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분기 시장 예상치 뛰어넘는 달성
"재무안정성 기반 수익성 중심 실적 개선 이어갈 것"
DL이앤씨가 올해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시장 예상치보다 높은 성적을 기록했다. 왼쪽 상단 사진은 박상신 DL이앤씨 대표이사. /더팩트 DB·DL이앤씨 |
[더팩트|이중삼 기자] DL이앤씨를 이끌고 있는 박상신 대표이사의 리더십이 통하는 모양새다. 올해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시장 예상치보다 높은 성적을 기록해서다. 직전 분기까지만 해도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수익성 부진을 겪었지만, 이를 뒤집은 것. 건설업계에서는 '턴어라운드'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이다. DL이앤씨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수익성이 담보된 양질의 신규 수주를 통해 점진적인 실적 개선을 이룰 것이라는 각오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DL이앤씨 매출은 1조9189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8374억원) 대비 4.4% 늘었다. 영업이익은 833억원을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804억원) 보다 3.7% 증가했다. 건설경기 불황 여파로 전년과 비교해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이라는 시장 전망이 우세했지만, 반전 실적을 일궜다. 이번 분기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실적 개선 추세를 보이기 시작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4분기·내년 실적에 대해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최근 교보증권이 발표한 '의미 있는 분기 이익 개선' 리포트에서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DL이앤씨는) 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구조를 기반으로 업황 개선 시 빠른 턴어라운드 가능성이 높다"며 "이익률이 높은 플랜트 매출 비중이 크게 증가하고 있고, 향후 3년간 주주환원율 확대가 예상되는 등 주가에서는 매수 매력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원가율이 높은 현장의 비중이 점차 낮아지면서 주택부문의 원가율이 개선되는 추세를 보일 것"이라며 "국내외 화공 플랜트 수주가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내년 매출 성장 기대감도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업계 최고수준의 재무안전성을 기반 삼아 실적 반등과 분위기 반전에 나서고 있다"며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수익성 높은 프로젝트를 선별 수주하면서 힘든 시장 상황을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DL이앤씨는 신규 수주를 거듭하면서 불황인 업황을 극복해 나갈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주택사업본부는 지난 7월 초 공사비 3817억원 규모의 잠실우성4차 주택 재건축정비사업 시공사로 선정되며 올해 첫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올렸다. 8월 말에는 공사비 4385억원 규모의 도곡개포한신 재건축정비사업 시공사로 선정되며 서울 강남권에서 연이은 성과를 거뒀다. 지난 10월에도 3607억원 규모의 자양7구역 재건축 사업 시공사로 선정되며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1조원을 돌파했다. 앞으로 한남 5구역 등 서울지역 주요 정비사업 수주 활동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토목사업본부도 지난 8월에 공사비 4818억원 규모의 영동 양수 발전소 공사를 수주했다. 플랜트사업본부 역시 10월 들어 2546억원 규모의 분당복합화력발전 현대화사업 1블록 공사 수주에 성공했고, 연말까지 약 2조원 규모의 신규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DL이앤씨는 업계 최고수준의 재무안전성을 기반으로 실적 반등과 분위기 반전에 나서고 있다. /더팩트 DB |
◆ 실적 개선 시작한 DL이앤씨…내년도 긍정적 전망
재무안정성 또한 DL이앤씨의 실적 개선과 수익성 회복 전망의 주요 근거다. 3분기 말 기준 연결 부채비율은 104.2%이며, 현금·현금성 자산 2조2366억원, 순현금 1조308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건설사 가운데 가장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게 DL이앤씨 측 설명이다. 특히 부동산 PF 부실화로 건설사의 유동성 위기가 대두됐음에도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건설업 최상위 수준인 'AA-'의 신용등급을 6년 연속 받으며 재무안정성을 입증했다.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한 수익성 지표를 보면 DL이앤씨의 3분기 원가율은 직전분기 대비 2.4%포인트(p) 개선된 87.8%를 기록했다. 100% 자회사 DL건설도 직전분기 대비 3.4%p 개선된 92.2%를 기록하면서 두드러진 개선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DL이앤씨의 수익성 개선에 중심에는 박상신 대표이사의 리더십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박 대표는 지난 1985년 DL건설의 전신인 삼호에 입사한 뒤 주택사업에서만 30년 넘게 몸담은 '베테랑'이다. 지난 2014년 삼호 경영혁신본부장, 2016년 고려개발 대표, 2017년 대림산업(현 DL이앤씨) 주택사업본부장 등을 지낸 뒤 2018년 3월부터 대림산업 대표를 맡았다.
박 대표의 가장 큰 강점은 경영능력을 보여준 '검증된 리더'라는 점이다. 대림산업 대표 시절 사업 구조와 조직 문화 혁신을 주도하며 실적을 크게 끌어올렸다. 지난 2019년 사상 최대인 1조원의 영업이익을 거두고,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빅3'에 올랐다. 앞서 삼호에서는 경영혁신본부를 맡아 워크아웃 조기졸업과 경영 정상화를 지휘했다. 이번 3분기 실적은 박 대표가 취임 이후부터 재무안정성에 역점을 두고 내실경영에 힘써온 결과물로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DL이앤씨 관계자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탄탄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수익성이 담보된 양질의 신규 수주를 이어갈 것"이라며 "4분기와 내년에도 꾸준한 실적 개선을 실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