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 심사 종결…인력·마일리지 등은 숙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EC)가 대형항공사(FSC)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을 최종 승인했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EC)가 대형항공사(FSC)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을 최종 승인했다. 미국 경쟁당국인 법무부(DOJ)는 독과점 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 승인으로 간주해 사실상 메가캐리어 시대가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한항공은 28일 EC가 기업결합을 위한 선결 요건이 모두 충족됐다고 판단해 심사를 종결했다는 발표를 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미국 법무부에 EU 최종 승인 내용을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다음 달 중 최종 거래 종결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앞서 EC는 지난 2월 유럽 4개 노선(파리·로마·프랑크푸르트·바르셀로나) 이관과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매각을 조건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을 승인했다. 여객과 화물 노선에서 경쟁 제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항공은 유럽 4개 노선을 저비용항공사(LCC) 티웨이항공에 넘기기로 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8~10월 유럽 4개 노선 취항에 나섰다. 대한항공은 A330-200대 5대를 티웨이항공에 대여하는 등 유럽 취항을 도왔다.
대한항공은 화물 운송 전문 항공사 에어인천에 아시아나 화물사업부를 넘기기로 했다. 입찰 당시 화물사업 입찰에 에어인천과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이 경쟁했으나 최종적으로 에어인천이 낙점됐다. 에어인천은 아시아나가 운용하는 화물기와 리스 등 11대를 넘겨받기로 했다.
EC는 유럽 4개 노선 이관을 준수하게 마무리하고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매각 절차를 마무리했다고 판단해 합병을 최종 승인했다. 미국 DOJ는 양사 통합에 독과점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면 승인으로 간주한다. 업계에서는 소송을 제기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대한항공은 다음 달 20일 신주 인수를 통해 아시아나 지분 63.9%를 확보한 뒤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향후 2년간 독립적으로 운영하며 화학적 결합을 벌이고 최종 '통합 대한항공'을 출범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세계 10위권 메가캐리어(초대형 항공사) 반열에 오를 전망이다.
화학적 결합 과정에서 인력 재배치와 고용 승계, 마일리지 등 해결해야 할 숙제다. 당장 아시아나 조종사 노동조합은 아시아나를 상대로 화물사업 매각 절차를 중지해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내기도 했다. 다만 법원은 신청을 각하했다.
메가캐리어 등장으로 LCC 업계 재편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한항공 계열 진에어와 아시아나 계열 에어서울, 에어부산 등도 본격적인 합병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제주항공· 진에어·에어부산·티웨이항공 |
대한항공 관계자는 "향후 통합항공사 사업량이 늘어날 것을 감안하면 필요 인력도 자연스럽게 늘기에 인력 통합 운영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간접 부문은 일부 중복 인력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나, 정년과 자연 감소 등을 감안하면 문제가 없다"라고 말했다.
마일리지 문제는 본격적인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통상 대한항공 마일리지 가치가 아시아나보다 높게 평가하기에 일대일 통합이 어렵다는 의견이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각각 마일리지로 예약할 수 있는 제주 특별편을 운항하는 등 문제 해결에 나선 상황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아시아나 자회사 기간 각 사업전략에 따라 독립적으로 마일리지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통합 항공사 출범 시기는 대한항공 스카이패스로 통합할 계획"이라며 "전문 컨설팅 업체와 협업해 전환 비율을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가캐리어 등장으로 LCC 업계 재편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한항공 계열 진에어와 아시아나 계열 에어서울, 에어부산 등도 본격적인 합병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중복 노선은 통폐합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대한항공은 LCC 생존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기단 규모 확대와 원가 경쟁력 확보가 필수라고 보고 진에어와 에어서울, 에어부산 통합 운영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인 통합 LCC 출범 일정과 계획은 향후 3사가 상호 협의해 수립해 추진할 것이라고 본다.
LCC 업계 재편 속 사모펀드가 대주주인 이스타항공 등이 인수합병(M&A) 대상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 2대 주주로 오르며 항공업계 본격 진출을 노리고 있다.
예림당 측이 최대 주주인 티웨이항공과 AP홀딩스가 최대 주주인 에어프레미아에서 본격적인 경영권 분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이스타항공은 기업 회생을 종료하고 정상 궤도에 오르면서 시장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bell@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