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혼란 등 불확실성 지속…경제 법안 국회 처리 필요"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11개 주요 업종별 협회와 함께 실시한 2025년 산업 기상도 전망 조사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2025년 산업 기상도는 인공지능(AI) 성장세와 트럼프 2기 정책의 유불리에 따라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최근 11개 주요 업종별 협회와 2025년 산업 기상도 전망 조사를 실시한 결과, 반도체·디스플레이·조선·바이오·기계 업종이 '대체로 맑음', 자동차·이차전지·섬유패션·철강·석유화학·건설 분야가 '흐림'으로 예보됐다고 11일 밝혔다.
반도체 산업은 데이터센터, 서버 등 AI 산업 인프라 지속 투자, AI 기기 시장 출시로 인해 고부가가치 반도체의 견고한 상승 흐름이 예상된다.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 압박과 관세 인상 등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급격한 시황 악화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내년 글로벌 반도체 설비 투자는 주요국들의 반도체 지원책에 힘입어 올해 대비 7.9% 증가한 1872억불로 전망된다"며 "한국도 용인반도체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설비 투자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산업 역시 스마트폰 AI 기능 적용 본격화에 따른 교체 수요, 프리미엄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IT·TV 출하량 증가로 '대체로 맑음' 예보다. 특히 내년 출시될 애플 아이폰17 전 모델에 LTPO(저전력 디스플레이) 패널이 적용될 예정으로, 이전 모델에서 공급 경험이 있는 국내 기업들의 수혜가 기대된다.
조선업은 트럼프의 화석 연료 부흥책에 따라 에너지 운반선 발주가 늘어날 전망이다. 또 건조·수리·선박 수출 분야에서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 기대감도 호재 요인으로 꼽힌다. 2025년 선박류 수출액은 올해 대비 9.1% 증가한 267억6000만불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바이오 산업은 트럼프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 기조, EU·미국의 교체 처방 장려 등으로 인해 바이오시밀러 분야 국내 기업의 글로벌 진출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유럽·아시아 등 글로벌 소재 제약 기업과의 지속적인 위탁생산(CMO) 수주 계약 체결, 남아프리카 중심으로 발발 중인 콜레라 등 백신 수요 급증으로 수출도 증가세가 예상된다.
자동차 업종은 '흐림'으로 예보됐다. 트럼프 당선에 따른 통상 환경 악화, 중국 자동차 산업 팽창이 위협 요인으로 꼽혔다. 내년 수출은 올해 대비 3.1% 감소한 270만대로 예상된다.
철강 산업 역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부과 및 수입 쿼터 축소 가능성 우려와 자동차·건설 등 수요 산업 부진, 중국의 공급 과잉에 따른 원가 이하 수출 공세 등으로 '흐림' 예보다.
배터리는 중국에서 과잉 생산된 저가 제품이 유럽 등 주요 시장에 판매되는 점이 리스크다.
석유화학 산업은 누적된 신증설 물량과 구조적 공급 과잉으로 단기간에 드라마틱한 시황 반전이 어려울 전망이다. 섬유패션 산업은 트럼프 정부의 대중 고관세 부과가 국내와 동남아 등지에서 중국산 덤핑 물량 증가를 부추기진 않을지 우려된다. 이밖에 건설업 부진도 올해에 이어 계속될 전망이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한층 격화될 미중 무역 갈등과 중국의 저가 공세에 더해 국내 정치 혼란에 따른 불확실성 지속이 업종 전반의 성장세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며 "정부의 실리적 외교와 첨단 산업 인프라 구축 지원 등 시급한 경제 법안들의 국회 처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