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오픈 어려워지자 공격적 영업 나서
애매한 포지션에 가맹점 확대만으로는 성장 한계 지적도
서울 시내 한 빌딩 외부에 이디야커피 가맹점주를 모집하는 홍보 현수막이 붙어있다. /문은혜 기자 |
[더팩트 | 문은혜 기자] "현 위치에서 이디야 커피를 운영하실 가맹점주를 모집합니다."
성장이 정체된 이디야커피가 서울 시내 곳곳에 이 같은 문구가 새겨진 홍보용 현수막을 내걸고 신규 가맹점 유치에 나서고 있다. 프리미엄 커피 전문점과 저가 브랜드 사이에서 애매해진 포지션 탓에 가맹점이 급속도로 줄자 영업방식을 공격적으로 전환하고 나선 것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디야커피는 지난해 12월 '천안대로DT점'를 오픈하며 가맹점 4000호점을 돌파했다고 적극 홍보에 나섰다. 4000호점 돌파는 커피 전문점 중에서는 최초라는 것이 이디야 측 설명이다.
그러나 '4000호점 돌파'가 실제로 전국에 운영 중인 가맹점이 4000개라는 의미는 아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 정보공개서를 보면 지난 2023년 기준 이디야 전국 가맹점 숫자는 2805호점에 불과하다. 지난 2021년부터 3년 간 신규 오픈한 가맹점이 매년 100~200호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해 현재 가맹점 수를 유추하더라도 3000호점 안팎이다.
또한 가장 최근 자료인 지난 2023년 기준으로 이디야커피는 신규 오픈보다 계약을 해지한 가맹점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에 새로 문을 연 가맹점은 143개인 반면 계약을 해지한 곳은 343개였다. 2년 전인 2021년까지만 해도 계약해지(88개)보다 신규개점(218개)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것과 비교되는 수치다.
업계에서는 초저가 브랜드와 프리미엄 커피 전문점 사이에서 이디야의 포지션이 애매해지면서 가맹점 수가 감소세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속에서 생존하려면 가격 경쟁력이 있거나 특정 브랜드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메뉴 혹은 경험이 있어야 하는데 이런 부분들을 놓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가맹점 감소와 경쟁력 약화는 실적 저하로 이어졌다. 이디야커피의 지난 2023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0.8% 감소한 275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한 것은 감사보고서를 공개하기 시작한 지난 2012년 이후 처음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2억원으로 18% 줄었다.
위기감이 커진 이디야커피는 공격적으로 영업 방식을 전환해 가맹점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이디야 수익의 상당 부분이 신규 가맹점 오픈에서 나오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에 가맹점을 희망하는 예비점주로부터 문의가 들어오면 오픈 가능한 지역을 탐색해 지원하는 수동적인 방식에서 최근에는 지역 거점마다 홍보 현수막을 게재해 적극적으로 가맹점 유치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고물가와 소비 침체로 프랜차이즈 가맹 문의가 이전처럼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수익을 위해서는 신규 가맹점이 늘어나야 하지만 대내외 경제 상황이 쉽지 않는 상황이라 가맹점 확대를 통한 이디야의 실적 반등이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