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블랙프라이데이, 中 광군제 등 글로벌 할인전 혜택 제공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전용관·상시 프로모션 행사 등 운영
이커머스 업계가 고물가 속 소비 침체를 활성화하기 위해 글로벌 할인전을 활용한 직구 프로모션을 여는 등 사업 전략을 다양화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일 인천 중구 인천공항본부세관 특송물류센터에서 미국 대규모 할인 행사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둔 관세 주무관들이 급증한 직구 물품을 검사하는 모습 /뉴시스 |
[더팩트|우지수 기자]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등 긴 경기 침체가 길어지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는 소비자 물가 부담을 덜기 위해 글로벌 할인전을 활용한 행사, 특별관 마련 등 판매 전략을 다양화하는 모양새다. 유통 업계에서는 성수기 4분기에도 시장 체감 경기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이커머스 업체들이 올해 연말 알뜰 소비를 찾는 고객들을 모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소비자물가지수가 가파르게 치솟았다. 통계청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 2020년 0.5% 수준이던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1년 2.5%, 2022년 5.1%, 2023년 3.5% 수준으로 올랐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1.3% 상승하며 3년 9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상승한 물가는 소비자들에게 꾸준한 부담을 주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가 힘을 주고 있는 해외직접구매(직구)는 최근 관심을 갖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불경기에 국내 구매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다양한 상품을 간편히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한국소비자원이 매년 실시하는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구 경험자 75.2%가 '국내보다 가격이 저렴해서 해외 직구를 선택한다고 응답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상품 수,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며 지난해부터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기존 초저가 마케팅에 공동구매 시스템을 도입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제품들을 판매한다. 이 같은 전략이 효과를 내 알리익스프레스 월간 사용자 수가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10개월 연속 쿠팡을 뒤따르며 2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해 10월 한국 전용 상품관 '케이베뉴(K-Venue)'를 출시했고 올해 3월부터 무기한 할인 프로모션 '1000억 페스타'를 열고 있다. 신선식품 1000원 딜은 판매 시작 10초 만에 모든 상품이 매진됐고 즉석밥, 게이밍 모니터, 로봇 청소기, 무선 블루투스 이어폰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유의미한 판매율을 기록했다. 아마존 역시 최근 모바일 초저가 쇼핑 플랫폼 '홀'을 선보이며 관련 시장 공략에 나섰다. 배송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초저가 제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고객 수요가 늘면서 관련 플랫폼을 신설한 것으로 전해진다.
알리익스프레스, 쿠팡, G마켓 등 이커머스 업체들은 이달부터 내달까지 중국 광군제,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등 글로벌 할인 행사 상품을 국내에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사진은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진행 중인 알리익스프레스 홈페이지 메인 /알리익스프레스 홈페이지 갈무리 |
초저가 전략을 앞세운 이벤트는 소비자들이 플랫폼을 찾는 이유가 된다. 1인 가구 수요를 겨냥한 공동구매 방식의 알리익스프레스 '그룹딜'은 신선식품부터 주방용 소형 가전, 생활용품, 전자기기까지 폭넓은 상품군을 저렴하게 판매한다. 알리익스프레스 측은 "늘어나는 생활비 부담 속에서 지출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인 소비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활비 부담을 덜기 위한 또 다른 방안은 대규모 글로벌 할인 행사를 활용하는 것이다. 국내외 이커머스 업체들은 이달부터 연말 할인 행사를 열고 소비자들을 모으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9월까지 누적된 직구 통관 물량은 1억3300만 건으로 이미 지난해 규모를 넘어섰다. 특히 이달부터 내달까지는 중국 광군제와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등 글로벌 할인 행사철로 이 기간은 전년 동기 대비 직구 통관 물량이 40% 이상 급증하는 기간이다. 관세청은 직구 극성수기에 대비해 지난 11일부터 연말까지 '해외직구 특별 통관대책'을 시행한다.
업계는 글로벌 할인전을 국내에서도 체험할 수 있어 소비자들이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효과라고 분석했다. 통상 11월은 국내 쇼핑 비수기로 여겨졌지만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중국 알리바바그룹이 솔로들을 위해 만든 할인 행사 광군제에 참여하는 국내 직구족이 급증하면서 소비가 큰 달이 됐다.
특히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 11일 광군제 첫날 케이베뉴 셀러 판매액(GMV)이 전체 매출액의 약 50%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이 중에서도 가전 및 디지털 카테고리의 성과가 특히 두드러졌고 하루 동안 해당 카테고리 품목 일 매출액은 전날(10일) 대비 약 41배 이상 증가했다.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오는 12월 2일까지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전자제품·건강식품·뷰티·패션·취미용품 등 해외 인기 제품 4만여 개를 최대 할인 판매한다. 신세계그룹 이커머스 플랫폼 G마켓과 옥션은 내달 1일까지 블랙프라이데이 관련 할인 이벤트를 한다. 11번가도 아마존을 비롯한 판매자 1만여 곳이 참여하는 직구 행사 '2024 블랙프라이데이 오리지널'을 오는 30일까지 연다.
이와 관련,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11월 할인 시즌은 유통 업체들이 얼어붙은 소비 심리를 허물기 위해 경쟁적으로 할인전을 진행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높아진 물가와 생활비 상승 속에서 광군제와 같은 직구 할인 행사는 소비자들이 지출을 합리적으로 관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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