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아건설 회생신청…관급 공사 수주해 유동성 확보 계획
에르메스·샤넬 등 일제히 가격 인상…본사 정책·환율 등 영향
시공능력평가 58위 신동아건설이 지난 6일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사진은 신동아건설 본사 전경. /공미나 기자 |
☞<상>편에 이어
[더팩트|정리=김태환 기자] 지난주 건설업계를 가장 들썩이게 한 이슈는 신동아건설 기업회생절차 신청입니다. 이번 사태를 두고 한 쪽에서는 건설사 줄도산이 시작됐다고 보고 있고, 다른 한 쪽에서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단 신동아건설 측은 관급공사 위주로 신규 수주를 진행해 유동성을 확보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 공사비 상승·보증채무 압박 등으로 유동성 악화
-중견 건설사 신동아건설이 벼랑 끝에 섰다고요?
-네. 시공능력평가 58위 신동아건설이 지난 6일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는 소식에 건설업계 전체가 크게 술렁였습니다. 마침내 올 것이 왔다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습니다.
법원은 신청 하루 만에 보전처분·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습니다. 법정관리에 대한 개시 여부 결정은 이르면 설 연휴 전에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법정관리를 신청한 주요 원인은요?
-법정관리는 자금난 등으로 파산 위기에 처한 기업이 법원의 관리를 받아 회생하는 절차입니다. 신청 배경은 유동성 악화가 핵심인데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23년 말 기준 신동아건설의 부채비율은 428.8%로, 통상 적정하다고 판단하는 부채비율(200%)을 훌쩍 넘긴 상황입니다.
신동아건설 측은 공사비 상승에 따른 공사 미수금 발생, 조합의 대여금 회수 불능 상태, 책임준공 현장의 분양률 저조에 따른 보증채무 압박 등으로 유동성이 극도로 악화됐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12월 말 어음 60억원을 결제하지 못해 1차 부도를 맞은 상황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즉 정상적인 경영이 어려우니 법원에 도움을 요청한 것입니다.
-건설업계 반응은 어떤가요?
-업계 의견은 두 갈래로 나뉘고 있습니다. 신동아건설을 신호탄으로 줄도산이 우려된다는 의견과 파급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입니다. 우려된다는 의견으로는 올해도 건설경기 침체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데다 실제로 건설업 주요 지표들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시공능력평가 100위권 건설사 중 30% 정도가 워크아웃·법정관리에 들어간 사례를 볼 때 ‘도미노 현상’이 재현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반대로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본 의견은 신동아건설이 관련된 제2금융권의 익스포져(리스크에 노출돼 있는 금액)가 미미하다는 점과 단순도급계약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신동아건설 관련 제2금융권 익스포져는 총 1202억원입니다. 지난해 말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1조6000억원)의 10분의 1 수준에 그칩니다.
-또 신동아건설은 단순도급계약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현재 시공 중인 주택건설사업장 7곳(2899가구)도 모두 한국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에 가입돼 있습니다. HUG 분양보증을 받은 사업장은 사업자가 부도·파산 등으로 공사를 마치지 못할 경우, HUG가 계약금과 중도금 등을 대신 환급해주거나 시공사를 교체해 공사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앞으로 신동아건설은 어떻게 문제를 해나갈 계획이라고 하던가요?
-신동아건설 측은 향후 정상적인 민간 공사 수주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며 관급공사 위주로 신규 수주를 진행해 유동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채권자들의 권익을 최대한 보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부연했습니다.
-수분양자들 피해 우려도 커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답변은요?
-수분양자들이 걸려있는 단지는 공동 사업장(컨소시엄)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큰 상관이 없다며 수분양자들에게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습니다.
-이제 공은 법원에 넘어간 상황입니다. 어떤 결론이 날지 지속해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새로운 소식이 들어오면 또 전해주시죠.
에르메스 샤넬 롤렉스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연초부터 가격 인상에 나섰다. /더팩트DB |
◆ 명품, 새해부터 줄줄이 가격 인상...이제 1000만원은 기본?
-이번에는 유통업계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새해 들어 에르메스, 샤넬, 롤렉스 등 주요 명품 브랜드가 일제히 값을 올렸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최근 명품업계를 살펴보면 안 오른 게 없을 정도로 다 올랐는데요. 먼저 에르메스는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10% 이상 올렸습니다. 버킨백 30 사이즈 토고 가죽소재 제품은 1831만원에서 2011만원으로 오르며 2000만원 선을 넘었습니다. 이에 "명품 가격은 1000만원은 기본, 평균 2000만원이 머지 않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와, 정말 비싼데요? 에르메스 말고 다른 브랜드들은 어떻습니까?
-워낙 많은 제품들이 올라 하나씩 나열할 순 없지만 대표적으로 샤넬은 핸들 장식의 플랩백 가격을 올렸습니다. 카프스킨 가죽 기준으로 미니는 824만원에서 853만원으로, 라지는 983만원에서 1017만원으로 인상했습니다. 구찌도 마틀라세 수퍼 미니백을 189만원에서 222만원으로 올리며 앞자리 수가 바뀌었습니다. 이 밖에 프라다 루이비통 등 다른 브랜드 역시 추후 인상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는 비단 가방만의 인상이 아니라면서요. 주얼리와 시계 브랜드들도 일제히 가격을 올렸다고 들었습니다.
-맞습니다. 에르메스의 에버헤라클레스 웨딩밴드는 다이아몬드 세팅의 로즈골드 소재 기준으로 255만원에서 295만원으로 15% 넘게 올랐고 에버켈리(다이아몬드·플래티늄)는 740만원에서 830만원으로 12% 올랐습니다. 반클리프앤아펠은 지난 3일 하이(고급)주얼리를 제외하고 전 품목을 4% 인상했는데요. 인기 제품인 알함브라 목걸이(오닉스)는 414만원에서 430만원으로 인상됐다.
명품 시계브랜드 롤렉스는 지난 1일 5∼17% 인상을 단행했습니다. 새벽 벽두부터 인상에 나선 거죠. 인기 모델인 서브마리너 오이스터스틸은 1306만원에서 1373만원으로 올랐습니다. 또 다른 명품 시계브랜드 태그호이어도 지난 6일부터 일부 품목 가격을 평균 5% 인상했다.
-명품 가격 인상이 사실 처음이 아니잖아요. 매년 꾸준히 한차례 이상 가격을 올린 걸로 알고 있는데 왜 그러는 걸까요? 또 소비자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 같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에르메스는 그동안 연초마다 가격 인상을 진행해왔고 티파니앤코 역시 지난해 1월과 10월 두 차례 가격 인상을 실시한 바 있습니다. 롤렉스도 지난해 6월 약 5% 가격을 인상했는데 6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또 다시 가격이 오른 겁니다.
-명품업계가 이렇게 꾸준히 가격을 올리는 이유는 연초 본사의 가격 조정 방침 때문입니다. 여기에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후반까지 치솟았고 불안한 정국이 계속되며 금값이 올라 더 가격 인상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롤렉스는 이번 가격 인상을 단행하며 '금값 상승'이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소비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가격이 인상된 제품이나 곧 인상될 제품을 재빠르게 공유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하는데요. 일부 소비자들은 "지금이 가장 싸다"며 빨리 사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반면 또 다른 소비자들은 "소비자 무서운 줄 모르고 마구 올려대니 불매해야한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합니다.
-그렇군요. 이제 명품 하나 사려면 1000만원 단위가 기본인 세상이 왔습니다. 끝없이 올라가는 명품, 앞으로 환율과 금값이 명품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금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kimthi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