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경험 많은 '영업통' 평가…건전성 관리·실적 '두 마리 토끼' 기대
채수웅(오른쪽) 신한저축은행 신임 대표가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신한금융그룹 |
[더팩트 | 김태환 기자] '파격 인사'로 손꼽히는 신한저축은행의 채수웅 신임 대표가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채 신임 대표가 현장 경험이 많은 '영업통'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파격 인사에 대한 시장 반응은 긍정적이다. 다만,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으로 인한 건전성 관리와 동시에 실적을 끌어올려야 하는 상반된 과제를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숙제는 남아 있다.
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저축은행은 지난 1일부로 채수웅 전 신한은행 본부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임기는 2년이다. 본부장 급에서 대표이사로 직선임은 금융권에서 드문 사례로 파격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선임은 차세대 리더를 적극 발탁하겠다는 진옥동 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신한금융그룹은 채수웅 대표 외에도 박창훈 본부장을 신한카드 신임 사장으로 발탁했으며, 신한DS, 신한펀드파트너스, 신한리츠운용도 본부장급에서 최고경영자(CEO)로 직행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신한금융 신규 대표에는 1960년대 후반생이 대거 포진하고 70년대생도 3명이 발탁됐다. 본부장 깜짝 발탁인 채 대표와 박 사장은 68년생이다.
저축은행업권 전반으로 부동산 PF로 인한 자산건전성 악화로 인해 금융당국의 제재가 심한만큼, 신한저축은행의 상황도 녹록치 않다. 건전성 관리에 대한 압박이 클 경우 개인대출상품도 늘리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신한저축은행은 과거부터 햇살론과 사잇돌대출, 연계상품 허그론 등 중금리대출 상품을 취급하며 급격히 성장했다. 최근 5년간 신한저축은행이 취급한 중금리대출 규모는 2조6000억원가량으로 이중 허그론을 포함한 민간 중금리대출이 1조6500억원 규모다.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면서 개인대출도 줄이면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 신한저축은행은 지난해 9월말 기준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이 8.47%를, 연체율은 6.39%를 기록했다. 중저신용자의 상환 여력이 떨어지면서 부실 리스크가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신한저축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부동산PF대출 연체율은 3%대로 높지 않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신한저축은행의 부동산 PF대출 건전성 분류 현황을 보면 정상·요주의 채권이 각 502억원, 2021억원으로 대부분 물량이 몰려 있다. 부동산업 연체율은 4.28%, 건설업 연체율은 0.03%로 상대적으로 낮다.
'영업통'으로 알려진 채 대표의 능력이 개인대출 확대에 도움을 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채 대표는 신월동과 강서 지역에서 본부장 등을 지내는 동안 그 지역이 항상 영업 부분에서 영업실적 1위를 차지하는 등 성과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은행업에서 인정을 받으며 본부장이 됐고, 어찌보면 회장님의 '오른팔' 격인 커뮤니케이션 책임자 홍보부장도 역임했다"면서 "그만큼 그룹 내에서 실력에 대한 신임이 두터운만큼 채 대표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신한금융그룹의 디지털 전환 기조에 신한저축은행이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신한저축은행은 저축은행 중에서도 디지털 판매채널을 통한 중금리대출 상품 판매를 적극 늘리고 있다. 최근에는 신한은행과 연계해 신한저축은행 중신용고객 개인신용대출을 신한은행 대출로 대환해 주는 '브링업·밸류업(Bring-Up & Value-Up) 프로젝트'를 통해 금융소비자들 사이에서 호평받기도 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신한저축은행과 신한은행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이루어졌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최근 리테일 금융의 트렌드는 디지털전환과 개인화 서비스인데, 신한금융그룹과 KB금융그룹 등이 선두주자로 손꼽힌다"면서 "신한저축은행 역시 그룹사와 연계한 디지털기술 도입을 통해 모바일 뱅킹, AI활용 개인 맞춤형 상품 추천과 서비스 제공 등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