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일반 청약 마감…23일 코스닥 상장 예정
"흥행 결과 따라 공모주 시장 영향 줄 것"
축산물 이커머스 업체 미트박스글로벌이 2025년 첫 IPO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깜짝 흥행으로 얼어붙은 공모주 시장 분위기를 녹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미트박스글로벌이 지난해 말 공모주 시장에 불어닥친 기업공개(IPO) 한파를 뚫고 새해 첫 상장문을 두드린다. 공모가는 희망 밴드 하단에 걸치면서 체면을 구겼으나, 을사년 첫 IPO와 축산물 이커머스 1호 상장사라는 타이틀로 주목받고 투자자들의 지갑을 열게 할지 관심이 쏠린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트박스글로벌은 이날 오후 4시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을 마감한다. 지난 13일부터 일반 청약을 진행했으며, 오는 23일 코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다.
미트박스글로벌은 축산물 플랫폼 '미트박스'를 운용하는 이커머스 업체로 기업 간 직거래를 통해 유통단계를 줄여 정육점 도매가 대비 20~30% 할인된 가격에 축산물을 판매해 유통사 중개매출, PB상품 등 수익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미 지난해 투자금 유치를 위한 상장을 한 차례 시도했다가 철회한 경력이 있으며 이번 IPO를 통해 상장에 재도전하고 있다.
상장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첫 번째 상장 도전에서 증시 부진, 공모주 시장 악화 등을 이유로 고배를 마셨기 때문에 절치부심 후 재도전하고 있으나 상황이 크게 나아졌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공모가 희망밴드를 최초 2만3000원~2만8500원에서 1만9000원~2만3000원까지 내려 잡은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확정된 공모가도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받아들였다. 미트박스글로벌은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진행한 국내외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85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나, 공모가는 희망밴드 최하단인 1만9000원으로 책정됐다. 공모가 희망밴드를 앞서 제출한 증권신고서보다 약 17%가량 자체 하향 조정했으나 그마저도 최하단에 그친 결과다.
미트박스글로벌은 14일 일반 청약을 마치고 오는 23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미트박스글로벌 |
그런데도 미트박스글로벌이 이번에는 상장을 철회하기 않고 시장 평가를 받겠다는 배경으로는 일반 청약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해석된다. 우선 '1호 상장사' 등 상징성과 LG CNS 등 '대어'를 포함한 주요 IPO 업체들이 1월 말 명절 연휴를 피해 2월로 상장을 미뤘기 때문에 투자금 분산을 방어할 수 있는 점 등이 추진 강행 배경으로 꼽힌다.
김기봉 미트박스글로벌 대표이사 역시 그간 회사의 장점을 상징성으로 어필하면서도 축산업계의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 왔다. 김 대표는 앞서 열린 간담회에서 "B2B 이커머스 플랫폼 대표기업이자 올해 코스닥 1호 기업으로 상장하게 된 점을 고무적으로 생각하며 향후 축산업계의 발전에 기여하고 더 높은 기업 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미트박스글로벌의 흥행 성적이 올 초 IPO 시장 분위기를 좌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주(13~17일) 공모주 시장에는 동방메티컬, 오름테라퓨틱 등 2곳이 기관 수요 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산정할 예정이다. 동방메디컬과 오름테라퓨틱 모두 미트박스글로벌처럼 'IPO 재수생'이다.
다만 최근 기관 수요 예측을 마치고 공모가가 책정된 두 새내기(와이즈넛, 아스테라시스)의 희비가 극명히 엇갈렸기 때문에 미트박스글로벌의 흥행 여부 또한 예단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와이즈넛은 밴드 하단인 1만7000원에, 14일부터 일반 청약에 돌입한 아스테라시스는 상단인 4600원에 공모가가 책정됐다. 역시 이달 상장을 앞둔 데이원컴퍼니와 삼양엔씨켐은 아직 기관 수요 예측 단계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모가가 밴드 최하단으로 책정됐지만 꼭 실제 흥행까지 부진할 것이라고 단언하긴 어렵다. 기업은 아쉽겠지만, 시장에서 바라보는 적정 공모가와 비슷한 가격이라고 판단되면 청약이 몰릴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 가장 먼저 상장일 성적이 나올 미트박스글로벌의 흥행 여부에 따라 올 초 IPO 업황 전망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만약 흥행에 성공한다면 얼어붙은 공모주 시장 분위기가 환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