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이르면 내달 말 개최…격랑 속에 빠진 경영권 분쟁
고려아연 경영권 변화를 논의할 임시 주주총회 개최와 관련한 법원 심문기일이 27일 열린다. 강성두 영풍 사장이 지난 9월 27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모습. /이새롬 기자 |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이 신청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 허가 심문이 오는 27일 열린다. 영풍·MBK 측은 지분율 우위를 바탕으로 주총을 거쳐 이사회 과반을 확보할 계획이다. 고려아연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한 영풍은 행동주의 대상이 됐다.
26일 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수석부장판사)는 오는 27일 오후 2시 20분 영풍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신청한 임시 주총 소집 허가 심문기일을 진행한다. 영풍은 지난 1일 고려아연 주총 소집을 허가해달라며 법원에 신청서를 냈다.
영풍·MBK 연합은 지난 8일 고려아연을 상대로 주주명부 열람등사 가처분을 신청하기도 했다. 통상 경영권 분쟁에서 주주들로부터 의결권 위임을 받기 위해 주주명부 열람 등사 가처분을 신청한다. 다만 고려아연이 명부를 제공하면서 영풍·MBK 연합은 지난 21일 신청을 취하했다.
통상 임시 주총 소집 허가 사건은 심문기일 한 번으로 종결된다. 재판부는 심문기일을 진행하고 양측에게 준비서면을 추가로 받은 뒤 약 1~2주 뒤 허가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임시 주총은 이르면 다음 달 말 열릴 것으로 보인다.
지분율에 밀리는 최 회장 측은 '경영 능력'을 명분으로 표심 잡기에 나섰다. 영풍이 환경 문제 등으로 조업정지 위기에 처한 상황을 부각한다. 아울러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하이니켈 전구체 관련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판정받은 데 이어 아연 제련 기술도 판정을 신청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 회장 측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영풍은 주주행동주의 대상이 됐다. 영풍 지분 2%를 보유한 머스트자산운용은 영풍이 소각 목적이 아닌 자사주는 취득하면 안 된다고 지적하면서, 정작 10년 이상 보유하고 있는 6.62%의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은 것은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수석부장판사)는 오는 27일 오후 2시 20분 영풍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신청한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 심문기일을 진행한다.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고려아연 본사. /고려아연 |
머스트자산운용은 이날 "고려아연의 현 경영진과 영풍·MBK에 의해 행해지는 일을 통해 상장기업 거버넌스와 주주가치라는 주제에 올바르고 좋은 사례와 판례가 한국 자본시장에 잘 쌓이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고려아연 이벤트를 통해 영풍이 소유한 고려아연 지분가치와 주주권리가 회복되고 상승하게 되기를 응원한다. 영풍은 순자산 90%가 고려아연 지분과 서울 중심부 빌딩으로 구성돼 자산 퀄리티가 좋은데도 주식 시상에서 사실상 제일 싸게 거래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현재 보유 중인 자사주 전량 소각 △1000% 무상증자 혹은 1/10 액면분할 △고려아연 지분 풋옵션 △서울 중심부 빌딩 등 투자부동산 자산재평가 △밸류업 공시 혹은 예정공시 등을 영풍에 요구했다.
특히 영풍·MBK 연합이 지난 9월 맺은 경영협력계약과 관련해 일부 내용을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머스트자산운용은 "옵션 대상 주식 수가 영풍 보유 주식 60%가 맞는지, 행사 가능일이 도달하면 즉시 행사할지 등을 질의한다"라고 했다.
이에 영풍은 "회사 가치를 제고하려는 주주 제안에 공감한다. 내용은 상장법인 재무구조 또는 경영 활동에 관한 사항으로 주가 또는 투자자 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거나 미칠 수 있는 사안"이라며 "내부적으로 적절한 절차를 거쳐 반영할 부분은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이날 영풍·MBK가 요구한 14명 이사 후보자 이력과 적격성 여부를 살피고 집행임원제도 도입 시 장단점 등을 심의한 결과 일부 후보자는 상법상 결격 사유가 인정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고 밝혔다. 이에 영풍은 임시주총을 지연하려는 꼼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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