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키움‧미래에셋 1조 클럽 '목전'
메리츠‧KB‧NH투자, 4분기 실적으로 갈릴 듯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영업이익 1조1587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증권사 가운데 첫 번째로 '1조 클럽'을 달성했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이라진 기자] 국내 증권사들은 지난해 단 한 곳도 '1조 클럽(연간 영업이익 1조원 이상)'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최대 7곳의 대형 증권사들의 '1조 클럽' 달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은 유일하게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기며 가장 먼저 '1조 클럽'에 입성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영업이익 1조1587억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먼저 '1조 클럽' 가입에 성공했다. 해당 누적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에 기록한 6473억원 대비 79.01% 늘어난 수준이다.
리테일 부문의 해외 주식 브로커리지 수익 증가와 운용 및 기타 손익의 증가가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투자증권의 브로커리지 수수료 손익은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했다"며 "국내는 6% 감소했으나, 해외는 해외주식 거래대금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데 힘입어 56%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IB 수수료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는데, 기업금융 딜 감소로 인수 및 주선 수수료가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한 영향"이라며 "잔고 증가 및 시중 금리 하락 등에 힘입어 이자손익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으며, 운용 및 기타 손익은 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운용수익과 발행한 달러채가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환산 이익이 발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528% 증가했다. 충당금 등 관련 비용으로는 약 300억원의 환입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되며, 작년 4분기까지 대규모 충당금 적립 이후 올해 3개 분기 연속으로 충당금 환입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뒤이어 삼성증권,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으로 각각 9949억원, 9180억원, 9145억원을 기록하며 '1조 클럽' 가입을 눈앞에 뒀다. 증권업계에서는 4분기 영업이익까지 더할 경우 이들 세 곳은 올해 무난하게 1조원 고지를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증권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1.0% 증가한 3241억원으로 집계됐다. 자산관리(WM) 부문 고객자산 순유입과 퇴직연금 예탁자산 증가 등 고객기반 성장 지속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키움증권의 경우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1.43% 감소한 2680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대비 주춤한 실적이지만 증권가에서는 3분기 실적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국내 거래대금 감소에도 해외주식‧파생 중심을 실적을 방어했다"며 "IB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중심으로 483억원을 기록해 개선 추세가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114.2% 증가한 3708억원을 기록했다. 전 사업 부문의 고른 성장이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트레이딩 부문은 전 분기 대비 19% 오른 3407억원을 기록했으며, 연금과 해외주식 잔고는 각각 40조원, 31조원을 돌파했다. 해외법인의 경우 3분기 누적 세전이익이 1000억원을 넘어섰다.
아울러 누적 영업이익 7000억원대를 기록하고 있는 메리츠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은 4분기 실적에 따라 '1조 클럽' 가입 여부가 갈릴 것이라는 업계 전망이 나온다. 메리츠증권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7447억원, KB증권은 7355억원, NH투자증권은 7339억원이다.
이로써 올해 최대 7곳의 증권사들이 '1조 클럽'을 달성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나온다. 지난해에는 단 한 곳의 증권사도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미래에셋증권이 지난 2020년 증권사 중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했었다. 이후 2021년에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5곳이, 2022년에는 메리츠증권 단 한 곳만이 1조원을 넘겼다.
증권가에서는 주요 대형 증권사들이 올해 3분기 호실적을 달성한 이유로 운용손익 증가, 해외 주식 관련 수탁 수수료 수익 증가, IB 부문 수수료 수익 증가 등을 꼽았다. 아울러 부동산 PF 충당금 적립 등이 줄어든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해 3분기 실적이 전 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이유는 정책금리 인하로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채권‧파생금융상품 관련 운용손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또한 회사별로 차이가 조금 존재하긴 하지만 국내 거래대금 감소에도 불구하고 해외 주식 고객 자산의 꾸준한 증가로 해외 주식 관련 수탁 수수료 수익이 늘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기업금융 부문에서도 전 분기 대비 소폭 감소하긴 했지만, 전년 동기보다는 우수한 IB 관련 수수료 수익이 증가세를 계속 시현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7~8월 금리 하락에 따라 채권 관련 운용·평가 이익 발생했고 해외 주식 거래대금이 역대 최고를 기록한 것이 호실적의 배경"이라며 "특히 부동산 PF 충당금과 해외부동산 감액손실 처리는 이제 거의 마무리된 국면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