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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금통위 코앞…'딜레마' 빠진 한은, 기준금리 3회 연속 인하할까
입력: 2025.01.14 11:00 / 수정: 2025.01.14 11:00

시장 전망, 인하 vs 동결 팽팽
오는 16일 한은 금통위 선택 관심


한국은행이 오는 16일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연다. 사진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해 11월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이 오는 16일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연다. 사진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해 11월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한국은행이 오는 16일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연다. 시장에선 한은이 3회 연속 기준금리 인하를 택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경기 하방 우려를 감안해 추가 인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다만 고환율과 물가, 가계부채 상황을 고려해 동결을 결정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공존한다.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동결과 인하 결정이 상충할 경우 이창용 한은 총재가 캐스팅보트를 통해 결정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오는 16일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현 기준금리는 3.0%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해 마지막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25%에서 3.0%로 인하했다. 이는 시장 예상을 깬 결정이었다. 이번 회의에서 인하를 결정할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인 2009년 이후 처음으로 3회 연속 인하가 된다.

국내 경기 상황을 고려하면 한은이 한은이 3연속 금리 인하를 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100.7) 대비 12.3포인트 하락하면서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11월 수출 증가율은 1.4%로 올해 들어 최저치인데다 4개월 연속 감소하는 추세다.

다만, 고환율과 금융안정 리스크 등으로 동결을 결정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강달러가 지속되면서 한국이 기준금리를 낮추면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가 떨어지며 원·달러 환율은 더 불안해진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146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14일 오전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5.8원 하락한 1465.0원에 개장한 뒤 1460원대 중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27일 1467.5원에 출발한 환율은 장중 한때 1486.7원까지 폭등했다. 이는 금융위기때인 2009년 3월 16일(1488.0원) 이후 15년9개월 만에 최고치다. 트럼프 당선 이후 여전한 달러 강세에 국내 정치 불안이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원·달러 환율이 강달러 여파로 1460원대 중반에서 등락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선임연구원은 14일 "원·달러 환율은 위안화 강세 동조화, 수출업체 고점매도, 당국 미세조정 경계에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원·달러 환율 등락 범위를 1460~1468원으로 전망했다.

'트럼플레이션' 역시 한은의 결정에 발목을 잡고 있다. 트럼프의 보편관세가 현실화하면 수입 물가를 자극해 미국의 국내 물가도 다시 높아질 수 있어서다.

8일(현지시간) 공개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은 신정부 출범 이후 물가 재상승을 우려하며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시점"이라고 일제히 지적했다.

한은이 현재 연 3%인 기준금리를 낮춘다면 한미 금리 역전차가 커지면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가치는 더욱 하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4.25~4.5%로, 우리나라와의 격차는 최대 1.5%포인트다.

정치 리스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외신들도 한은의 결정을 주목하고 있는 모습이다. 다니엘 모스 블룸버그 칼럼니스트는 "나라가 극도로 혼란스러울 때 누군가 성숙한 어른의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이 총재가 사실상 그 역할을 맡고 있다"며 "한은이 금리를 인하하든 동결하든 이번 결정의 중대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시장에선 이번 기준금리 결정이 이창용 한은 총재의 취임 이후 가장 어려운 결정이 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전례 없이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졌고 새해 물가, 성장, 환율, 가계부채 등 정책 변수 간 상충이 확대될 것"이라며 "입수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내외 리스크 요인들의 전개 양상과 그에 따른 경제 흐름 변화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금리 인하 속도를 유연하게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로 가계부채 흐름은 안정됐지만 금리 인하가 계속될 경우 불안 요소로 발전될 수 있다"며 "정치 상황의 전개에 따라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어려워진 대외 여건과 중첩돼 경제에 주는 부정적 영향이 증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선 이번 기준금리 결정이 이창용 한은 총재의 취임 이후 가장 어려운 결정이 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더팩트 DB
시장에선 이번 기준금리 결정이 이창용 한은 총재의 취임 이후 가장 어려운 결정이 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더팩트 DB

전문가들 역시 동결과 인하 예측이 팽팽한 상황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달리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화되면서 통화정책 행보에 정상화 성격 외에도 경기부양 목적이 반영되고 있다"며 "이미 이 총재의 신년사나 F4 회의를 통해 언급되기도 했고, 정책 부재나 공백을 해소하는 관점에서도 금리 인하가 준비된 것으로 보인다. 1월 인하 이후에도 추가 인하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

반면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1월 금융시장 브리프'를 통해 "한은은 물가 오름세 둔화, 가계부채 증가폭 축소, 경기 하방위험 확대에도 고환율이 지속되는 상황과 지난 2차례 연속 인하 효과를 점검하면서 1월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대내외 불확실성이 완화돼 환율이 안정될 경우 경기 악화를 선제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1월에도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KB증권 임재균 연구원은 10일 관련 분석보고서에서 "1월 금통위에서는 동결 그리고 인하 모두 가능한 것으로 판단한다"면서도 "동결(결정)이 소폭 우세할 것"으로 내다봤다.

임 연구원은 "미 대선에서 트럼프 승리로 한국 수출 경기에 대한 우려는 높아진 가운데, 정치 불확실성과 무안사고로 민간소비의 하방 압력은 더욱 높아졌다"면서 "다만 정책 여력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 10~11월 인하의 시차를 감안하면 금리인하 효과를 확인하는 시간도 필요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번 금통위에서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인의 결정이 3대3으로 갈릴 경우 이 총재가 캐스팅보트를 통해 결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역대 4번째 사례가 된다. 2013년 4월 동결 결정에서 당시 김중수 총재가 캐스팅보트를 행사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기 둔화로 인한 선제적 조치의 필요성이 커졌고 가계부채도 둔화세를 보인다는 점에서 금리 인하하는 전망도 우세하지만, 고환율과 트럼프2기 출범 등의 사유로 동결 가능성도 관측된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은 '2025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 보고서를 통해 "물가상승률 안정세를 이어가고 성장의 하방 압력을 완화하는 동시에 금융 안정 리스크(위험)에도 유의하면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정치 불확실성 증대와 주력 업종의 글로벌 경쟁 심화, 통상 환경 변화 등으로 경기의 하방 리스크가 커진 점을 고려하겠다"고 덧붙였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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