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 성장 가능성 고려"
영풍·MBK 파트너스 연합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이 13일 유상증자 방향을 결정하는 이사회를 진행한다.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고려아연 본사. /고려아연 |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영풍·MBK 파트너스 연합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이 13일 유상증자 방향을 결정하는 이사회를 진행한다. 향후 열릴 주주총회에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최종 승자가 가려질 전망이다.
고려아연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일반공모 유상증자 방향성을 결정한다. 고려아연은 지난달 30일 보통주 373만2650주를 일반공모 방식으로 유상증자한다고 했다. 금융감독원은 정정신고서를 요구했고 유상증자 계획은 실행이 중단됐다.
영풍·MBK 연합과 최 회장 측은 각각 공개매수와 자사주 공개매수를 벌였다. 양측 의결권 지분은 영풍·MBK 연합이 44%, 최 회장 측이 40~41%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국민연금과 국내외 기관투자자, 소액주주 등이 보유한 나머지 지분 16% 향배가 승패를 결정할 것으로 본다.
주주총회 표 대결은 매매 가격과 수익성이 주된 판단 기준이었던 공개매수와 달리 기업 장기 경쟁력과 비전, 산업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중요 고려 사항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있다. 협력관계에 있는 한화와 LG, 현대자동차 등도 장기적 사업 시너지를 고려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고려아연 지분 7.83%를 보유해 캐스팅보트로 평가받는 국민연금은 최근 5년 동안 고려아연 주주총회 안건 92.5%를 찬성해왔다.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은 지난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기금의 장기적 수익률 제고 측면에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영풍은 최근 대법원에서 주요 사업장인 경북 봉화 석포제련소 조업정지 60일 처분이 확정된 데 이어 10일 조업정지 처분이 예고된 상태다. MBK 파트너스는 주요 공적기금 위탁운용사 선정에 연이어 탈락한 상황이다.
영풍·MBK 연합은 강성두 영풍 사장과 김광일 MBK 파트너스 부회장 등 2명을 고려아연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고, 변현철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등 12명을 사외이사로 선임해 이사회 과반을 장악할 계획이다.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영풍이 제안한 배당 확대안은 기각되고 고려아연 이사회 원안이 찬성으로 통과된 점 등 여러 변수가 있다는 평가가 있다. 단기 배당보다 기업가치 제고를 중시했다는 사례라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남은 주주는 단기 이익보다 고려아연 장기 성장 가능성을 중시하는 투자자이거나 사업 협력이 필요한 기업"이라며 "MBK와 영풍이 이들을 설득할 명분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고려아연 최 회장 측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bell@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