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11일 하루 총파업…탄핵 정국 장기화 가능성에 방침 일부 수정 검토
금속노조는 10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중구 금속노조 사무실에서 중앙집행위원회 회의를 열고 총파업에 대한 세부 지침을 논의하고 있다. 전면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자동차 업계 전체에 걸친 생산 차질과 경제적 피해가 우려된다. /장윤석 기자 |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무산 여파가 완성차 업계로 번지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금속노동조합이 윤석열 정권 퇴진을 요구하며 오는 11일부터 무기한 파업을 예고하면서다. 전면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자동차 업계 전체에 걸친 생산 차질과 경제적 피해가 우려된다.
금속노조는 10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중구 금속노조 사무실에서 중앙집행위원회 회의를 열고 총파업에 대한 세부 지침을 논의하고 있다. 금속노조는 지난 8일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며 무기한 총파업 계획을 발표했지만, 탄핵 정국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고려해 기존 방침을 일부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속노조 관계자는"11일 하루 총파업은 예정대로 진행된다"면서도 "무기한 총파업에 대해서는 아직 최종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 이번 회의에서 구체적인 일정과 방식이 논의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금속노조는 전국 20개 지부와 500여개 사업장, 19만 조합원으로 구성, 산하에는 현대차·기아, 한국GM 등 완성차 기업 노조와 현대모비스, 세진, 리어코리아 등 부품사도 소속돼있다. 현대차 노조는 4만4000여명의 조합원이 소속된 국내 최대 단일 노조다. 기아 노조도 2만6000여명의 조합원이 소속돼 있다.
현대차 노조는 이미 지난 5일과 6일에 오전·오후 근무조 각각 2시간씩 부분 파업을 했다. 한국GM 노조도 같은 날 전·후반조 2시간씩 파업했다.
현대차 노조는 이미 지난 5일과 6일에 오전·오후 근무조 각각 2시간씩 부분 파업을 했다. 한국GM 노조도 같은 날 전·후반조 2시간씩 파업했다. /현대자동차 |
파업이 장기화하면 국내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완성차 생산 차질은 연관 산업인 부품업계와 물류 분야에도 영향을 미치며 수출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자동차 산업은 한국 수출의 주요 축을 담당하고 있어, 파업이 장기화한다면 국가 경제의 핵심 동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와 한국GM은 국내 자동차 수출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업체다. 올해 1~11월 국내 자동차 수출 253만대 중 현대차는 42%, 한국GM은 16%를 담당하고 있다.
현대차는 파워트레인과 시트 등을 생산하는 계열사 현대트랜시스의 파업과 주요 부품사의 공급 문제로 이미 생산 일정을 조정해야 했다. 여기에 노조의 파업 참여가 겹치면서 연말 생산 계획에 추가적인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국GM 역시 연초부터 장기화한 임금·단체협약 교섭과 파업으로 약 4만대의 손실을 봤다. 연말까지 공장을 온전히 가동해도 이를 만회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치 파업 가능성이 추가되면서 생산 중단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영계는 노동계의 파업 자제를 호소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정치적 파업은 사회적 혼란과 경제적 어려움을 가중할 수 있다"며 노조가 경제 회복에 협력할 것을 요청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치적 요인으로 기업 생산이 차질을 빚는다면 신인도 저하는 물론, 수출 경제에도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금속노조의 파업이 불법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에 따르면 파업 목적은 임금, 근로시간, 휴일, 복지 등 근로조건 개선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파업하기 위해서 노동위원회 조정 절차와 조합원 찬반 투표를 거쳐야 한다. 정치 목적의 파업은 국제노동기구(ILO) 기준에서는 보장돼야 한다고 하지만 현행법에서는 제한적이라 노동위원회의 조정 대상에서 벗어나 불법으로 간주될 가능성이 있다.
hyang@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