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5'서 신한은행, AI은행원·AI투자메이트 선봬
기업은행, AI·빅데이터 활용한 미래성장모형 기술 전시
신한은행은 'CES 2025'에 참가해 AI 은행원을 활용한 금융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신한은행 |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신한은행과 IBK기업은행이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인 'CES'에 참여해 인공지능(AI) 중심의 금융기술을 뽐내고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CES 단독 부스를 운영하는 국내 은행은 신한은행과 기업은행 뿐이다. 디지털 기술을 통한 금융서비스 혁신으로 경쟁력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금융권 CEO(최고경영자)들은 정치적 불확실성 속 리스크 관리를 위해 현장에 참석하지 못했다. 실무진 중심의 CES 참관단을 꾸려 빈자리를 대신했다.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 주관의 'CES 2025'는 전 세계 160개국 4500여개 기업이 참가한 가운데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열린다. 이번 'CES 2025'의 주제는 '몰두하다'라는 뜻의 '다이브 인'이다.
9일 금융권에 다르면 국내 은행 가운데 올해 CES에 부스를 설치해 참가한 은행은 신한은행과 기업은행이다.
신한은행은 'CES 2025'에 참가해 AI 은행원을 활용한 금융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2022년부터 국내 금융권 최초로 CES에 참가했고 2023년부터 3년 연속 단독 부스를 배정받아 운영 중이다.
신한은행은 올해 AI 은행원을 활용한 무인점포 운영 시연과 신한은행이 자체 개발한 AI 챗봇서비스인 'AI 투자메이트' 등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실제 신한은행은 지난해 11월 서울 서소문에 AI 은행원이 고객 업무를 처리하는 AI 브랜치를 열고 운영 중이다. AI 은행원은 계좌·체크카드 신규, 외화 환전, 제신고 등 64개 창구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AI가 고객 업무 관련 데이터를 점진적으로 학습하고 스스로 성능을 개선할 수 있도록 했다.
AI 투자메이트는 고객의 다양한 궁금증에 AI가 답변하는 서비스이다. 외부 생성형 AI 모델을 도입해 고객의 질문을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올해 연임에 성공한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디지털 전환'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신년사에서 "'AI 은행원'의 기능을 더욱 고도화시켜 신한을 선택해주신 모든 분들께 더욱 전문적인 서비스로 보답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기업은행의 경우 올해 처음 CES에 단독 부스를 마련했다. AI를 활용한 미래성장모형, IBK BOX, i-ONE 뱅크 등을 비롯해 기업은행이 투자·육성한 기업의 영상, 게임 등 다채로운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기업은행 |
기업은행의 경우 올해 처음 CES에 단독 부스를 마련했다. 단독 부스에서는 AI를 활용한 미래성장모형, IBK BOX, i-ONE 뱅크 등을 비롯해 기업은행이 투자·육성한 기업의 영상, 게임 등 다채로운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CES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미래성장모형은 AI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창업 7년 이내 기술기업의 성공 가능성(경영성과를 지속 성장할 수 있는 역량)을 평가하는 모형이다.
아울러 기업은행은 창업육성플랫폼 IBK창공을 통해 선발한 8개 스타트업의 CES 참가 지원을 위해 라스베가스 베네시안 엑스포 통합한국관에 'IBK창공관'을 마련했다. 선발된 기업들은 CES 참가 전 IBK창공 실리콘밸리 데스크에서 미국 진출 전략 세미나, 기업설명회 등에 참여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CES를 통해 중기금융과 혁신기업 지원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기업은행을 글로벌 기업과 투자자에게 알리고, 혁신 기술을 보유한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성공적인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했다.
다만, 올해 금융권의 CES 참관단 규모는 지난해보다 축소된 모습이다. 국내 정치 불확실성 등으로 금융 CEO들은 불참을 택했다. 대신 금융지주들은 참관단을 꾸려 'CES 2025'를 찾았다. KB금융, 신한금융, 우리금융, NH농협금융 등 5대금융지주의 참관단은 총 100여 명에 달한다.
KB금융은 최재홍 KB금융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그룹 내 플랫폼 관련 부서 실무진 20여명이 CES에 파견됐다.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전시부스를 운영하는 신한금융은 부장급 이하 계열사 직원 총 35명이 CES 참관단으로 현지에 왔다. 신한은행 직원들은 이번 CES에서 AI 은행원을 시연하고 최신 AI 기술을 둘러본다.
우리금융은 박정훈 우리금융경영연구소장과 계열사의 IT·AI 전문가 15명으로 구성된 참관단을 꾸렸다. 농협금융은 지주사 6명, 농협은행 5명 등 소수의 실무 담당자를 파견했다.
지난해 함영주 회장이 참관했던 하나금융은 올해 리스크 관리를 위해 CES 참관단을 보내지 않기로 했다.
금융권 CEO들은 정치적 불확실성 속 리스크 관리를 위해 현장에 직접 가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계엄령 이후 지난해 연말, 올해 초까지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올해는 은행장과 임원이 대거 교체되는 등 금융권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각사 신년사를 통해서도 전달했듯이 대내외 리스크 관리, 내부통제 등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신 올해 CES 출장길에 오른 금융권 실무진들은 최신 AI 기술을 금융서비스에 접목할 방안을 꾀할 것으로 풀이된다. AI를 비롯한 디지털 기술을 내재화해 고객들의 금융 편의성을 높이고 미래성장 기반을 다질 것이란 설명이다.
한편, 시중은행들은 AI와 디지털 조직을 확대하거나 외부 인재를 영입하는 등 AI 디지털 경쟁을 본격화 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기존 금융AI센터를 1, 2센터로 확대 개편했다. 특히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금융AI 1센터장에 LG AI선임연구원 출신 김병집 상무, 금융AI 2센터장에 NC소프트 출신 이경종 상무 등 외부전문가들을 임원으로 영입했다.
신한은행은 별도 조직으로 역량을 키워온 디지털솔루션그룹을 '디지털솔루션본부'와 '디지털혁신단'으로 재편해 고객솔루션그룹으로 통합했다. 하나은행은 별도 조직이었던 기존 AI·디지털그룹을 '디지털혁신그룹'으로 확대 개편했다.
우리은행은 WON뱅킹사업부와 MyData플랫폼부, 인증사업플랫폼부 등 3개 부서를 집중 배치하며 WON뱅킹사업본부의 편제를 강화했다. 농협금융지주 역시 그룹의 디지털 플랫폼 구축을 주도했던 강태영 NH농협캐피탈 부사장을 농협은행장으로 선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