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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푸른색'으로 새 단장한 다음…로고 변경 속내는?
입력: 2025.01.15 00:00 / 수정: 2025.01.15 00:00

2013년 이후 12년 만의 새 로고
"다양성 아우르며 신뢰감 전달할 것"


포털 사이트 다음(Daum)이 12년 만에 로고를 변경했다. /카카오 제공
포털 사이트 다음(Daum)이 12년 만에 로고를 변경했다. /카카오 제공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포털 사이트 다음(Daum)이 10년 넘게 사용해 온 로고를 새롭게 변경했다. 기존 다채로운 색상을 단일 색상으로 통합하면서도, 새 로고에는 '다양한 콘텐츠와 이용자들의 의견이 하나로 모인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모바일 앱 개편에 이어 로고까지 바꾸며, 다음의 새로운 도약 의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젊은 층 유입이 저조한 상황에서 이를 타개하기 위해 세련된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13일 다음 앱 전면 개편과 함께 새로운 로고를 공개했다. 새 로고는 기존 상징색인 파란색을 기반으로 더 깊고 차분한 느낌을 주는 '딥블루(Deep Blue)' 색상을 적용했다.

다음이 로고를 교체한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이다. 1998년 '한메일넷'으로 출발한 다음은 1999년 브랜드명을 '다음'으로 변경하고, 2000년 처음으로 로고를 개편했다. 당시 로고는 노란색 D, 오렌지색 a, 연두색 u, 파란색 m의 네 글자가 맞물려 8가지 색깔로 구성됐다. 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한 목소리(多音)가 하나로 연결돼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낸다는 의미를 담았다.

2010년에는 로고의 색상 순서와 디자인을 수정해 현대적인 느낌을 추가했다. 파란색 D, 연두색 a, 노란색 u, 오렌지색 m의 네 글자가 맞물려 7가지 색깔로 구성됐다. 당시 최세훈 다음 대표는 "검색창과 통일감을 유지하기 위해 D를 파란색으로 결정했다"며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에 맞춰 젊고 세련된 감각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2013년에는 색상이 맞물리는 디자인을 제거하고, 파랑, 연두, 노랑, 주황 네 가지 색상으로 구성된 현재 로고로 변경됐다.

이번 변경은 기존 네 가지 색상을 없애고, 하나의 색으로 통일한 것이 특징이다. 딥블루는 기존 색상들이 중첩될 때 가장 중심에 있는 색이라는 게 카카오 측 설명이다. 카카오는 "기존 로고는 색상이 섞여 있고, 높낮이가 다른 형태이다 보니 복잡하고 오래된 느낌을 줬다"며 "섞인 색상의 밝기 차이로 인해 배경에 따라 로고의 경계가 흐릿해지는 문제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로고의 높낮이 차이와 복잡한 색상을 제거하고, 단일 색상과 정렬된 디자인으로 더 깔끔하고 명확한 형태로 변경했다. 모바일과 PC에서 각각 다르게 사용되던 로고도 D 심볼로 통합해 일관된 이미지를 구축했다. 카카오는 "다양성을 하나로 아우르며 이용자에게 신뢰감을 전달하기 위한 새로운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의 소셜미디어·검색포털 트렌드 리포트 2023에 따르면, 다음의 주요 사용자층은 40대(47.2%)와 50대(50.9%)로 나타났다. 반면 네이버는 20대(94.3%)와 30대(94.9%)의 이용률이 가장 높았다. /더팩트DB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의 '소셜미디어·검색포털 트렌드 리포트 2023'에 따르면, 다음의 주요 사용자층은 40대(47.2%)와 50대(50.9%)로 나타났다. 반면 네이버는 20대(94.3%)와 30대(94.9%)의 이용률이 가장 높았다. /더팩트DB

기업이 로고를 바꾸는 이유는 브랜드를 새롭게 정의하고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다음은 젊은 층 유입이 저조한 상황에서 이를 타개하기 위해 세련된 이미지를 강조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3년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의 '소셜미디어·검색포털 트렌드 리포트 2023'에 따르면, 다음의 주요 사용자층은 40대(47.2%)와 50대(50.9%)로 나타났다. 반면 10대와 20대의 이용률은 각각 8%와 18.6%에 불과했다. 네이버는 20대(94.3%)와 30대(94.9%)의 이용률이 가장 높았으며, 10대(87.0%)와 50대(87.2%)도 고르게 이용했다.

유병준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로고 변경은 단순히 디자인 교체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며 "기존 다음 사용자는 주로 다음 카페를 이용하던 중장년층이 많았다. 브랜드가 올드해지지 않기 위해 젊은 층 유입을 고민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음의 역할을 명확히 하려는 시도라는 분석도 있다. 카카오는 다음을 종합 콘텐츠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포털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려 하고 있다. 유 교수는 "카카오 내부에서 다음의 역할을 어떻게 설정할지 고민이 있었을 것"이라며 "카카오는 인공지능 등 사업을 발전시키고 있는데, 다음도 그 흐름에 맞춰 개편을 진행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단순히 로고를 바꾸는 것을 넘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네이버와 같은 선발 주자는 이미 선점한 시장이 있기 때문에, 후발 주자인 다음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며 "다른 포털이 하지 않는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해야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카카오는 이번 로고 변경을 오랫동안 준비해 왔다고 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미지 변신을 하고 싶었는데, 마침 9년 만에 대대적인 앱 개편이 이뤄져 동시에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sohyu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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