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2.9%, 전월 대비 0.2% 상승
근원지수는 예상치 하회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기준금리 인하에 속도조절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AP.뉴시스 |
[더팩트 | 김태환 기자] 미국 노동부가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지만,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움직임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적정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대를 뛰어넘고 있는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인플레이션 정책 등으로 인해 당분간 CPI 상승이 전망돼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속도조절에 들어갈 것이란 관측이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12월 미국 CPI가 전년 동기 대비 2.9% 상승, 전월과 비교해선 0.4% 상승했다고 밝혔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2%, 전월 대비 0.2% 각각 상승했다.
대표지수의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에 부합했으나, 전월 대비 상승률은 예상치(0.3%)를 넘었다. 근원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와 전월 대비 상승률이 각각 예상치를 0.1% 밑돌았다.
대표지수 상승은 주로 유가와 식품 가격 상승에 의해 주도됐다. CNN의 보도에 따르면 CPI 대표지수에서 에너지 가격, 특히 가스와 연료 비용이 전체 월간 상승의 40%를 차지했으며, 식품 가격도 육류와 계란 등 주요 품목이 날씨와 질병의 영향으로 가격이 인상된 것이 상승을 이끌었다.
미국 CPI 상승률은 지난해 3월 전년 대비 3.5% 상승으로 정점을 찍은 뒤, 4월 3.4%, 5월 3.3%, 6월 3.0%, 7월 2.9%, 8월 2.5%, 9월 2.4%를 기록했다. 이후 10월 2.6% 상승으로 반등한 뒤 지난달 2.7%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으로의 모든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고 무단 이민자에 대한 대량 추방을 시행할 것을 공언했다. 또 트럼프는 모든 수입품 최대 20%, 중국산 상품에 최대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처럼 CPI 상승이 지속될 경우 오는 29일 열리는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동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중앙은행의 물가상승률 목표치는 2%인데, 이보다 훨씬 높은 2.9%를 기록하고 있는데다, 지난 몇 년간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연준이 이번 보고서를 낙관적으로 평가하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실제, 이날 CME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1월 FOMC 기준금리 동결 전망은 97.3%로 매우 유력하다.
전문가들도 연준이 기준금리 결정에 대해 신중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 전망했다.
로이터통신과 인터뷰를 한 브라이언 제이콥슨 에넥스 연구원은 "지난 몇 년간의 높은 인플레이션은 소비자들에게 심리적 충격을 남겼기 때문에, 연준은 이번 보고서를 과도하게 낙관적으로 평가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연준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길고 고된 과정을 겪고 있으며, 2025년 내내 인플레이션 상승에 과민 반응하고, 하락에는 둔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피터 카딜로 스파르탄 캐피털 증권 연구원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고착적(sticky)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연준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가능성에는 큰 변화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뉴욕증시 정규장 개장 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선물은 84.5포인트(1.45%) 상승하면서 전 거래일 대비 강세를 나타냈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하락해 4.704%로 8.4bp(베이시스 포인트) 하락했고, 2년물 국채 수익률은 4.287%로 7.8bp 떨어졌다.
kimthi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