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팩트

  • HOME >NEWS >경제 >산업/재계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인쇄하기
    기사제보
[80년대생 CEO 달린다<하>] 새내기 사장들, '고속 승진' 비판 딛고 '능력 입증' 사활
입력: 2025.01.02 00:00 / 수정: 2025.01.02 00:00

지난해 연말 인사 통해 잇달아 승진
성과 보일까…재계 기대 반 우려 반


구형모 LX MDI 대표이사는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 1987년생 젊은 나이에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다. /LX
구형모 LX MDI 대표이사는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 1987년생 젊은 나이에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다. /LX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1980년대생 오너 기업인 중에서는 이제 막 사장단으로 합류한 이들도 적지 않다. 아직 설익은 이들에게 2025년은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는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1980년대생 오너 일가 3·4세 기업인이 속속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새롭게 배치됐다. 이들은 재계에서 기반을 제대로 다지지 않아 얼굴과 이름이 다소 생소한 기업인들이다.

대표적으로 구본준 LX그룹 회장의 장남 구형모 LX MDI 대표이사가 연말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며 올해 경영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1987년생인 그는 2014년 LG전자에 입사, 일본법인 신사업 담당 등을 거쳐 2021년 LX홀딩스 경영기획담당 상무로 선임됐고, 이후 2022년 12월 설립된 LX MDI 초대 대표이사를 맡아 그룹 신성장 동력 발굴 및 인재 육성에 주력했다. 꾸준한 지분 매입으로 2대 주주(11.15%)에 오른 데다, 이제 사장 자리에 오른 만큼, 그룹 내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경영 보폭을 더욱 넓혀갈 것으로 예상된다.

삼천리그룹 이만득 회장의 셋째 딸인 이은선 전무는 미래사업총괄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2025년 활발한 경영 활동을 예고했다. 1982년생인 이은선 부사장은 2010년 과장으로 그룹에 합류해 2017년 상무로 승진했다. 이후 외식 사업을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2020년 전무에 오른 바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은 올해 부사장 직함을 달고 경영 전면에 나선다. 사진은 지난해 7월 하반기 롯데 VCM(옛 사장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는 신유열 실장. /임영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은 올해 부사장 직함을 달고 경영 전면에 나선다. 사진은 지난해 7월 하반기 롯데 VCM(옛 사장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는 신유열 실장. /임영무

삼양그룹 총수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의 장남 김건호 삼양홀딩스 전략총괄 사장(1983년생)은 최근 2개 조직으로 분리된 화학그룹에서 화학2그룹 부문장을 맡게 돼 이전보다 더 바쁜 한 해를 보낼 전망이다. 그룹 내 미래 사업인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소재) 분야 성장을 책임지게 된 것이다.

현재 비교적 이름이 덜 알려진 젊은 오너 기업인 중에서는 신동빈 회장의 장남이자 롯데 오너 3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에 대한 주목도가 가장 높은 편이다. 1986년생인 그는 마찬가지로 최근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다. 노무라증권에서 경험을 쌓고 컬럼비아대학교에서 MBA를 취득한 후 2020년 롯데에 입사한 신유열 부사장은 금융 시장에 대한 조예가 깊고, 롯데홀딩스 경영전략실을 담당할 정도로 회사 경영 전반의 지식이 풍부하다. 국내외 신사업·신기술을 발굴하는 미래성장실 외에도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비롯한 여러 직책을 겸하는 등 그간 내부적으로 뛰어난 역량을 인정받아 왔다는 평가다.

신유열 부사장의 빠른 승진을 놓고 위기 대응 차원의 '조기 등판' 성격이 짙다는 해석도 나온다. 롯데그룹은 유통과 화학 등 주력 사업에서 실적 부진을 겪고 있으며, 지난해 롯데케미칼발(發) 유동성 위기설에 시달리기도 했다. 가용 유동성 자금에 대한 정보를 공개한 뒤 소통을 강화하는 등 그룹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선 덕에 위기설이 한풀 꺾이긴 했으나, '미래 사업'에 대한 확신은 여전히 심어주지 못하고 있다. 그룹 전반의 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 있게 된 신유열 부사장은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태는 동시에, 신사업의 성공적 안착과 글로벌 시장 개척을 통해 롯데그룹의 '미래'를 제시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오너 3세인 담서원 상무가 입사 3년 5개월 만에 전무로 승진했다. /오리온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오너 3세인 담서원 상무가 입사 3년 5개월 만에 전무로 승진했다. /오리온

이밖에 식품가 오너 3·4세들이 최근 승진하거나 그룹의 신사업을 새롭게 맡는 등 약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 중에서는 1990년대생도 있다. 구체적으로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의 장남 담서원 한국법인 경영지원팀 상무(1989년생)가 입사 3년 5개월 만에 전무로 초고속 승진했다. 30대 초반의 신동원 농심 회장 장남 신상열 상무(1993년생)는 2025 정기 인사에서 전무로, 신 상무의 누나 신수정 음료 마케팅팀 담당 책임(1988년생)은 상무로 승진했다.

중요한 위치에 오른 젊은 기업인들의 올해 고민은 경영 능력 입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영수업의 연장선이더라도, 이제부터는 직책에 걸맞게 책임감을 가져야 할 시기다. 재계 관계자는 "젊은 오너 기업인과 관련한 반응은 기대 반 우려 반"이라며 "이들이 앞으로 어떠한 능력을 보여주느냐에 따라서 재계 권력 지도가 예상과 다르게 바뀔 수도 있다"고 밝혔다.

물론 바라보는 시선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특히 뚜렷한 성과와 검증 없이 1년 주기로 승진 가도를 달려 기업의 미래 사업을 책임지는 요직에 배치되는 것 자체가 오너 리스크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러한 비판에도 초고속 승진을 감행한 것은 이들에게 부족한 재계 영향력과 그룹 내 기반을 빠르게 구축시키기 위함으로 읽힌다. 앞서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나이가 젊고 경험이 부족하다는 핸디캡을 높은 직위를 통해 메우며 조직을 빠르게 장악, 사업을 스피드하게 이끌기 위한 것"이라며 "대외적으로 비슷한 연령대인 다른 기업 오너와 격을 어느 정도 맞추려는 경향도 강하다"고 설명했다.

rocky@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 BIZ & GIRL

    • 이전
    • 다음
 
  • TOP NEWS

 
 
  • HOT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