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과 MBK 파트너스는 13일 고려아연 이사회가 유상증자 계획을 철회한 것과 관련해 "애당초 진행되지 말았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물을 마시고 있는 모습. /서예원 기자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영풍과 MBK 파트너스가 13일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철회 결정과 관련해 "일반공모 유상증자는 애당초 진행되지 말았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영풍·MBK 측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자본시장과 주주들의 신뢰를 경시하며 시작한 일반공모 유상증자가 자본시장에 큰 혼란을 끼치고 기존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힌 후에야 뒤늦게 철회된 점에 대해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서 안타까움을 가진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고려아연 측의 자기주식 공개매수와 유상증자까지 일련의 과정을 통해 최윤범 회장의 전횡으로 인해 고려아연의 운영 및 감독 체계인 '거버넌스'가 얼마나 훼손됐는지를 직접 목격했다"며 "우리는 최 회장 주도로 고려아연 이사회가 추진했던 자기주식 공개매수가 회사에 중대한 피해를 입힌 것이었음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MBK와 영풍은 임시 주주총회 개최를 통해 신규 이사들을 선임함으로써 유명무실한 고려아연 이사회 기능을 정상화하고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해 고려아연에 새롭고, 투명한 거버넌스 체제를 신속하게 확립하고자 한다"고 했다.

한편 고려아연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고려아연 최 회장 측은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차입금을 활용한 자사주 공개매수를 진행한 이후, 2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로 채무를 상환하겠다고 했다. 이에 시장이 거세게 반발하고, 금융감독원은 문제가 있다며 조사에 착수했다.

고려아연 측은 이날 이사회 결정 후 "주주들의 우려와 시장 혼란에 대해 충분히 경청하고, 이를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주주 보호와 시장의 안정을 도모하고, 신뢰를 회복하는 가장 합리적이고 최선의 방안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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