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배 대표 "최고경영자로서 책임 통감"…송경훈 경영지원본부장 "배상책임보험 약 10억달러"
29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착륙 중이던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여객기가 활주로를 이탈해 울타리 외벽과 충돌사고가 발생해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무안국제공항청사에서 유가족들이 대기하고 있다. /무안=장윤석 기자 |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제주항공이 조류 충돌과 관련해 소속 조종사에게 계속 주지하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무안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에게는 부족함 없이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송경훈 제주항공 경영지원본부장은 29일 오후 6시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무안공항 사고 관련 긴급 브리핑을 열고 "관련 내용 교육을 계속하고 주지를 시키고 있다. 무안공항뿐만 아니라 철새 이동이 많아지는 시기 정보를 당국과 교환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송 본부장은 현장대책본부 260명 직원을 현장으로 보내 이날 오후 5시부터 탑승자 가족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주와 목포, 무안 등지에 객실을 확보해 현장을 방문한 가족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 본부장은 약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 상당 배상책임보험(주 보험사 삼성화재)이 가입돼 희생자 지원을 모자람 없이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 무안공항에서 출국한 승객은 원하는 수준으로 여정을 변경하는 데 지원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사고 원인과 관련해서는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음성기록장치와 비행기록장치가 수거된 것으로 안다. (정비 불량 가능성 등은) 사고 조사를 통해 명확히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송경훈 제주항공 경영지원본부장이 29일 오후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무안 제주항공 참사 관련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최의종 기자 |
참사 항공기 B737-800 제조사인 보잉 측과 교류한 내용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파악하지 못했으나 긴밀히 관련 내용을 나누고 설명하고 있다고 들었다"라고 답했다.
참사 항공기는 지난 2022년 11월 20일 일본 간사이공항을 출발해 김포공항으로 향했으나 이륙 직후 조류 충돌 의심 엔진 고장으로 회항한 바 있다. 송 본부장은 해당 회항과 이번 참사와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2022년 사고와는 무관하다"라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참사 항공기에 대한 정기 및 수시 점검을 벌인 결과 이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송 본부장은 '문제가 없었냐'고 묻는 말에 "그렇다"라며 "정비 관련 일체 기록을 국토부에 제출했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오전 9시 3분쯤 무안국제공항에서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HL8088)이 착륙하던 중 활주로 말단 지점에서 이탈해 공항 외벽에 부딪히며 화재가 발생했다. 항공기에는 한국인 173명·태국인 2명 등 총 175명 승객 및 승무원 6명 등 총 181명이 탑승해 있었다.
소방청은 이날 오후 5시 26분 기준 사망자 176명, 생존자 2명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남성 82명, 여성 83명, 미확인자 11명이다. 미확인자는 사고로 인해 맨눈으로 성별 확인이 어려운 상태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 사장이 29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무안공항 참사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최의종 기자 |
사고 이후 전사 비상 회의체를 소집한 제주항공은 총괄대책본부를 꾸리고 현장에는 대책본부를 파견했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 사장은 이날 오후 2시 브리핑에서 "사고 원인을 불문하고 최고경영자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당분간 무안공항 활주로를 폐쇄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조류 충돌을 주의하라는 경고 신호를 무안공항 관제탑이 보냈고, 2분 뒤 조난 신호인 메이데이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또한 참사 항공기가 당초 착륙 예정이던 1번 활주로에서 방향을 반대로 바꿔 19번 활주로 방향으로 착륙을 시도했고, 3분 뒤 랜딩기어 없이 착륙하다가 충돌한 것으로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조류 충돌 방지 인력 배치와 장비 배치, 항공기 정비 이력 등을 파악하며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파악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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