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5년 현대건설 첫 수주 이후 59년만
올해 우크라 재건·체코 원전 등 기회요인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건설기업의 해외 건설 누적 수주액이 1조 달러를 돌파했다. /뉴시스 |
[더팩트 | 공미나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건설기업의 해외 건설 누적 수주액이 1조 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1965년 현대건설의 첫 해외 수주 이후 59년 만에 이룬 쾌거다.
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해외 건설 누적 수주액이 지난해 말 1조 달러(한화 약 1조468조원)를 넘어섰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신년사를 통해 '1조달러 달성'을 성과로 꼽으며 "국가 경제 성장에 큰 힘을 보탰다"고 밝혔다.
다만 해외 건설 연간 수주액은 정부가 목표치로 잡은 400억 달러는 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해외건설협회가 집계한 지난해 1∼11월 해외 수주액은 326억9000만 달러다. 12월 수주액은 아직 공표되지 않았다.
해외 건설 수주액은 호황기인 2010년 716억 달러에 이르렀지만, 미중 무역분쟁과 중동 발주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점차 줄어들어 2019년에는 223억 달러까지 줄었다. 이후 다시 반등에 성공해 2021년 306억 달러, 2022년 310억 달러, 2023년 333억 달러 등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증가했다.
올해 국내 건설사들에게 우크라이나 재건사업과 체코·불가리아 원전사업 등이 기회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팩트 DB |
이런 가운데 올해는 탄핵 정국과 대외 환경 불확실성 듯 변수가 많은 탓에 해외 건설 수주 환경이 녹록지 않은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럼에도 건설사들이 국내 주택과 토목 등 시장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해외 시장 개척에 더욱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크라이나 재건사업과 체코·불가리아 원전사업 등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삼정KPMG는 '2025년 국내 주요 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국내 건설수주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축소, 높은 공사비 등의 우려가 존재하지만 민간 수주를 중심으로 느리게 회복할 것"이라고 설명하며 "해외 건설 수주는 중동 발주의 불확실성과 중국 등 경쟁국의 저가 수주 전략이 우려되나 우크라이나 재건사업과 체코·불가리아 원전사업 등이 올해 기회요인"이라고 내다봤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중동에서도 수주가 부활했고 정부에서도 지난 한 해 많은 지원이 있었다. 트럼프 정권 등 여러 업앤다운 요소가 있지만 올해 성과도 긍정적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기업들이 신사업 개척을 계속하고 있고 강세를 보이는 플랜트, 원전, 에너지 분야에서 올해도 좋은 성과를 낼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제 국내 건설기업은 해외 수주 누적액 1조 달러 돌파를 넘어 2조 달러 돌파를 목표로 나아가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와 기업은 단순 도급 공사 위주의 해외 건설 수주에서 벗어나 부가가치가 높은 투자개발형 수주를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한만희 해외건설협회장은 최근 신년사를 통해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핵심역량을 강화하고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변화와 도전에 적극 나서야 한다"면서 "자금 조달 능력을 키워 투자개발사업을 활성화하고, 유럽·중남미·아프리카 등 새로운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도급 위주의 수주보다 오래 걸리더라도 수익성이 높은 신도시 개발 쪽으로 서서히 변화하고 있다"면서 "전 세계적 경제 불황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대한 좋은 실적을 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