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택 매매소비심리 3개월 연속↓
실제 거래량도 '주춤'…대출 규제 영향
정부의 대출 규제 영향으로 서울·수도권 주택 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주택 매매소비심리가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더팩트 DB |
[더팩트|이중삼 기자]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 여파로 서울·수도권 주택 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지난달 서울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전달 대비 8.1포인트(p) 떨어진 117.7로 3개월 연속 내림세다. 수도권도 지난 9월(121.1) 대비 8.0p 내린 113.1을 기록해 매매소비심리가 얼어붙었다. 특히 수도권은 소비심리지수가 '상승국면'에서 '보합국면'으로 전환됐다. 보합국면은 매수자들이 거래를 관망하기 시작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 서울·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폭은 4주 연속 줄었고, 거래량도 줄었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가격 상승 피로감과 대출 규제가 맞물리면서 소비심리에 영향을 줬다며 이 추세는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21일 국토연구원의 '2024년 10월 부동산시장 소비자심리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중개업소들을 대상으로 '주택 매도·매수 동향'을 조사한 결과, 주택을 매수하려는 사람(훨씬 많음 0.9%·다소 많음 8.1%)은 9.0%에 그친 반면 매도하려는 사람(훨씬 많음 13.3%·다소 많음 45.8%)은 59.1%에 달했다. 수도권 역시 매수하려는 사람(5.9%)보다 매도하려는 사람(67.3%)이 더 많았다. 일반 가구를 대상으로 '주택 구입 계획'을 묻는 질문에서도 서울·수도권은 '12개월 이후'(서울 73.9·수도권 73.7%)가 가장 많았다. 3개월 이내 구입 계획이 있다는 응답은 각각 3.5%, 4.7%에 그쳤다.
실제 부동산 매수 심리를 의미하는 '매매수급지수'는 매월 감소세다. 매매수급지수는 아파트 매매시장의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선 100보다 수치가 낮을수록 시장에서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수도권은 지난 8월까지 100.2를 기록했지만, 9월(99.3)에 이어 10월(98.1)도 내리막길을 걸었다. 서울은 100을 웃돌고 있지만, 104.2(8월)→102.4(9월)→101.0(10월)으로 매월 줄고 있다.
매매심리가 위축된 배경에는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한 정부의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과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축소 등 대출 규제와 아파트 가격 상승에 따른 피로감이 맞물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주택 매매심리지수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더팩트 DB |
◆ "매매소비심리 올 연말까지 하락할 가능성 있어"
실제 아파트 가격 상승폭도 꺾이고 있는 추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폭은 4주 연속 줄었다. 3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지난 10월 둘째 주(0.11%) 이후 4주째(0.09%→0.08%→0.07%→0.06%) 감소했다. 주택 매매가격지수도 서울은 지난달 0.33%로 전달(0.54%) 보다 0.21%p 줄었고, 수도권도 0.39%에서 0.22%로 0.17%p 줄었다.
거래량도 주춤한 모습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아파트 매매 거래량(20일 기준)은 3417건으로 올해 최고치였던 7월(9188건)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달 기준으로는 703건에 그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일부 선호 단지에서 국지적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그 외 단지는 대출 규제에 따른 매수심리 위축으로 거래가 정체되는 등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매심리 위축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토연구원 관계자는 "그동안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가격과 거래 상승이 주택 매매 소비심리에 반영이 돼왔다. 집값 상승 피로감과 대출 규제가 맞물리면서 매매심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추세는 한번 정해지면 일정 방향으로 계속 가는 경향이 있다. 연말까지 소비심리 지수는 하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