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고강도 조직 개편 반도체 회복 기대
전영현 DS부문장 메모리사업부 진두지휘
삼성전자가 지난달 27일, 29일 각각 사장단과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더팩트 DB |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박용환·박병립·최승진·박은평·장병문·허주열·황원영·문은혜·이성락·김태환·황준익·이한림·이중삼·오승혁·최의종·이선영·우지수·이라진·서다빈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정리=오승혁 기자] 올 겨울 첫눈이 폭설로 쏟아졌다. 첫눈에 설렜던 것도 잠시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틀간 내린 폭설에 비행기 결항, 지하철 연착, 건물 붕괴, 사망 사고 등의 재난이 이어졌는데요. 대설로 인한 사건사고에 몸도 마음도 차게 식었지만 컨디션 회복을 위해 애쓰는 우리처럼 경제계에도 변화를 위한 노력이 이어졌습니다.
우선 위기설이 증폭되는 삼성전자가 메모리·파운드리 수장을 교체했습니다. 최근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경쟁력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경영진을 변경하며 조직 쇄신에 나섰습니다. SK하이닉스와 함께 국내 반도체 양대산맥인 삼성전자가 경영진 교체를 통해 실적 개선을 할 수 있을지 업계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또 은행권에서는 KB국민은행의 행보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안정'이 아닌 '쇄신'에 방점을 찍은 KB국민은행을 시작으로 다른 시중은행들도 강도 높은 조직 쇄신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끝으로 건설업계에서는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가 유임됐습니다. 롯데건설의 재무구조 개선 본격화가 전망된다는 소식입니다.
◆ 전영현 체제 강화…반도체 리더십 회복 위한 '특단의 조치' 평가
-먼저 재계 서열 1위, 삼성의 정기 인사와 관련한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인사 이전부터 삼성전자가 인적 쇄신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 많았잖아요?
-맞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7일 사장단 인사를 통해 메모리사업부장과 파운드리(위탁생산)사업부장을 교체하는 결정을 내렸는데요. 주력인 메모리사업부는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이 직접 맡습니다. 파운드리사업부장 자리는 한진만 DS부문 미주총괄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맡기로 했죠.
-이러한 인사 결과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반도체 경쟁력을 회복하겠다는 것입니다. 앞서 인적 쇄신이 언급된 것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위기론이 불거졌기 때문인데요. 메모리사업부는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주도권을 경쟁사에 내줬다는 지적을 받았고, 파운드리사업부는 그간 수조원의 적자를 냈습니다.
특히 전영현 부회장이 직접 메모리사업부를 맡는 것은 반도체 리더십을 회복하려는 '특단의 조치'라는 분석입니다. 그는 지난 5월 구원투수로 등판해 반년 정도 반도체 사업 개편을 준비해 왔는데요. 전영현 부회장은 이번에 대표이사로도 선임돼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과 함께 '투톱'을 구축했는데, 위기 극복을 위해 베테랑들에게 한껏 힘을 몰아준 모양새입니다.
전영현 DS부문장이 직접 메모리사업부를 진두지휘하며 반도체 경쟁력 회복에 나선다. /더팩트 DB |
◆ 삼성전자, 사장단·임원 인사 마무리…"경영 위기 극복할 인재 발탁"
-반도체 수장 교체 외 추가 조치는 있었나요?
-DS부문 경영 전략을 강화했습니다. DS부문 직속 사장급 경영 전략 담당 보직을 신설, '전략통'으로 불리는 김용관 사업지원TF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해 배치했는데요. 핵심 인력으로 평가받는 김용관 사장은 미래전략실 전략팀, 경영진단팀 등을 거친 반도체 기획·재무 전문가로, 지난 5월부터 사업지원TF에서 반도체 사업을 지원했습니다.
이와 함께 파운드리사업부에 사장급 최고기술책임자(CTO) 보직을 신설했습니다. 여기에는 반도체 공정개발·제조 전문가 남석우 사장이 배치됐는데요. 그는 반도체 공정 전문성과 풍부한 제조 경험 등 다년간 축적한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파운드리 기술력 제고를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달 29일 삼성전자 임원 인사도 경쟁력 회복과 위기 극복에 초점을 맞췄겠죠?
-그렇습니다. 위기 극복의 과제를 젊은 인재들에게 맡긴 것으로 보이는데요. 삼성전자는 부사장 35명, 상무 92명, 마스터 10명 등 총 137명을 승진시켰는데, 연령과 무관하게 성과 기여도가 높고 성장 잠재력을 갖춘 30대 상무, 40대 부사장을 과감하게 발탁, 미래 경영자 후보군을 확대했습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의 경영 위기 상황 극복을 위해 성과주의 원칙 하에 검증된 인재 중심으로 세대교체를 추진하는 등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고 설명했죠.
-이번 인사를 통해 삼성전자 내부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질 것 같습니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삼성전자 조직 개편안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도 관심이 쏠리네요.
☞<하>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