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공시 상장사 주가수익률도 지수 변동률 웃돌아
"공시 참여 지속 독려…인센티브 확대 등 지원 노력 계속할 것"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종합홍보관에서 열린 2025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개장식사를 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한국거래소가 지난해부터 시행된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성과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연말로 갈수록 밸류업 참여 기업이 늘었고, 상장사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1년 만에 10조원 넘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9일 한국거래소(거래소)는 지난해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이후 주주가치 존중 등 관심이 크게 늘면서 자사주 매입 규모가 18조8000억원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거래소에 따르면 상장사의 지난해 자사주 매입 규모는 전년(8조2000억원) 대비 10조원 이상 늘었다. 이는 1년 만에 2.3배 늘어난 수치로 거래소가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09년 이후 역대 최고치다.
자사주 소각 규모도 함께 늘었다. 지난해 상장사들은 2023년(4조8000억원) 대비 2.9배 늘어난 13조9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대규모 자사주 소각이 있었던 2017년 이후 최대 규모다. 또 현금 배당도 2023년 대비 6.3% 증가한 45조8000억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거래소는 밸류업 공시 현황과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상장사의 주가 수익률 등도 이날 함께 공개했다.
우선 밸류업 공시를 이행한 상장사는 9일 기준 총 102개사로 집계됐다. 이중 코스피가 85개사, 코스닥은 17개사다.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1조원 이상 기업 비중이 64개사로 63%에 달했다.
업종별로는 자본재(이하 GICS산업분류 기준)가 22%로 가장 높았고 은행·금융서비스 19%, 자유소비재 유통 및 소재 8% 순으로 집계됐다.
밸류업 공시 목적은 주주환원 제고가 89%(중복 가능)으로 가장 많았다. 자본효율성 개선(73%), 성장성 향상(49%), 시장평가 개선(31%) 등이 뒤를 이었다.
밸류업 참여 기업들의 주가 수익률은 연초 대비 평균 3.2% 상승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스피 상장사는 연초 대비 4.9% 올랐다. 이는 지난해 코스피지수의 수익률(-9.6%)과 비교해도 유의미한 성과로 풀이된다.
코스닥 상장사 중 밸류업 공시를 이행한 기업의 주가수익률은 9.4% 감소에 그쳤다. 다만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 수익률인 21.7% 감소에 비하면 선전한 결과다.
거래소 관계자는 "밸류업 공시 제도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상장기업들의 밸류업 공시 참여를 지속 독려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중소 상장기업 공시 컨설팅을 확대하고 세제 지원 등 인센티브 확대를 위한 관계 부처와 협의 등 다양한 지원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