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39대 중 20대…티웨이항공 27대 중 23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발생 이틀째인 지난달 30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 사고 현장 인근에 애도의 편지와 함께 국화꽃이 놓여 있다. /장윤석 기자 |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제주항공 참사 여객기에 블랙박스 보조 배터리가 장착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국내에서 운용되는 같은 기종 B737-800 절반 이상에도 보조 배터리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안태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6개 항공사가 운용하는 B737-800 101대 중 56대가 공급 중단(셧다운)에 대비해 음성기록장치(CVR)에 전력을 공급하는 보조전원장치(RIPS)가 없었다.
RIPS는 국제 기준과 국내 기준에 따라 지난 2018년 1월 1일 이후 최초로 개별감항증명을 발급받은 항공기가 설치 대상이다. 제주항공 참사 여객기는 2017년 2월 도입돼 규정을 소급 적용받지 않았다.
국내 항공사 운용 B737-800 절반 이상도 장착하지 않았다. B737-800을 운용하는 업체별로 보면 제주항공은 39대 중 20대가 미장착이다. 티웨이는 27대 중 23대, 진에어는 19대 중 5대, 이스타항공은 10대 중 4대, 에어인천은 4대 중 4대다.
블랙박스 CVR 외에 비행기록장치(FDR)는 RIPS가 설치 의무 대상이 아니다. 비행경로와 엔진 추력·출력 등을 기록하는 항공기 전원이 꺼지면 데이터 자체가 생성되지 않는다.
국토부는 지난달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7C2216편이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이 설치된 콘크리트 둔덕에 충돌한 참사 이후 B737-800 전수 조사를 진행했다. 국토부는 일부 항공사에서 규정 위반 사례를 확인했다. 점검 주기 초과와 정비고장 탐구 절차 미준수다.
국토부 관계자는 "확인된 규정 위반 사항은 관련 법령에 따라 행정처분 등을 조치할 예정"이라며 "전 항공사·전 기종으로 확대해 점검 객관성과 공정성 확보를 위해 전문 민간인과 합동으로 종합 안전 점검을 실시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제주항공 참사 원인을 조사 중인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는 블랙박스에 마지막 4분이 기록되지 않은 경위를 파악 중이다. 항철위는 활주로 인근 CCTV를 확보하는 등 원인 규명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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