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기 전 재활용 마크와 포장재가 어떤 재질인지 확인하는 것이 필수
일부 기업선 공병 수거 캠페인도 벌여
다양한 내용물과 재질로 구성된 화장품 쓰레기는 버리기 전 재활용 마크가 붙었는지, 포장재는 어떤 재질인지 확인하는 것이 필수다. /아모레퍼시픽 |
유통은 실생활과 밀접한 산업군입니다. 하루에도 수많은 상품이 쏟아져 나와 소비자들의 삶을 윤택하게 합니다. 하지만 이들 상품을 사용하면서 문득 떠오르는 궁금증도 많습니다. 이 코너는 유통 관련 궁금증을 쉽게 풀어드리기 위해 마련했습니다. 알아두면 쓸모 있는 유통 지식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더팩트 | 문은혜 기자] 평소 화장품을 사 모으는 것이 취미인 30대 직장인 A씨는 오랜만에 방을 정리하다 유통기한이 한참 지난 제품들을 무더기로 발견했다. 다 쓴 공병들도 있었지만 용기 안에 내용물이 남아있는 것들도 상당했다. 일반쓰레기로 한꺼번에 버리자니 유리나 플라스틱 재질로 된 제품들이 많아 어떻게 구분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화장품 분리배출, 어떻게 하는 것이 정답일까?
우리나라의 쓰레기 분리배출 제도는 다른 선진국에서도 주목할 정도로 앞서가는 문화 중 하나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길이 멀다. 쓰레기 종량제가 실시된 지난 1995년부터 지금까지 30년 가까이 분리배출 제도가 운영되고 있지만 아직도 수많은 쓰레기가 잘못된 방법으로 버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환경부로부터 받은 '공공 재활용 기반시설 반입량 및 협잡물량(잔재물량)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공공 재활용 선별업체에 반입된 쓰레기 106만6335톤 가운데 70만147톤(65.7%)만 재활용되고 나머지 36만6188톤(34.3%)은 다시 일반쓰레기로 버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리 배출한 쓰레기 10개 중 3~4개는 잘못 버려지고 있다는 뜻이다.
잘못 배출된 쓰레기의 상당 부분은 복합재질 제품이거나 이물질이 묻은 경우다. 이런 경우 일반쓰레기로 분류해야 하지만 복잡한 재활용 기준과 낮은 이해도, 지방자치단체별로 다른 분리 지침 등이 소비자들의 오해와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화장품 용기의 경우 내용물과 포장재가 가지각색이어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떻게 분리배출을 해야 할지 고민이 더 크다. 실제로 화장품은 재활용하기 힘든 품목 중 하나다. '심미성'이 중요한 뷰티 산업의 특성상 단일 재질보다는 혼합 재질일 때가 많은 탓이다. 펌프형이나 스포이드와 같은 제품은 부속물도 여러개다.
때문에 기본적으로 화장품 용기를 버리기 전에는 재활용 마크가 붙어있는지, 포장재는 어떤 재질인지 확인하는 것이 필수다. 아무리 플라스틱 재질이라 해도 색이 있거나 용기에 프린팅이 돼있으면 '복합소재'에 속하기 때문에 재활용이 아닌 일반쓰레기로 배출해야 한다. 또한 화장품 겉면에 부착된 라벨도 따로 분리해 일반쓰레기로 버리는 것이 맞다.
아모레퍼시픽은 자사 전용 앱을 통해 10개 이상의 공병을 박스에 담아 집 앞에 두면 알아서 수거해 가는 공병 수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
용기 안에 내용물이 남아있을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액체류의 경우 물에 씻어 흘려보내면 수질 오염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토너나 스킨, 파운데이션과 같은 액체류는 휴지에 흡수시켜 건조시킨 뒤에 일반쓰레기로 버려야 한다.
아이라이너, 마스카라, 펜슬형 제품과 같이 작은 크기의 색조 화장품류는 구성된 소재가 다양해 재활용이 어렵다. 때문에 일반쓰레기로 배출하면 된다. 고체 형태로 굳어있는 립스틱의 경우 잔여물이 남았다면 냉동실에 약 1~2시간 얼린뒤 내용물을 빼내 일반쓰레기로 처리 가능하다.
헤어스프레이 같이 알루미늄 캔 안에 가스가 주입된 제품은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구멍을 뚫어 가스를 제거하고 분리배출 해야 한다. 또한 세럼, 앰플처럼 스포이드 용기에 들어있는 경우라면 먼저 스포이드가 결합된 뚜껑과 본체를 분리한다. 뚜껑은 스포이드를 잡아당기면 스포이드와 고무주머니, 뚜껑 본체로 분리된다. 이후 재질별로 배출하면 된다.
플라스틱 튜브는 가위로 용기를 잘라 내용물을 완전히 비운 뒤에 플라스틱으로 배출한다. 알루미늄 튜브일 경우는 캔류로 재활용이 어렵기 때문에 일반쓰레기로 버린다. 특히 뚜껑과 튜브는 다른 재질일 수 있기 때문에 분리해서 배출해야 한다.
샴푸, 바디워시 등이 담긴 펌프형 용기는 내부를 완전히 비운 뒤 가능한한 분해하는 것이 좋다. 헤드와 몸통, 스프링, 튜브로 각각 분리해 재질에 맞게 분리 배출할 수 있다. 스프링은 일반쓰레기에 속한다.
최근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부 화장품 기업들이 공병 수거 캠페인 등을 벌이고 있어 이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자사 전용앱을 통해 공병 수거 시스템을 구축했다. 앱에 접속해 '용기 수거 신청하기'를 누르고 박스에 10개 이상의 공병을 담아 집 앞에 두기만 하면 알아서 수거해 간다. 헤어·바디·핸드 케어 제품뿐 아니라 쿠션 팩트 등 메이크업 일부 제품, 향수 일부 품목까지 반납이 가능하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내용물을 다 쓰고 난 후 어떻게 버릴지 고민하지 않아도 되다보니 공병 수거 캠페인에 참여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환경을 위하는 일인 만큼 더 많은 소비자들이 캠페인에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