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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 이창용 "금리인하 속도 유연하게…구조조정 필요성"
입력: 2025.01.02 11:03 / 수정: 2025.01.02 11:03

"통화정책, 상황 변화 맞춰 유연하고 기민하게 운영"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일 신년사를 통해 입수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내외 리스크 요인들의 전개 양상과 그에 따른 경제 흐름 변화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금리 인하 속도를 유연하게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이 총재가 지난해 12월 19일 서울 한국은행 본관 총재 회의실에서 우원식 국회의장과 면담하고 있는 모습. /이새롬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일 신년사를 통해 "입수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내외 리스크 요인들의 전개 양상과 그에 따른 경제 흐름 변화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금리 인하 속도를 유연하게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이 총재가 지난해 12월 19일 서울 한국은행 본관 총재 회의실에서 우원식 국회의장과 면담하고 있는 모습.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입수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내외 리스크 요인들의 전개 양상과 그에 따른 경제 흐름 변화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금리 인하 속도를 유연하게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2일 신년사를 통해 "전례 없이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졌고 새해 물가, 성장, 환율, 가계부채 등 정책 변수 간 상충이 확대될 것"이라며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로 가계부채 흐름은 안정됐지만 금리 인하가 계속될 경우 불안 요소로 발전될 수 있다"며 "정치 상황의 전개에 따라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어려워진 대외 여건과 중첩돼 경제에 주는 부정적 영향이 증대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적 갈등 속에 국정 공백이 지속될 경우 대외신인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경제 전반에 직간접적으로 충격이 더해질 수 있어 국정 사령탑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상목 권한대행께서 대외신인도 하락과 국정 공백 상황을 막기 위해 정치보다는 경제를 고려해서 어렵지만 불가피한 결정을 했다"며 "앞으로 우리 경제 시스템이 정치 프로세스와 독립적으로 정상 작동할 것임을 대내외에 알리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구조 개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신축적이고 유연하게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가운데 한은의 누군가는 왜 통화정책 목표 간 상충관계가 갈수록 심화돼 통화정책의 손발을 묶는 상황까지 이르게 됐는지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규제 완화와 개혁을 통해 신산업을 육성하고 이를 통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이 이뤄지지 않으면, 수출 경쟁력 둔화와 국내 시장에서의 자금 이탈을 막기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우리 경제의 성장 엔진인 수출 둔화의 배경이 '창조적 파괴'에 수반되는 사회적 갈등보다는 안정을 추구한 탓에 신산업이 자라날 환경이 조성되지 못했던 것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가계부채 관리의 중요성도 피력했다. 이 총재는 "올해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가계부채 관리를 좀 미루고 경기 부양에 더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그렇게 하면 당장의 경기둔화 고통을 줄이고자 미래에 다가올 위험을 외면해 왔던 과거의 잘못을 반복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경기를 고려해 비부동산 가계부채 및 비수도권 부동산 대출에 대한 미시적 조정을 검토할 수는 있겠지만, 거시적인 관점에서 가계부채 증가율을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내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거시건전성 정책 기조는 흔들림 없이 유지돼야 한다"며 "그래야 부동산 부문이 아닌 생산적인 부문, 그중에서도 우리의 미래를 이끌어갈 혁신 기업들에 공급해 줄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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