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부터 하의까지 일관되게 연출하되 신발로 '변주'
획일적인 공식에서 벗어난 스타일 요즘 트렌드
짧은 바지에 털부츠를 신은 미국 모델 벨라 하디드. /LF |
유통은 실생활과 밀접한 산업군입니다. 하루에도 수많은 상품이 쏟아져 나와 소비자들의 삶을 윤택하게 합니다. 하지만 이들 상품을 사용하면서 문득 떠오르는 궁금증도 많습니다. 이 코너는 유통 관련 궁금증을 쉽게 풀어드리기 위해 마련했습니다. 알아두면 쓸모 있는 유통 지식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더팩트 | 문은혜 기자] 맨다리에 어그부츠, 풍성한 스커트에 등산화, 트레이닝 바지에 캐주얼 구두. 서울 성수동이나 한남동, 홍대 등 패션에 관심 있는 이들이 모이는 거리에 나가보면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옷차림이다. 계절감도, 분위기도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아이템을 섞어 착용하는 이런 스타일은 보통 '믹스매치'로 정의되곤 한다.
최근에는 뉴욕의 유명 스타일리스 앨리슨 본스타인이 공식을 파괴하는 이같은 스타일링을 '잘못된 신발 이론'이라고 언급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전체적으로 일관된 분위기로 연출하되 마지막 신발을 고를 땐 변주를 줌으로써 새로운 느낌을 창조하는 방식이 유행하고 있는 것이다.
'믹스매치'는 국내에서도 젊은 층에 인기다. 대학내일 20대 연구소가 펴낸 '2024 패션 트렌드를 통해 살펴본 Z세대의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Z세대(1990년대 중후반부터 2010년 초반생)는 고정관념을 탈피한 스타일링을 '힙(개성이 강함)하다'고 인식한다.
다소 난해해 보이는 이같은 스타일이 주목받는 이유는 트렌드를 이끄는 젊은 층의 소비 습관이 점차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영향으로 유행이 변하는 속도가 빨라지자 이들은 새로운 아이템을 사기보다 기존에 가진 것으로 새로운 조합을 시도해 나가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 LF 관계자는 "특히 신발과 옷의 믹스매치를 통해 다양한 스타일링을 연출하는 것이 하나의 놀이처럼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올해 여름에는 트레이닝 바지에 로퍼 같은 캐주얼 구두를 착용하는 것이 인기였다. 편안함과 실용성을 동시에 갖춘 새로운 스타일이 탄생한 것이다.
트레이닝 반바지에 캐주얼한 구두(로퍼)를 착용한 방송인 김나영씨(왼쪽). /김나영 인스타그램 |
로퍼는 꼭 정장에 신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깨지자 관련 상품 판매량도 늘어났다. 이 관계자는 "대학생부터 직장인까지 로퍼를 즐겨 신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질바이질슈어트 로퍼 제품이 올해 완판 대란을 일으켰다"며 "플랫폼 로퍼 상품인 '리버' 경우 LF몰은 물론이고 무신사, 지그재그 등 다양한 패션 플랫폼에서 전 연령대에 골고루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겨울이 다가오고 있지만 한낮에는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자 짧은 바지에 털부츠를 착용하는 스타일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켄달 제너, 벨라 하디드와 같은 해외 유명인들이 반바지 또는 레깅스에 털부츠를 신고 거리를 활보하는 사진들이 공개되면서 언뜻 보면 계절감과 맞지 않는 조합이 유행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갈수록 짧아지고 있는 가을에 신발을 따로 사기보다는 겨울용 방한 신발을 가을부터 최대한 활용하려는 심리도 녹아 있다.
중요한 것은 스타일뿐 아니라 본연 기능에도 충실한 아이템이 실제로 많이 판매된다는 점이다. 패션업계는 착화감과 보온성을 모두 갖춘 신제품을 앞다퉈 출시 중이다. 특히 방수 코팅 처리된 천연 소가죽에 부츠의 안감과 바닥면 전체가 100% 양모로 구성된 제품들이 인기가 많다.
LF 관계자는 "획일적인 공식에서 벗어나 독창적인 스타일로 최대한의 개성을 표현하려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패션업계에도 변화된 소비 습관과 개성을 반영하는 창의적인 트렌드가 자리잡아 가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