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비사업 총 수주액 6조 돌파
내년 1월 한남4구역, 이한우 신임 대표 첫 시험대
높은 원가율에 수익성 개선은 과제
현대건설은 지난 1일 신반포2차아파트 재건축정비조합의 시공사 선정 투표 결과 93.8%의 찬성으로 시공사로 선정됐다. /현대건설 |
[더팩트|황준익 기자] 현대건설이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 1위 올랐다. 6년 연속이다. 지난달까지 포스코이앤씨에 밀려 2위에 있었지만 최근 2건을 연이어 수주하면서 왕좌 자리를 되찾았다. 현대건설은 내년부터 이한우 신임 대표 체제로 전환한다. '주택통'으로 꼽히는 이 대표인 만큼 정비사업 등 주택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높아진 원가 부담 등 수익성 개선은 과제로 꼽힌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1일 신반포2차아파트 재건축정비조합의 시공사 선정 투표 결과 93.8%의 찬성으로 시공사로 선정됐다. 지난달 30일에는 마장세림아파트 재건축 조합도 총회를 개최해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두 건 모두 현대건설이 단독 입찰했다.
신반포2차는 지하 4층~지상 48층 9개 동, 공동주택 2056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대형 사업이다. 총 공사비는 1조2830억원이다.
마장세림은 성동구 마장동 748번지 일대에 지하 3층~지상 29층, 18개 동 규모의 공동주택 996세대 및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4064억원이다.
두 건의 공사비 규모는 약 1조6900억원이다. 이로써 현대건설은 올해 9개 도시정비사업지에서 6조612억원을 수주했다. 지난달까지 포스코이앤씨(4조7191억원)에 밀려 2위였지만 단숨에 격차를 1조원 이상 벌리며 1위에 올랐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역대 최대 정비사업 수주액을 기록했지만 현재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는 삼호가든5차·방배15구역 재건축 등은 시공사 선정이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커 사실상 현대건설의 1위 유력한 상황이다.
공사비 인상과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라 건설사들이 선별수주를 강화한 상황에서도 1위에 오른 현대건설은 내년에도 이 같은 기조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특히 이 대표가 내년 취임하면 주택사업에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이 대표는 지난달 현대차그룹 대표이사·사장단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고 현대건설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이 대표는 1994년 현대건설 입사 후 전략기획사업부장, 주택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취임 직후 이 대표에겐 한남4구역 수주전이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한남4구역은 내년 1월 18일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현재 삼성물산과 시공권을 두고 맞붙었다. 한남4구역 사업비만 1조6000억원에 달한다.
이한우 신임 대표는 지난달 현대차그룹 대표이사·사장단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고 현대건설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이 대표는 1994년 현대건설 입사 후 전략기획사업부장, 주택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현대건설 |
건설업계는 한남4구역을 누가 수주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있을 대형 정비사업 시공권 경쟁의 판도도 달라질 것으로 내다본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압구정 아파트 재건축 시공권을 놓고도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이 대표의 첫 성과를 올릴 기회인 만큼 한남4구역을 비롯해 압구정 재건축 수주에 총력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은 신반포2차뿐만 아니라 한남4구역과 압구정 등 한강변 재건축 수주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인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대건설은 주택사업 외형 확대와 함께 수익성도 함께 가져가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건설 자잿값과 인건비 등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원가율이 높아졌다. 현대건설의 올해 3분기 매출 원가율은 95.78%에 달한다. 10대 건설사 중 현대엔지니어링(95.88%) 다음으로 높다. 영업이익률도 1%대에 불과하다.
현대건설은 원가율은 높아지고 이익률은 낮아지면서 재무 관리와 현금 유동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을 들여다보고 있다. 지난 10월 PF 리스크관리 협의체도 신설했다. PF 운영기준을 재정립해 금융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목적으로 한다. 현대건설의 올해 3분기 기준 PF 대출 관련 보증금액은 12조1389억원에 달한다. 이중 브릿지론 보증 규모는 약 4조원 수준이다.
현대건설은 브릿지론 보증 규모를 연말까지 2조원 밑으로 낮출 계획이다. 본 PF 전환을 통해 브릿지론 우발채무를 해소하고 사업성이 떨어지는 곳은 시공권을 포기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달 가산 LG전자 부지는 본 PF 전환이 완료됐고 CJ 가양부지는 내년 3월 착공을 계획하고 있어 조만간 본 PF 전환을 앞두고 있다.
박찬보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신규 사업 수주와 가양동 CJ 부지 개발 등 대규모 프로젝트의 사업 일정 지연으로 PF우발채무 규모는 지속적인 증가 추세"라며 "다만 미착공사업 입지 조건이 우수한 서울에 위치하고 부동산 경기 연착륙을 위한 정부의 정책 기조 등을 고려하면 PF우발채무가 점진적으로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plusik@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