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자사주로 상여금 지급
개인 지분 10%대까지 늘려
종투사 진입 후 날개 달았단 평가도
대신증권 개인 최대주주인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사진)이 지난달 30일 연말 상여로 9만여주의 자사주를 수령했다. 보유 지분율은 1개 분기 만에 10%가량 늘어난 결과다. /더팩트DB, 대신증권 |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매년 자사주를 활용해 임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한 대신증권이 올해도 같은 방식으로 임직원 상여로 자사주를 지급했다. 총 처분가액은 약 76억5000만원 규모로, 회사가 지난해 말 숙원이던 종합금융투자사(종투사) 진입에 성공한 만큼 지급 규모나 임직원들의 향후 책임 경영 의지 차원에서도 의미가 남다른 집행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상여금 집행이 모기업인 대신파이낸셜그룹 오너 3세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의 경영 승계 작업에 본격적인 기폭제 역할을 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양 부회장은 이번 상여에서 모친이자 그룹 회장인 이어룡 대신파이낸셜그룹 회장보다 약 3만주의 '자사주 상여'를 더 받으면서 대신증권 지분을 10.68%까지 늘렸다. 모자간 지분 격차는 어느덧 8%대를 바라보게 됐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지난달 30일 연말 자사주 상여금 지급을 통해 양 부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총 0.21%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모두 보통주이며 46만1695주가 지급돼 대신증권이 보유하던 전체 자사주의 3.4%가 연말 상여로 활용됐다. 주당 처분가액은 1만6584원으로 같은날 종가인 1만6070원보다 4.87% 높은 수치다.
세부적으로는 양 부회장이 9만9850주, 이어룡이 회장이 6만2203주를 받았다. 전문경영인인 오익근 대표와 송혁 부사장도 각각 1만9631주, 1만2891주를 상여로 수령했다. 이 4명에 지급된 상여는 전체 상여의 42.14%에 달한다.
특히 최대주주인 양 부회장은 이번 자사주 상여를 통해 대신증권 지분율을 10.68%까지 끌어올렸다. 지난해 3분기 말(9.65%) 대비로는 10.67% 오른 결과다. 이 회장도 상여를 함께 받아 같은 기간 지분이 소폭 늘었지만 2.79%에 그친다. 지분율만 놓고 보면 양 부회장 1인의 독주 체제가 사실상 확고해진 상황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대신증권이 그간 이야기만 무성했던 경영 승계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대신증권이 2003년부터 그간 주주가치 제고 목적으로 매입해 온 자사주 비중이 총 발행 보통주 중에서 25%에 육박하고, 이를 상여 등 명목으로 양 부회장 등 특수관계인에 지급을 지속한다면 지배력을 늘리는 건 시간 문제라는 이유에서다.
또한 대신증권은 지난해 12월 국내에서 10번째로 종투사에 지정되면서 사업 보폭이 넓혀짐에 따라 현 경영진의 주주 신뢰도 또한 높아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종투사 승인을 계기로 다음 관문인 초대형 IB 목표를 위해 양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경영진 체제에 더욱 힘을 실어줄 가능성도 높다. 초대형 IB 자격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재무건전성 확보, 대주주 적격성 등이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자기자본 3억118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양 부회장 등 최대주주의 지배력이 아직 낮기 때문에 경영 승계는 이르단 시각도 있다. 양 부회장을 비롯한 우호 특수관계인들의 대신증권 총 지분율은 이번 연말 자사주 상여를 더해도 17.43%로, 유통 물량 기준 23.28%에 불과하다. 통상 경영권 방어가 가능한 수준으로 평가받는 대주주 지분은 유통 물량 기준 30%다. 승계를 위한 대주주 지배력이 다소 취약하다는 세간의 평가에서 자유롭기 어렵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신증권이 매년 자사주 매입 규모를 늘리면서 최대주주 등 임직원에 자사주를 통한 상여를 지급해 왔다. 올해도 종투사 진입 등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면서 연말 상여를 자사주로 이연 지급해 최대주주 지분율이 소폭 늘어났다"면서도 "자사주 매입 등의 본 목적은 주주가치 제고이지만 주가가 몇 년째 오르지 않는다는 평가도 일부 받는다. 실질적인 주가 부양책과 다음 과제인 초대형 IB를 위한 자본 확대 등이 과제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