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표, 오는 3월 임기 만료…5연임 가능성에 쏠리는 눈
10년 이상 '장기 집권'에 우려 목소리도
'카카오뱅크 아버지'라 불리는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의 임기가 올해 3월 만료되는 가운데 '5연임' 가능성을 두고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은 '2023 카카오뱅크 프레스톡'에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가 2023년도 계획에 대해 발표하고 있는 모습. /정소양 기자 |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카카오뱅크 아버지'라 불리는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의 임기가 올해 3월 만료되는 가운데 '5연임' 가능성을 두고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매년 호실적을 써낸 그는 해외 시장 진출 등의 성과를 내면서 5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도 따른다. 다만 10년 이상 '장기 집권'을 두고 기업의 혁신성과 유연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단 우려도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달부터 차기 대표 선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본격적인 숏리스트 선정과 최종 후보 추천은 2월 중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늦어도 2월 말까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서 윤 대표의 재선임에 대한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앞서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 단독대표이사를 맡고 4번의 연임에 성공했다. 윤 대표의 임기는 2025년 3월까지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 이용우·윤호영 공동대표이사 체제로 출범했고 2019년 한 차례 이 체제를 연장한 바 있다. 당시 윤 대표가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업무를 맡았고 이 대표가 금융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이후 이 대표의 총선 출마를 이유로 2020년 3월 임추위의 결정으로 윤 대표가 단독대표를 맡게 됐다. 임추위는 윤 대표가 카카오뱅크의 혁신과 전략 방향성을 잘 이해하고 있는 최고경영자라고 판단해 대표이사 추가 선임을 하지 않기로 했다.
오는 3월 말 다시 임기 만료를 앞둔 가운데 업계에선 윤 대표가 이번에도 유력한 차기 대표 후보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매년 호실적을 써낸 그는 카카오뱅크의 출범 이후 성장을 이끈 만큼 경영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다.
실제 카카오뱅크는 윤 대표 연임 이후 최근 2년간 수익성 지표가 성장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3556억원으로, 이는 역대 최대 기록이다.
2023년 카카오뱅크의 당기순이익은 3549억원으로 전년(2631억원) 대비 34.9% 증가했다.
건전성 지표 역시 양호한 편이다. 지난해 9월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연체율은 0.48% 수준으로 인터넷은행(케이뱅크 0.88%, 토스뱅크 0.99%) 중 가장 낮게 형성되어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 총자산 약 62조원 고객 수는 2443만명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업계 최대 규모다.
해외 시장 진출 등의 성과도 눈에 띈다. 카카오뱅크가 지분 투자(10.05%)한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 '슈퍼뱅크'는 현지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슈퍼뱅크는 지난해 6월 대고객 오프닝 이후 5개월 만에 250만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 중 가장 빠른 속도로 고객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도네시아 내 타 디지털은행들이 고객 수 100만명 달성에 6개월 이상이 걸렸으나 슈퍼뱅크는 2개월 만에 100만 고객을 넘었다.
최근에는 태국 금융지주사 SCBx와 태국판 인터넷전문은행 '가상은행(Virtual Bank)' 인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윤호영 대표 연임 이후 최근 2년간 수익성 지표가 성장했다. /카카오뱅크 |
인뱅 3사 중 유일한 상장사인 카카오뱅크는 올해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을 가장 큰 과제로 꼽았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11월 △고객 수 3000만명 △자산 100조 △수수료·플랫폼 수익 연평균 20% 성장 등 장기 사업 목표를 골자로 한 밸류업 계획을 발표했다. 밸류업 전략의 두 축으로 '성장 지속'과 '혁신의 확장'을 제시했다.
윤 대표는 "압도적인 트래픽·인게이지먼트를 기반으로 순이자마진(NIM), 플랫폼 등 수익 모델을 최적화해 운영하고 핵심 경쟁력을 글로벌, 투자·M&A 영역으로 확장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밸류업 방향성에 맞춰 새해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미래먹거리인 AI와 신사업을 담당하는 조직이 그룹으로 승격됐고 은행업과 플랫폼 등 전반적 영업을 총괄하는 뱅킹그룹이 신설됐다.
업계 안팎에선 윤 대표를 대체할 만한 인물을 찾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다만, 10년 이상 '장기 집권'을 두고 기업의 혁신성과 유연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윤 대표가 연임 시 '장기 집권'에 대한 부담감을 안고 갈 것이란 시각도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따라 대표의 임기를 2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윤 대표가 올해 연임에 성공할 경우 2027년 3월까지 임기가 연장된다. 연임 시 그는 2016년 법인 설립부터 5연임에 걸쳐 총 11년 동안 카카오뱅크를 이끌게 된다.
최근 은행권 쇄신 바람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 '장기 집권'에 돌입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해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의 초기 설립부터 현재의 성장을 이끌어온 핵심 인물로 고객 기반 확대와 수익성 개선, 해외 시장 진출 등 여러 성과를 낸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다만, 10년 이상의 장기 집권은 기업의 혁신성과 유연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