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증권사 책임 있으니 보상하라"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삼성증권 등은 투자자들에게 미국 주식 주간 거래 중단 사태 관련 보상은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이라진 기자] 미국 주식 주간 거래(데이마켓 오전 9시~오후 5시)가 중단 여파로 투자자들의 민원이 폭주하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들의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부 대형 증권사들은 투자자들에게 미국 주식 주간 거래 중단 사태에 대해 보상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거래 중단 귀책이 자사가 아닌 미국 대체거래소(ATS)인 블루오션에게 있다는 이유에서다.
데이마켓 서비스를 이용했던 투자자들은 금감원과 증권사에 민원을 제기하고 나섰다. 오픈채팅방을 개설해 금감원 민원과 단체 피해 보상 요구 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투자자들은 매수·매도의 적절한 시기를 놓쳐 피해가 발생했고 서비스를 제공·홍보한 증권사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지난 5일 오후 4시 40분경 블루오션은 자사와 제휴를 맺고 미국 주식 데이마켓 서비스를 제공 중인 국내 증권사들에게 오후 2시 45분 이후에 체결된 거래는 일괄 취소한다고 통보했다. 주문량 폭증으로 처리 한도를 초과해 장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날 데이마켓 거래로 발생한 손실과 이익은 모두 말소 처리됐다.
또한 체결 취소 후 매매내용 원상 복구 작업이 늦어지면서 프리마켓까지 거래가 지연됐다. 다수 증권사가 정규장 개장 전까지 롤백 작업을 마무리했지만 일부 증권사는 작업이 늦어져 자정 넘어서도 투자자들이 거래를 하지 못했다. 매매 정상화는 6일 새벽 1시를 넘겨서야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에 따르면 주간 거래를 중개 중인 증권사는 19곳으로 해당 서비스 차질로 투자자 계좌 약 9만개에서 6300억원의 거래 금액이 취소됐다.
투자자들의 민원에 금감원은 증권사들에게 2주 간의 자율조정 기간을 줬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보상이 어렵다는 입장을 사실상 공식화하고 있다. 일부 대형 증권사들은 투자자들에게 "보상은 어렵다"는 취지의 안내문을 공지하거나 민원 답변에 순차적으로 발송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투자자들에게 안내문을 통해 "이달 5일 미국 주식 거래 취소와 6일 있었던 본 장(정규장) 지연 거래에 따른 보상을 요구하는 고객님의 주장을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
삼성증권은 민원을 접수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보상이 어렵다는 내용의 답변을 보내고 있다.
KB증권은 각 민원의 유형별로 민원인의 주장과 요구사항에 대해 사실 조사 중이다. 이후, 자사 보상 기준과 과거 사례 등을 참고해 내부 절차를 거쳐 민원인에게 회신할 예정이다.
한편, 최근 블루오션은 금융투자협회에 현지 ATS 관련 법령에 따라 보상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에 금투협은 국내 증권사들과 함께 추후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