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간 누적 영업손실 5000억원…수익성 개선 과제
패션·뷰티 상품 경쟁력 강화, 계열사 연계 역할 강화
롯데그룹이 올해 VCM에서 고강도 쇄신을 강조한 가운데 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의 사업 전략이 주목된다. 지난해 7월 19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2024 하반기 롯데 VCM에 박익진 롯데온 대표가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
[더팩트|우지수 기자] 롯데그룹이 올해 고강도 쇄신을 강조하고 나섰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선택과 집중을 통한 돌파구를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이커머스 사업 부문인 롯데온은 매년 영업손실을 내고 있어 수익성 개선이 특히 절실한 상황이다. 올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격동기를 맞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1년 더 임기를 이어가게 된 '재무통' 박익진 롯데온 대표의 청사진이 주목된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온을 비롯한 롯데 계열사들은 올해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높은 수준의 쇄신안을 마련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이 지난 9일 올해 상반기 롯데그룹 VCM(Value Creation Meeting, 옛 사장단 회의)에서 도전적인 목표, 글로벌 전략, 사업 구조 혁신을 강하게 요구했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지금 쇄신하고 혁신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온은 지난 2020년 출범한 이후 지난 2023년까지 매년 연간 영업이익 적자를 냈고 누적된 적자는 5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1~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전년(2023년) 같은 기간 대비 4.7% 만큼 개선된 615억원을 기록했다.
재무 전문가인 박익진 대표는 지난 2023년 회사 수익성 개선 과제를 떠안고 롯데온의 지휘봉을 잡았다. 박 대표는 지난해 두 차례 희망퇴직과 사옥 이전을 단행하면서 회사 몸집을 줄여 나갔고 이익률이 낮은 상품군을 줄이면서 수익성을 확보하려 했다. 최근 8개분기 연속으로 거래액이 증가하고 있는 버티컬 전문관 중심으로 상품군을 확대하는 식이다. 박 대표는 지난해 정기인사에서 유임되면서 올해 본격 영업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임무를 맡았다.
이커머스 시장 입지를 다지는 것도 올해 롯데온의 과제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롯데온의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거래액 기준)은 4.9%다. 쿠팡 24.5%, 네이버 23.3%, 신세계그룹 SSG닷컴·G마켓·옥션 10.1%에 비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더해 쿠팡과 네이버 등 상위 업체를 중심으로 시장 집중도가 높아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지난 7월 티몬·위메프(티메프) 대규모 미정산 사태 이후 쿠팡·네이버·G마켓 등 상위 기업으로 전환하는 이용자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온은 올해 패션·화장품을 중심으로 한 상품 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찍고 그룹 사업의 온·오프라인 연계 효과를 낼 수 있는 관문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사진은 서울 은평구 소재 롯데몰 내 롯데온 광고판 /이중삼 기자 |
이커머스 시장 경쟁은 올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신세계그룹과 중국 알리바바그룹이 국내 이커머스 합작법인을 만들 예정이기 때문이다. 두 그룹은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를 자회사로 둔 법인을 상반기에 만들고 두 플랫폼간 연계 효과를 이끌어낼 계획을 발표했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위 이커머스 플랫폼들의 경쟁력이 급격히 강해지고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차별성 있는 서비스로 소비자를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CJ대한통운이 올해부터 시작한 주7일 배송도 롯데온에게 압박이 될 수 있다. 롯데온은 지난 2022년 4월 새벽배송 서비스를 중단했고 익일배송 서비스 '내일온다'를 지난해 4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현재 익일배송 서비스는 대부분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일요일·공휴일 배송을 경쟁사가 전면 도입하면 롯데온 물류 경쟁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롯데온 측은 "내일온다 적용 제품을 연내 판매자 상품의 50%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온은 올해 상품 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해 7월 패션과 뷰티를 담당하는 조직을 각각 패션실, 뷰티실로 승격시키면서 힘을 주기로 했다. 명품과 해외직구 담당 직원을 주가로 뽑아 백화점급 상품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조직 개편 후 지난해 10부터 12월 말까지 석 달간 롯데온 패션 카테고리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이상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또 그룹 내 사업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관문 역할도 강화할 예정이다. 지난 1월부터 매달 진행하고 있는 '월간롯데' 행사를 통해서다. 월간롯데는 롯데호텔, 롯데백화점, 세븐일레븐 등 롯데그룹 온·오프라인 계열사 상품과 혜택을 제공하는 콘텐츠다. 롯데온 관계자는 "롯데온을 통해 그룹에서 전개하는 사업과 상품들을 소개하고 소비자 점접을 넓혀 연계 효과를 내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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