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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업계, 기댈 건 정부 대책뿐이었는데…탄핵 정국에 '시름'
입력: 2024.12.10 00:00 / 수정: 2024.12.10 00:00

정부 '석화업계 경쟁력 강화 방안' 이달 발표 미지수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 이후 조성된 탄핵 정국이 안갯속으로 접어들면서 정부의 석유화학 산업 지원책 발표 시점도 기약하기 어려워졌다. 대규모 손실이 누적돼 정부 지원만 기다리던 석유화학 업계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롯데케미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 이후 조성된 탄핵 정국이 안갯속으로 접어들면서 정부의 석유화학 산업 지원책 발표 시점도 기약하기 어려워졌다. 대규모 손실이 누적돼 정부 지원만 기다리던 석유화학 업계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롯데케미칼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탄핵 정국이 산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 이후 조성된 탄핵 정국이 안갯속으로 접어들면서 정부의 석유화학 산업 지원책 발표 시점도 기약하기 어려워졌다. 대규모 손실이 누적돼 정부 지원만 기다리던 석유화학 업계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10일 업계와 정부에 따르면 당초 이달 중 발표 예정이었던 '석유화학 업계 경쟁력 강화 방안'은 추가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

당초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달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석유화학 업계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었다. 핵심 내용인 저리 정책금융 지원, 세제 혜택 등이 기재부 소관 사항인데 국무위원 사퇴 표명으로 예정대로 진행될지 예측이 불가능해졌다.

해당 방안에는 저리 정책금융 지원뿐만 아니라 자산 매각 및 통폐합, 신사업 육성 지원 정책 등이 담길 것으로 예상됐다. 최근 자산 매각을 추진 중인 기업들에게는 유동성 확보 기회를, 범용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에게는 스페셜티 제품으로 전환할 기회를 주는 내용도 포함됐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 방한도 취소돼 석유화학 업계 최고경영자(CEO)들과 면담도 무산됐다. 정국 혼란으로 오래전부터 논의돼 온 석유화학산업 현안이 기약 없이 밀려나게 된 것이다.

현재 국내 석유화학 산업은 대규모 손실 누적으로 구조조정이 시급한 상황이다. 석유화학 '빅4' 중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은 올해 3분기 일제히 적자를 기록했다.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한 금호석유화학도 영업이익 65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2.7% 감소했다.

실적 악화의 원인인 중국발 공급 과잉이 내년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측돼 수출 전망도 밝지 않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지난달 27일 발표한 '2024년 수출입 평가 및 2025년 전망' 보고서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중국발 공급과잉이 맞물려 내년 우리나라 수출이 큰 폭으로 둔화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특히 반도체, 정보통신(IT)기기, 선박을 제외한 대다수 품목의 수출 증가율이 올해 대비 저조할 것으로 예상했다. 석유제품은 올해 대비 -7.9%, 석유화학은 -0.5%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 이후 조성된 탄핵 정국이 안갯속으로 접어들면서 정부의 석유화학 산업 지원책 발표 시점도 기약하기 어려워졌다. 지난달 13일 여수상공회의소에서 박창환 전남도 경제부지사와 정기명 여수시장을 비롯해 이광일 전남도의회 부의장 등 지역정치인과 여수산단 입주기업 관계자들이 여수 석유화학산업 위기대응 전략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진규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 이후 조성된 탄핵 정국이 안갯속으로 접어들면서 정부의 석유화학 산업 지원책 발표 시점도 기약하기 어려워졌다. 지난달 13일 여수상공회의소에서 박창환 전남도 경제부지사와 정기명 여수시장을 비롯해 이광일 전남도의회 부의장 등 지역정치인과 여수산단 입주기업 관계자들이 '여수 석유화학산업 위기대응 전략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진규하 기자

이런 상황에서 석유화학업계는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해왔다. 지난달 13일 전남 여수 여수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여수 석유화학산업 위기대응 전략 토론회'에서 이현규 LG화학 상무는 "문제는 스피드와 시간에 달려 있는 만큼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대책 마련과 산단 구조개선을 위한 인프라 확충, 환경과 안전 법규 등 상식선의 규제 완화, 불확실성 투자기업에 대한 세제혜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천NCC 관계자도 "규정이 바뀌거나 추가되면 매번 전체에 대해 허가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기업이 쫓아가기 힘들 정도"라며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안전과 환경 등 정부차원의 규제완화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박수성 롯데케미칼 생산본부장도 관세인하 등 세제지원과 '집단에너지사업법' 개정 등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했다.

한문선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은 "여수산단은 대내외 불확실한 경제 여건으로 위기상황에 직면했다"며 "정부가 나서 여수산단을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으로 선포하고 전기요금 인하 등 우선적이고 실질적인 처방"을 요구했다.

업계 관계자는 "(탄핵 정국이) 며칠 사이에 갑자기 벌어진 상태라 빨리 정상화돼서 정책이 다시 나와주길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도 "정부에서 솔루션(해결책)이 나오면 그에 따른 후속으로 2, 3차 대책이 나오는 건데 아직 1차도 안 나오고 있으니까 불안한 상황"이라고 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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