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내식당 물가 4년 연속 4%대 상승세 기록
급식업계, 비싼 배추 대신 얼갈이 대체하는 등 대응책 마련
런치플레이션이 계속되며 직장인들의 '가성비'로 불렸던 구내식당도 타격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더팩트 DB |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계속되는 고물가와 식재료 값 상승에 구내식당도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의 영향을 받고 있다. 배추, 과일 등 식재료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르자 급식업체는 대체품을 찾거나 향후 가격 인상을 고려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점심 한 끼를 때울 수 있었던 구내식당까지 고물가의 영향을 받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구내식당 물가는 전년 대비 4.2% 올랐다.
지난 2023년에는 구내식당 물가가 전년 대비 6.9%의 상승하며 2001년 통계 집계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구내식당 물가는 코로나19 이후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4% 이상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에 삼성웰스토리, 아워홈, CJ프레시웨이, 풀무원 등 급식업체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이들은 통상 고객사와 연간 계약을 통해 1~2년동안 고정된 가격으로 급식을 제공한다. 때문에 식재료값이 오르더라도 이를 당장 반영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최근 빠르게 치솟는 재료값에 급식업체들도 마냥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이에 급식업계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대체 식재료를 찾거나 메뉴를 개편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삼성웰스토리는 매일 메뉴가 바뀌는 급식 특성에 맞춰 식자재 시황에 따른 메뉴 다양성을 높여가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또한 앞으로 가격이 오를 것 같은 재료를 미리 분석해 수급처와 협의 후 재고를 확보하거나 수입품을 구입하는 등 물가 상승에 대처하고 있다.
아워홈도 배추김치를 최근 열무김치, 총각김치 등으로 대체했다. 또 식재료를 미리 비축해 가격 변동을 최대한 방어하고 있다. CJ프레시웨이 역시 영양사 재량으로 단가에 맞는 식자재를 활용해 메뉴를 구성하며 급식 품목을 다양화하고 있다.
다만 급식업체들은 고물가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결국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상승하는 원재료 값에 대한 부담이 있는 건 사실"이라며 "계약 단가가 있기에 당장 임의적으로 가격을 올릴 수는 없지만 재계약 때 물가 현실이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재계약할 때 (가격 인상을) 제안할 수 있지만 업장마다 다르고 일괄적으로 표현하기엔 변수가 많다"며 "가격은 오르지만 최대한 퀄리티와 양에 영향을 안 주는 게 급식 업체들의 가장 큰 역량"이라고 말했다.
구내식당마저 가격 인상을 피할 수 없게 되면서 식당을 이용하는 회사원들의 부담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소재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20대 직장인 A씨는 "구내식당이 2년 전에 비해 무려 1100원이나 올랐다"며 "매일 밥을 사 먹는 직장인 입장에서는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 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