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측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 주주에 손해 끼쳐
"한미약품 "임종윤 개인회사 감사받고 있어 심리적 부담 느꼈을 것"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왼쪽)가 지난 4월 열린 한미사이언스 '제51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총회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배임 혐의로 고발당했다. 송영숙 회장이 이사회 승인 없이 기부한 것을 두고 아들 측이 문제를 삼은 것이다.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성준 코리그룹 대표는 지난 13일 서울강남경찰서에 송영숙 회장과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위반'(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인 코리그룹은 송영숙 회장의 장남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가 최대주주다.
한성준 대표는 박재현 대표가 가현문화재단에 이사회 승인과 결의 없이 기부한 것이 배임에 해당한다며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발장에는 한미약품이 가연문화재단에 3년간 120억원을 제공해 한미약품과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주주에게 손해를 끼쳤다는 주장이 담겨 있다. 재단이 지난 3월 열린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송영숙 회장 측에 의결권을 행사한 것에 대해 기부 행위가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가현문화재단은 사진문화의 발전과 활성화를 위해 사진전시를 기획, 개최하는 비영리 기관으로 송영숙 회장이 2002년 설립했다. 이 재단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다.
한성준 대표 측은 주주총회에서 공정하고 중립적인 의결권을 행사해야 할 가현문화재단이 기부를 통해 부당한 의결권을 행사하는 행위는 엄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미약품 측은 이번 고발에 대해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한 아들의 눈 먼 욕심이라고 비난했다. 한미약품은 "가현문화재단은 20년 이상 한미약품그룹의 기부 등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며 "고발의 실제 주체인 임종윤 사장이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10여년 기간에도 이사회 의결 없이 100억원 이상 가현문화재단에 기부가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한미약품이 임종윤 사장 개인회사 룬메이캉에 대한 감사를 착수해 심적인 부담을 느끼면서 이 같은 고발을 진행한 것 같다"며 "어머니인 송 회장을 고발했다고 하니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한 아들의 눈 먼 욕심 앞에서 비정함도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jangbm@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