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스 제형에 따른 디자인, 뭉개지지 않게 하는 역할도
산소접촉 막기 위한 스크류 뚜껑…개봉 후엔 냉장보관
국내 유통되는 튜브형 마요네즈 제품은 소스를 짰을 때 형태가 뭉개지지 않으면서 디자인 요소를 가미하기 위해 입구가 별 모양으로 설계됐다. 사진은 대상 '청정원 고소한 마요네즈'(왼쪽), 오뚜기 '고소한 골드 마요네스'(오른쪽), 오뚜기 '1/2 하프 케챂'의 입구 모양 /우지수 기자 |
유통은 실생활과 밀접한 산업군입니다. 하루에도 수많은 상품이 쏟아져 나와 소비자들의 삶을 윤택하게 합니다. 하지만 이들 상품을 사용하면서 문득 떠오르는 궁금증도 많습니다. 이 코너는 유통 관련 궁금증을 쉽게 풀어드리기 위해 마련했습니다. 알아두면 쓸모 있는 유통 지식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더팩트|우지수 기자] "하트 모양으로 나오는 마요네즈는 왜 없을까요? 케첩 입구가 동그란 이유도 궁금해요." 서울시 동작구에 거주하는 조 모 씨(27·여)가 궁금증을 표했다.
마요네즈와 케첩, 가정에 하나씩은 구비하고 있는 대표 소스다. 곁들여 먹는 음식이 많고 다른 재료와 조합해 새로운 소스를 만들 수 있어 범용성이 높다. 둘을 섞으면 추억의 양배추 드레싱 '케요네즈'가 되기도 한다. 최근 들어서는 저당, 저지방 등 소비자 취향을 고려한 제품군이 출시돼 선택지가 늘어나기도 했다.
두 소스는 짜서 쓰는 튜브 용기 디자인과 포장 재질까지 비슷한 형태로 유통되고 있지만, 자세히 보면 색깔만큼 차이점이 명확하다. 먼저 국내 마요네즈 제품의 소스가 배출되는 입구 부분에는 별 모양 디자인이 적용돼 있다. 반면 케첩 입구는 디자인이 따로 없고 동그란 구멍만 뚫려 있다. 이 같은 차이는 케첩과 마요네즈를 생산하는 대표 기업 오뚜기와 대상 제품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마요네즈 제품에 적용된 별 모양 입구는 소스 특성을 활용한 디자인이다. 케첩에 비해 점성이 있는 마요네즈는 짠 뒤에도 입구 모양대로 형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비교적 먹음직스러운 음식 연출이 가능하다. 동그란 입구를 사용했을 때 한덩어리로 뭉개지는 현상을 보완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 지난 2023년 김혁 오뚜기 대풍공장장은 공장 견학 프로그램에서 "기술력이 좋지 않으면 별 모양 뚜껑을 써도 마요네즈를 짰을 때 뭉개지기 쉽다"며 "별 모양 입구는 모양을 유지할 만큼 단단하다는 기술력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별 모양이 아닌 하트 모양 입구도 만들 수 있을까. 오뚜기에 따르면 별 모양이 아니더라도 마요네즈 입구 디자인은 다양해질 수 있다. 다만 지난 1984년 튜브형 마요네즈를 출시하면서 적용했던 디자인의 고유성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디자인을 시도한 적은 없다는 설명이다. 튜브형 마요네즈 출시 이전에는 유리병에 담긴 마요네즈를 생산했기 때문에 입구 디자인이 따로 없었다고도 부연했다. 일례로 해외 브랜드 마요네즈 제품 중에는 튜브 형식임에도 디자인 요소가 없는 제품이 있다.
오뚜기는 지난 1984년 튜브형 마요네즈 제품을 출시하면서 별 모양 입구 디자인을 적용했다. 사진은 1977년 오뚜기 마요네스 TV 광고 캡쳐 /오뚜기 |
뚜껑도 다르다. 마요네즈는 돌려서 열고 닫아야 하는 스크류 형식 뚜껑을 사용한다. 케첩은 원터치 형식으로 뚜껑이 튜브와 분리가 되지 않게 설계돼 있다. 서로 다른 형태로 뚜껑을 만드는 이유는 마요네즈와 케첩의 성분에 있다. 마요네즈는 기름과 식초, 계란 노른자를 주 재료로 제작한다. 이 중 기름의 비중이 특히 높은데, 기름은 산소와 만나면 산화 반응을 일으켜 변질되고 악취가 날 수 있다. 이 때문에 공기 유입을 최대한 막을 수 있는 스크류 뚜껑을 사용하는 것이다.
반면 케첩은 지방 성분이 거의 없고 토마토페이스트와 물엿 등이 주 원료다. 산소와 접촉해도 마요네즈처럼 쉽게 변질될 확률이 적다는 말이다. 원터치 뚜껑은 스크류 캡보다 공기가 더 유입될 수 있지만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보관 방법은 어떨까. 마요네즈와 케첩 성분이 다르기 때문에 상온에 둬야 하는지, 냉장고에 보관해야 하는지 헷갈려하는 소비자가 많다. 지난 3일 서울시 서초구에 거주하는 한 소비자는 "마요네즈는 실온에 두고, 케첩은 항상 냉장고에 보관한다"며 "마요네즈를 냉장고에 넣으면 기름이랑 다른 성분이 쉽게 분리돼 못 먹게 된다고 들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마요네즈와 케첩 모두 보관 방법이 동일하다. 오뚜기와 대상 제품 설명서에 따르면 개봉하기 전에는 서늘하고 직사광선이 없는 실온에 둬도 무방하다. 개봉 후에는 뚜껑을 닫고 냉장보관해야 한다. 개봉 후 이물질이 들어갔을 때 실온에서 보관하면 제품이 변질될 수 있어서다.
다만 마요네즈는 섭씨 5~10도 사이 온도가 보관 최적 온도다. 그 이하 온도, 특히 영하에서 보관하면 마요네즈 속 기름과 기타 성분이 분리돼 먹지 못하는 상태가 될 수 있다. 개봉 후 냉장고에 넣더라도 온도가 낮은 안쪽보다는 문쪽 공간에 두는 것을 추천한다.
index@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