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이한우, 현대엔지니어링 주우정 선임
불황 극복 및 성장 동력 발굴 가속화
업계, '재무통' 대표 등 수익성 인적 쇄신
현대차그룹은 15일 2024년 대표이사·사장단 임원인사를 단행하고 이한우 현대건설 부사장(왼쪽),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을 각각 대표이사에 내정했다. /현대차그룹 |
[더팩트|황준익 기자]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대표이사를 각각 교체하며 건설업계 불황 속 위기를 극복하는 동시에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낸다.
현대차그룹은 15일 2024년 대표이사·사장단 임원인사를 단행하고 이한우 현대건설 부사장,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을 각각 대표이사에 내정했다.
우선 현대건설의 경우 윤영준 사장 후임으로 이한우 전무(현대건설 주택사업본부장)가 부사장으로 승진, 내정됐다. 이 부사장은 1994년 현대건설 입사 후, 전략기획사업부장, 주택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현장 경험과 전략·기획 전문성을 두루 갖춘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 부사장은 설계·조달·시공(EPC) 역량 향상을 통해 토목·플랜트 등 전 사업 부문에 걸쳐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에너지 분야 중심 전략적 투자 확대를 통해 업계 내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대표이사 선임을 계기로 '도전정신'으로 상징되는 그룹 헤리티지를 지속 계승하는 동시에 미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더욱 주력할 방침이다.
윤 사장이 1957년생인 점을 고려하면 세대교체 성격이 강하다. 1970년대생이 현대건설 사장에 오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사장은 2021년 3월 대표이사로 취임해 올 초 연임에 성공했다. 임기는 2027년 3월까지다. 임기가 많이 남은 상황이지만 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1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1% 감소했다. 수주는 활발했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리스크를 피해갈 수 없었다.
현대건설은 대표이사 선임을 계기로 '도전정신'으로 상징되는 그룹 헤리티지를 지속 계승하는 동시에 미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더욱 주력할 방침이다. /현대건설 |
현대엔지니어링의 경우 홍현성 대표 후임으로 주우정 부사장(기아 재경본부장)이 사장으로 승진, 내정됐다. 주 사장은 그룹 내 대표적 재무 전문가로 기아 창사 이래 최고 실적 달성에 기여한 핵심 인물로 꼽힌다. 이번 보임을 통해 현대엔지니어링 실적 부진 타개와 함께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직 전반의 체질 개선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1964년생인 주 부사장은 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통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소형모듈원전(SMR), 친환경 에너지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상황에서 경영전략과 재무 관리를 강화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임원인사는 역량·성과를 중심으로 글로벌 차원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인사"라며 "대표이사·사장단 인사에 이어 다음달 중순에 있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성과 중심의 과감한 인적 쇄신뿐 아니라 선제적 육성 및 발탁 등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건설업계는 고금리와 건설원가 상승 여파로 불황의 타격을 피하지 못하면서 대대적인 개편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특히 올해 들어 주요 건설사들의 수장이 잇따라 교체되는 등 실적 악화에 따른 경영 쇄신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포스코이앤씨(전중선 대표), GS건설(허윤홍 대표), DL이앤씨(서영재·박상신 대표), SK에코플랜트(장동현·김형근 대표), 신세계건설(허병훈 대표) 등이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했다. 대부분 재무통으로 꼽힌다. 수익성 중심의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악화된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예년보다 빠르게 인적 구조조정에 들어갔다"며 "재무통을 대표로 앉히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임원 감축 등 인적 쇄신이 이뤄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plusik@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