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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온도 36.5℃③] '소셜벤처' 트리플래닛, 정부 인증 없이 '아이템'으로 승부
입력: 2024.06.26 00:00 / 수정: 2024.06.26 00:00

2010년 '나무 심기 게임'으로 시작…기업 후원 등으로 운영

트리플래닛은 지난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백두대간수목원과 함께 만병초를 심으며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숲 조성 활동을 벌였다. /트리플래닛
트리플래닛은 지난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백두대간수목원과 함께 만병초를 심으며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숲 조성' 활동을 벌였다. /트리플래닛

영리(營利)를 얻기 위해 재화나 용역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조직체. 국어사전에 소개된 기업의 사전적 정의다. 하지만 모든 기업이 영리 추구를 목적으로 하지는 않는다. 취약계층에 일자리 제공 등 사회적 목적을 우선적으로 추구하는 '사회적기업'도 있다. 고용노동부 주관으로 사회적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법도 제정돼 2007년 7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사회적기업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특히 올해부터 예산이 대폭 삭감돼 사회적기업은 기존과는 다른 생존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 사회적기업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나아갈 길을 모색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우리 사회에서 충분하게 공급되지 못하는 사회 서비스를 확충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사회통합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사회적기업 육성법 목적을 설명하는 조항인 '사회적기업 육성법' 제1조 일부 내용이다. 지난 2007년 제정 이후 2010년 표현이 일부 수정됐으나, 당시 규정한 사회적기업의 목적 '사회 서비스 확충'과 '일자리 창출'은 현재까지 남아있다.

사회적기업 육성법 제정 이후 정부의 인증을 받은 사회적기업은 인건비, 융자와 세제 혜택 등의 지원을 받았다. 당시 법안을 발의한 열린우리당(현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현 국회의장)이 '고용'과 '복지' 두 마리 토끼를 강조했듯, 대부분 '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맞춘 사회적기업이 많았다.

사회적기업은 까다로운 정부 인증을 받아야 한다. 사회적기업과 목적은 비슷하지만 설립 기준에 구애받지 않는 기업이 바로 '소셜벤처'다. 지난 2010년 설립된 이후 15년 가까이 성공적으로 운영되는 기업 트리플래닛이 대표적인 사례다.

'세상 모든 사람이 나무를 심을 수 있는 방법을 만들자'라는 설립 목표에서 알 수 있듯, 트리플래닛은 단순히 개인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국한하지 않는 기업이다. 정부 주도가 아닌 민간 주도인 데도 사회적기업으로서 트리플래닛이 성공할 수 있던 배경에는 '아이템'에 있다.

지난 2010년 김형수 씨가 만든 트리플래닛은 그해 나무 심기 스마트폰 게임을 출시했다. 게임에서 가상 나무를 심으면, 실제로 나무를 심는 방식이다. 게임은 안드로이드와 IOS, 페이스북 게임 등에서 출시돼 지난 2014년 누적 다운로드 100만을 달성했다.

실제 나무를 심을 때는 개인과 기업으로부터 받은 후원금이 사용됐다. 대신 게임에 등장하는 아이템에 후원 회사 로고를 새겼다. 이같은 인연으로 현재 삼성SDI, SK, 현대자동차, 기아, 한화, 네이버를 비롯해 구글과 아우디, BMW 등 해외 기업들도 후원 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트리플래닛 게임 인트로 영상. /유튜브 갈무
트리플래닛 게임 인트로 영상. /유튜브 갈무

한화그룹은 2011년부터 트리플래닛과 파트너십을 맺고 '한화 태양의 숲'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한화그룹은 2012년 몽골 토진나르스 사막화 방지 숲을 시작으로 경북 울진에 11번째 숲을 조성했다. 이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트리플래닛이 진행했던 또 다른 사업은 유명 연예인 팬들의 기부를 통해 숲을 조성하는 '스타 숲' 프로젝트다. 지난 2012년 시작한 스타 숲 프로젝트로 샤이니 숲, 동방신기 숲, 소녀시대 숲 등 유명 연예인 이름을 따 숲을 조성했다.

트리플래닛은 나무를 심는데 사회적 '의미'를 찾기도 했다. 지난 2015년 오드리 헵번의 아들 션 헵번 페러의 제안으로 '세월호 기억의 숲' 조성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모금 시작 36일 만에 목표 금액 200%를 웃돈 2억568만원을 달성해 전남 진도 무궁화동산에 숲을 조성했다.

트리플래닛은 세월호 기억의 숲을 시작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소녀들을 기억하는 숲', '연평해전 영웅의 숲' 조성 프로젝트를 벌이며, 사회통합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하고자 노력했다.

트리플래닛의 노력은 글로벌 사회 혁신 기업 인증인 '비콥 인증(B-Corporation)' 획득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비콥은 '베네핏 코퍼레이션' 약자로, '이윤'보다 '유익'을 중시하는 사회적기업을 인증하는 글로벌 제도다. 트리플래닛은 지난 2013년부터 비콥 인증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는 게임과 스타 숲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지 않지만, 그간 노력을 바탕으로 맺어진 기업이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후원금을 받아 나무를 심고 있다. 지난 4월 22일에는 지구의 날을 맞아 백두대간수목원과 함께 만병초를 심으며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숲 조성'을 벌였다.

트래플래닛 관계자는 "가능한 모든 사람이 나무를 심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가능한 많은 기업이 자연환경 보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인류 다음 세대가 지구를 물려받을 수 있도록 '숲'이라는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상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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