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 대표, 내년 3월 31일 임기 만료일
실적·ESG평가 등급 등 핵심 성과 두드러져
HDC현대산업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최익훈, 김회언, 조태제 각자 대표이사가 내년 3월 31일 임기 만료일을 앞두고 내년에도 대표직을 유지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더팩트 DB |
[더팩트|이중삼 기자] 불황의 터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건설업계에 인사 칼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최익훈·김회언·조태제 각자 대표이사의 3인 체제가 유지될지 주목된다. 이들의 임기 만료일은 내년 3월 31일이다. 3인 대표가 모두 직(職)을 이어갈지 아니면 변화가 생길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분위기는 유지에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재무·비재무적 성과가 두드러진데다 시공능력평가 10위 탈환에도 성공하는 등 명확한 '경영능력'을 보여주고 있어서다. 정기 임원인사는 내달 중 단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익훈·김회언·조태제 HDC현산 각자 대표이사의 임기 만료일은 내년 3월 31일로 같다. 올해 들어 주요 건설사들의 사령탑이 잇따라 교체되고 있는 등 경영 쇄신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들은 대표직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실적·ESG경영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해서다. 특히 11위로 밀려났던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10위로 재진입한 점도 유임 가능성을 높이는 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적부터 살펴보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HDC현산 매출은 4조1907억원, 영업이익은 1953억원이다. 전년(매출 3조2982억원·영업이익 1163억원) 대비 각각 27.0%, 67.9% 늘었다. 이 흐름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3분기 매출(누적 기준)은 3조131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조416억원) 대비 2.94% 늘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1178억원에서 올해 1428억원으로 21.2% 증가했다.
지난 2021년·2022년 초 발생한 광주 건설현장 붕괴사고로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으며 실적이 내리막길을 걷는 등 위기를 겪었지만, 적극적인 사고수습을 비롯한 지속가능한 사업동력을 마련하면서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HDC현산은 시공능력평가 순위 10위를 차지했다. (왼쪽부터)최익훈 대표이사, 김회언 대표이사, 조태제 대표이사. /HDC현대산업개발 |
◆ ESG평가 등급 '우수'…시공능력평가 10위 탈환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성적도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ESG기준원에 따르면 HDC현산은 전년 종합등급이 B+였지만, 올해 A로 올라섰다. 분야별로 보면 환경(B+→A)·사회(A→A+)·지배구조(B→A) 모두 등급이 상향됐다. ESG평가 등급은 S부터 D까지 7단계로 나뉜다. A등급은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적절히 갖추고 있고,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의 여지가 적음을 의미한다.
ESG경영이 기업에게 중요한 이유는 자본시장 참여자들이 투자의사결정에 활용하고 있어서다.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판단하는 핵심 지표로 쓰이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건설업에서 ESG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ESG는 최근 지속가능성 가치에 초점을 맞춘 이해관계자 중심 경영 등 실무·통합적 의미로 넓혀졌다"고 설명했다.
시공능력평가 순위도 한 계단 올라섰다. 전년 11위에서 1년 만에 10위로 재진입한 것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HDC현산은 시공능력평가액 5조1272억원으로 10위를 차지했다. 전년 호반건설(4조3965억원)이 10위에 올라서며 HDC현산(3조7013억원)이 한 계단 밀렸지만, 다시 자리를 탈환했다.
HDC현산 관계자는 "경영능력·공사실적 등이 크게 늘면서 시공능력평가 10위로 복귀했다"며 "대형 사업장 수주 실적이 실적 개선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HDC현산은 2년 만에 도시정비사업 신규수주액이 1조원을 넘어서는 성과를 냈다. 지난 6월 대전 가양동 1구역 재개발 사업 마수걸이에 성공한 뒤, 7월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현대아파트 재건축사업, 11월 전북 전주 병무청인근구역 재개발사업 등에서 시공자로 잇따라 선정됐다.
지난달 한화투자증권이 내놓은 '(HDC현산) 오늘이 아닌, 내일에 대한 기대' 보고서에서는 "대형 외주·자체 현장 준공 등 수익성 개선 요인이 자리하고 있어 실적 우려가 크지 않다"며 "내년에는 인도기준 자체사업 준공, 광운대 역세권 개발사업 매출화 등에 힘입어 이익 개선폭이 클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는 3인 체제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최익훈 대표이사(1968년생)는 연세대학교 응용통계학과를 졸업하고 웨스트민스터대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1993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한 후 1999년 현대산업개발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아이콘트롤스 경영지원실장, HDC현대산업개발 구매조달실장, HDC아이파크몰 대표이사, 부동산114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1964년생인 김회언 대표이사는 성균관대학교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중앙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1990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한 뒤 1999년 현대산업개발로 옮겼고 현대산업개발 재경팀장 상무보, HDC신라면세점 대표이사 겸 현대아이파크몰 대표이사,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부사장을 역임했다.
조태제 대표이사(1961년생)는 충북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서울과학기술대에서 주택개발관리학 석사학위를, 동국대학교에서 건축시공·건설관리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88년 현대산업개발에 입사했으며 HDC현대산업개발 건축 PM 겸 영통아이파크캐슬 현장소장(상무)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