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등 새해 보장성보험 출시 확대…IFRS17 제도 하에 수익성 강화
한화생명, ABL생명 등 생명보험사들이 연초부터 보장성보험 출시를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전경. /김해인 기자 |
[더팩트 | 김태환 기자] 한화생명, ABL생명 DB생명 등 생명보험사들이 연초부터 보장성 보험 출시를 확대하고 있다. 저금리 환경에서 안정적인 보험료 수익을 확보하고 킥스(K-ICS) 비율 개선 등 재정건전성 안정화 등을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새해 시작과 동시에 종신 2종, 건강 1종 등 보장성보험 3종을 출시했다. 이번에 출시한 상품은 사망보장에 집중돼 있던 기존 종신보험 대비 사망보장 체증은 물론 납입면제, 노후자금 등 다방면의 보장을 강화했다는 것이 한화생명 측 설명이다.
신상품 '한화생명 H종신보험'은 가입 2년 경과시점부터 매년 사망보험금이 20%씩 증액(최대 가입금액의 200%까지)한다. 가입 당시 1억원의 사망보장을 가입한 고객이라면 가입 6년 후면 사망보험금이 2억원까지 확대된다. 또 다른 신상품 '한화생명 제로백H 종신보험'은 업계 최장 체증형 사망보장으로 상속세 재원 준비, 물가상승에 따른 보험금의 실질가치 하락에 대비할 수 있는 상품이다.
계약 후 1년 경과시점부터 110세까지 사망보험금이 10%씩 체증한다. 예컨대 40세에 1억원 가입 시 사망보험금은 매년 1000만원씩 체증돼 110세 시점에는 8억원까지 증가한다.
이 상품은 '9대질병 보험료납입면제특약'을 탑재했다. 9대질병으로 진단이 확정되면 주계약의 차회 이후 보험료 납입을 면제해 준다. 또 '한화생명 H종신보험'과 마찬가지로 '3대질병연금전환특약' 선택도 가능하다.
두 상품과 함께 출시한 '한화생명 뇌심H건강보험'은 기존에 주로 보장되던 뇌혈관질환과 허혈성심장질환뿐만 아니라 심부전, 대동맥박리 등 중증의 심장·혈관 질환까지 보장범위를 넓혔다.
ABL생명은 유병자도 다양한 특약을 가입할 수 있는 ‘(무)ABL건강N더보장종합보험’ 2종(해약환급금 미지급형, 갱신형)을 출시했다. 사망(갱신형의 경우 재해사망) 보장을 주계약으로 하고 암, 간병, 수술, 입원, 질병 등 특약에 가입할 수 있다. DB생명도 ‘실속N 7대질병 건강보험’을 새로 내놨다. 이 상품은 주요 7대질병을 고객이 선택한 횟수만큼 보장받을 수 있다.
생보사들의 보장성보험 확대는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생보사 보장성보험 신계약건수는 519만5134건으로 전년 동기(443만1246건) 대비 17.2% 증가했다.
생보사가 보장성 보험을 늘리는 것은 IFRS17 제도 하에서 수익성과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IFRS17에서는 보험계약 수익을 계약 기간 동안 점진적으로 인식하는데, 보장성보험의 경우 고객이 매월 정기적으로 납입하는 보험료를 기반으로 일정한 수익이 계약 기간 동안 안정적으로 인식돼 계약서비스마진(CSM) 개선에 도움이 된다. 이를 통해 재무제표 상에서 이익을 점진적으로 인식하게 만들어, 장기적으로는 수익 변동성을 줄이고 안정적인 실적이 나타나도록 해준다.
생보사 관계자는 "IFRS 17에서는 보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데 연금저축보험 등 저축성 보험은 금리 변동에 따라 보험사의 부채가 크게 증가하거나 감소할 수 있지만, 보장성 보험은 투자 수익률보다는 보장 리스크에 기반하기 때문에, 금리 변동에 따른 부채 평가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면서 "보장성 보험 비중을 늘리면 IFRS 17에서 요구하는 부채 관리 부담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보장성보험의 초기 판매 비용이 높은만큼,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또 다른 생보사 관계자는 "보장성보험이 IFRS17 제도 하에서 수익성을 올려주지만 고객이 직접 설계하기 어려워 모집인의 역량이 중요하고, 모집 수수료 등 초기 판매 비용이 높아져 생보사의 단기적인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면서 "이를 고려해 생보사들이 적절한 포트폴리오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