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이커머스 사업 전략 변화 감지
이마트 '신선식품' 시너지 활용해 경쟁력 강화 나설 듯
SSG닷컴의 올해 사업 전략에 이커머스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SSG닷컴 |
[더팩트 | 문은혜 기자] 신세계그룹 내에서 이커머스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SSG닷컴의 올해 사업 방향에 업계 관심이 쏠린다. 신세계와 이마트의 계열 분리,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의 합작법인 설립 등 그룹 내 이슈들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SSG닷컴에도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이 치열한 이커머스 시장에서 SSG닷컴이 생존하려면 결국 이마트와의 시너지를 노릴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SG닷컴이 올해 이마트로부터 매입 예정인 상품 금액은 약 8123억원으로 지난해 매입 규모(2500억원) 대비 3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SSG닷컴에서 판매되는 이마트 상품이 그만큼 늘어날 것이라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신선식품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이마트와 새벽배송 서비스를 확대 중인 SSG닷컴이 손잡고 시너지 극대화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다른 플랫폼에 비해 차별점과 정체성이 모호했던 SSG닷컴의 사업구조를 재편해 본격적인 생존 경쟁에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현재 신세계그룹의 이커머스 사업 전략에서는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 말 신세계그룹은 중국 알리바바그룹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수익성 부진을 겪고있는 G마켓을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정용진 회장의 '이마트'와 정유경 회장의 '신세계' 계열 분리가 본격화되면서 SSG닷컴 지분 정리도 가시화되는 상황이다.
이에 그룹에서 이커머스 사업을 담당해온 SSG닷컴의 전략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일단 이마트와 신세계가 지분을 공동 보유하고 있는 SSG닷컴의 거취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이마트와 신세계는 SSG닷컴 지분을 각각 45.6%, 24.4%씩 나눠 갖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마트와 신세계 계열 분리 작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신세계가 보유한 지분을 이마트에 양도하는 등의 방식으로 정리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렇게 되면 SSG닷컴은 이마트와 연계된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차별화를 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이마트가 힘주고 있는 '신선식품' 카테고리를 강화하면 쿠팡 로켓프레시나 컬리, 오아시스 등과도 겨뤄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간 SSG닷컴의 가장 큰 리스크였던 재무적 투자자 이슈도 지난해 모두 해소된 만큼 올해 사업 재편에 대한 기대감도 큰 상황이다.
신세계그룹은 앞서 지난해 11월 KDB산업은행, 신한은행, NH투자증권 등 은행권 6곳과 증권사 4곳이 참여한 특수목적법인 '올림푸스제일차'(SPC)와 주주 간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 따라 올림푸스체일차는 SSG닷컴 지분 30%를 1조1500억원에 양수했다. 당시 올림푸스체일차가 SSG닷컴의 기업가치를 3조원 이상으로 평가해 시장에서는 고무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여기에 SSG닷컴이 지난해 적자를 대폭 축소하는데 성공하면서 올해는 흑자전환할 가능성도 나온다. 지난해 3분기 SSG닷컴의 연결 영업손실은 165억원으로 전년 동기(영업손실 307억원) 대비 46.3% 줄이는데 성공했다. 1년 사이 적자폭을 절반 정도로 줄인 것이다. 또한 지난해 3분기 기준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26억원으로 3개 분기 연속 흑자(1~3분기 누적 101억)를 기록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SSG닷컴은 지난해 새로운 투자자 유치에 성공해 안정적인 경영환경을 구축하게 됐다"며 "수익성을 개선하고 플랫폼을 고도화해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것은 물론 지속성장이 가능한 사업구조 혁신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