 가격경쟁력으로 완성차 업계를 뒤흔들 수 있어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BYD는 전날 인천 중구 상상플랫폼에서 승용 브랜드 국내 출범 미디어 쇼케이스를 열고 첫 전기 SUV 아토 3를 공개했다. 류쉐량 BYD 아시아태평양 자동차영업사업부 총경리는 "한국은 친환경차에 관심 높은 시장으로 기술·비전을 보여줄 기회"라고 했다.

BYD가 처음으로 한국 시장에 선보인 아토 3에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가 장착됐다. LFP 배터리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주행거리는 짧지만,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월등히 앞선다. 다만 LFP 배터리는 비용 대비 효과가 낮아 재사용이 힘들다.

BYD는 아토 3에 배터리 기술력을 집약해 만든 LFP 배터리 기반 블레이드 배터리를 탑재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셀을 길고 평평한 모양으로 제작하고 중간 매개체 모듈 없이 배터리팩에 담는 CTP 방식을 활용해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고 한다.

구조가 단순화되면서 무게는 줄고, 많은 배터리를 넣을 수 있게 돼 에너지 밀도가 개선됐고 주행거리는 향상됐다는 것이 BYD 설명이다. BYD는 아토 3 1회 충전 주행거리가 321km라고 설명했다. 급속 충전 시 20%에서 80%까지 약 30분 만에 충전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 전기차 캐스퍼 일렉트릭. /장윤석 기자
현대자동차 전기차 '캐스퍼 일렉트릭'. /장윤석 기자

BYD는 작정한 듯 아토 3 가격을 당초 예측됐던 3000만원대 중반이 아닌 3150만원(기본 모델)으로 책정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전기차 구매 보조금과 세제 혜택 등이 적용되면 실구매가는 2000만원 후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토 3가 국내 진출하면서 자연스레 경쟁 상대에 관심이 쏠린다. 대표적으로 현대자동차 소형 전기차 캐스퍼 일렉트릭과 기아 소형 전기차 EV3가 꼽힌다. 현대차와 광주시 등이 출자한 광주글로벌모터스(GGM)에서 생산되는 캐스퍼 일렉트릭에는 NCM 배터리가 탑재된다.

주행거리 측면에서 강점이 있는 NCM 배터리가 탑재된 만큼 캐스퍼 일렉트릭의 주행거리는 시장에 관심받는 요소다. 캐스퍼 일렉트릭 1회 충전 주행거리 315km로, 급속 충전 시 10%에서 80%까지 약 30분 만에 충전할 수 있다. 가격은 2740만원~2990만원으로 경쟁력이 있다.

기아 EV3 역시 NCM 배터리가 탑재됐다. 기아 EV3 1회 충전 주행거리는 400km 이상, 급속 충전 시 10%에서 80%까지 31분이 소요된다. 가격은 3995만원~4850만원으로 경쟁력이 다소 떨어진다.

중국 저가 전기차가 글로벌 시장을 흔드는 상황에서 BYD 국내 상륙을 바라보는 완성차 업계 속내는 복잡하다. 현대차그룹은 친환경차 라인업을 구축해 놓은 상태지만, 상대적으로 중견 3사(한국GM·KG모빌리티·르노코리아)는 준비가 미흡하다는 의견이 있다.

더 기아 EV3. /서예원 기자
'더 기아 EV3'. /서예원 기자

일각에서는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로 중견 3사가 국내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까지 될 수 있다는 극단적인 시선도 있다. 지난해 내수에서 미흡한 성적표를 받은 중견 3사가 올해 BYD를 비롯한 중국 업체 공습에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다.

현대차그룹도 안심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이나 기아 EV3만으로 국내 시장에서 존재감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미 BYD가 출혈경쟁을 선포한 만큼 더 많은 저가 모델을 내놓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

현대차그룹도 BYD 진출을 경계하는 모양새다. 양진수 현대차그룹 HMG경영연구원 모빌리티산업연구실장은 지난 15일 "중국 브랜드에 국내 소비자 인식이 좋지는 않지만, 소비자와 어떻게 관계를 맺느냐에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문제"라며 "경시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착학부 교수는 "캐스퍼 일렉트릭이나 EV3만으로는 대항하기 힘들 것이다. 두 개 모델 정도는 더 나와줘야 한다"며 "배터리 공급 활성화와 위탁 생산 등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견 3사가 걱정이다. 전기차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하면 GM은 철수할 수도 있다"며 "그렇게 되면 국내 시장은 현대차·기아와 중국 업체만 남는다. 중국이 배터리를 잘하는 점을 고려해 한국도 전기차 밸류체인 측면에서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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