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문화영 기자] 한국 전통 음식인 약과 호빵 식혜 꿀떡이 전 세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앞서 쫀득한 식감을 낯설어 하는 외국인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리는 식품으로 알려졌지만 지금은 '먹방'이 유행할 정도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식품업계는 약과 호빵 꿀떡 식혜 등 한국 전통 음식 수출을 늘리고 있다. 최근 시리얼 대신 꿀떡을 우유에 부어먹는 '꿀떡 시리얼(ggultteok cereal)'이 해외 SNS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졌고 관련 레시피가 국내 SNS에 확산하는 등 역수입 현상도 생겼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떡이나 쌀과자 등 쌀 가공식품 수출액은 2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40% 이상 증가한 수치다. 네이버 데이터 랩에서는 지난 10월까지만해도 전무했던 꿀떡 시리얼의 검색량 지수가 지난달 6일 처음으로 검색 수치에 올랐다.
이 흐름에 가장 발 빠르게 대응한 회사는 삼립이다. 삼립은 약과를 미국과 일본에 수출하며 본격적인 글로벌 사업 확대에 나섰다. 지난 8월 일본 돈키호테 620개 전 지점에 약과를 입점시켰고 입소문을 타자 일본 수입식품 전문점에 추가 입점해 거점을 넓혔다.
올 10월 삼립약과를 미국 코스트코에 입점했다. 이달부터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전역에 위치한 코스트코 200여개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초도 물량 100톤의 선적을 완료했고 50톤을 추가할 계획이다. 이는 약 500만개에 달하는 수량으로 삼립의 역대 약과 수출 물량 중 가장 큰 규모다.
삼립 관계자는 "약과 특유의 쫀득한 식감과 달콤한 맛이 해외 소비자들에게도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 내면서 대표적인 K-디저트 반열에 오른 것 같다"며 "글로벌 사업을 본격화해 올해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호빵 찜케이크 등 수출 품목을 확대 중이다. 삼립 호빵은 국제식음료품평회에서 '국제 우수 미각상' 최고 등급인 3스타에 선정됐다. 지난해 독일에서 열린 세계식품박람회 아누가에 참가해 '소금버터빵' '불닭호빵'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올해 기준 미국 호주 홍콩 유럽 등 25개국에서 다양한 문화권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이 가운데 삼립은 꿀떡 수출을 새롭게 시작한다. '한입 꿀떡'은 국산 쌀을 사용한 떡 반죽을 1000번 치대어 쫄깃한 맛을 살리고 천연재료인 쑥으로 색을 입힌 후 달콤한 깨소를 넣은 식품이다.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미국 유럽 동남아 중동 등 다양한 국가로 수출을 검토 중이다.
삼립 관계자는 "꿀떡 인기에 힘입어 수출을 강화하고자 한다"며 "국내에서도 사랑받는 제품이 외국인들에게도 통하는 것을 알고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전통 음료도 수출에 시동을 걸었다. 팔도는 지난해 '비락식혜'를 인도네시아에서 선보였다. '비락식혜'는 국내산 엿기름과 멥쌀을 주원료로 만든 식혜로 국내에서 누적 판매량은 20억개에 달한다. 팔도는 지난해 인도네시아 할랄청으로부터 '할랄 인증'을 획득해 현지에서 판매 중이다. 수출용 디자인만 바뀌었을 뿐 맛은 그대로 가져와 한국 전통 음료 식혜의 세계화와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K-문화를 즐기면서 K-푸드를 찾는 외국인들이 자연스레 늘어났다"며 "해외 특성에 따라 맛을 반영하지만 식감 자체가 그대로인 점을 감안하면 외국인들이 한국 음식을 즐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