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알리바바그룹과 공동 출자해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를 자회사로 하는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한 가운데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재편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G마켓·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더팩트｜우지수 기자] 신세계그룹이 중국 알리바바그룹과 국내 이커머스 합작법인 설립을 예고했다. 두 회사가 한국에서 운영하는 플랫폼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알리)가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골자다. 업계는 두 유통 공룡의 동맹에 의문을 던지는 한편 국내 이커머스 사정에 파장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는 전날 자회사 아폴로코리아가 보유한 G마켓 지분 100%를 합작법인 '그랜드오푸스홀딩'에 현물 출자한다고 공시했다.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그룹이 협력해 만드는 그랜드오푸스홀딩은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를 자회사로 들이게 된다. 내년 상반기 설립이 목표이며 출자 비중은 5대 5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그룹이 손을 맞잡는 것은 서로가 가진 이커머스 경쟁력으로 상호 보완을 꾀하기 위해서다. G마켓은 알리바바의 글로벌 판매망을 활용해 판매자들의 판로를 확보할 수 있고 알리는 약점으로 꼽히는 국내 시장 신뢰도를 G마켓을 통해 챙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G마켓은 쿠팡을 필두로 경쟁사 영향력이 커지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알리와 협력을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초저가 상품 경쟁력, 해외 판로 확보 등 전략적 이점이 있어서다. 알리는 한국 법인을 통해 올해부터 본격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좀처럼 경쟁력·신뢰도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일리는 G마켓을 통해 경쟁력 있는 셀러를 유치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해 사업 확장이 수월해질 수 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6월 알리바바 그룹의 한국 지사 총괄 겸 알리페이 유럽·중동·코리아 대표를 지낸 정형권 대표를 신임 G마켓 대표로 영입했다. 정 대표는 전날 사내 공지를 통해 "시장 변화를 더욱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선도 기업으로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합작 법인 설립을 결정하게 됐다"며 "금번 합작을 통해 많은 사업적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G마켓은 사업 경쟁력 확보가 필요한 사황이다. 신세계가 지난 2021년 미국 이베이로부터 G마켓 지분 80.01%를 약 3조4400억원에 인수했지만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1000억원가량 누적 영업손실을 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지난 9월 신세계에 편입된 후 최초로 희망퇴직을 단행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신세계와 알리바바 협력에 대해 의아해하면서도 연계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점쳤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협력하기로 한 것 같은데, 신세계 입장에서는 C커머스와 함께 하는 이미지가 독이 될 수 있다"며 "구체적인 사업 방향이 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날 것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는 상태"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초저가 상품 경쟁력이 있는 알리와 중·고가 시장에서 신뢰도를 얻고 있는 G마켓이 손을 잡으면 서로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며 "알리가 G마켓의 멤버십 시스템에 편승할 수도, G마켓이 알리의 해외 판매 채널을 활용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두 그룹 자금에 힙입어 마케팅 비용 규모까지 늘린다면 무서운 경쟁 회사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두 회사가 힘을 모으더라도 쿠팡과 네이버에 비해 규모가 부족하다고 봤다. 합작법인이 출범하더라도 당장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는 설명이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G마켓과 알리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선두주자들에 비해 입지가 작은 편에 속한다"며 "두 회사가 어떻게 연계 효과를 발생시킬지는 모르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시장 판도를 흔들기에는 부족하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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