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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이커머스, 시장 장악 속도…다음 목표는 '패션 플랫폼'
입력: 2024.04.25 00:00 / 수정: 2024.04.25 00:00

알리, 에이블리 투자 검토…쉬인은 국내 브랜드 입점 권유
"기업 판로 개척은 기대, 시장 데이터 제공은 우려"


알리익스프레스 모기업 알리바바그룹이 국내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에 1000억원 규모 투자를 논의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지하철 강남역 승강장에 게시된 알리익스프레스 광고 /우지수 기자
알리익스프레스 모기업 알리바바그룹이 국내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에 1000억원 규모 투자를 논의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지하철 강남역 승강장에 게시된 알리익스프레스 광고 /우지수 기자

[더팩트|우지수 기자] 중국 이커머스가 국내 시장 진출 페달을 밟는다. 이들은 중국산 초저가 상품 전략으로 오픈마켓 고객을 끌어모은 뒤 패션 업계 진입도 시도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국내 성장세가 뚜렷한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에 1000억원대 투자를 계획 중이며, 중국 패션 기업 쉬인은 국내 브랜드에 입점을 권유하는 등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생활용품, 신선식품에 이어 패션까지 범위를 넓히는 중국 이커머스 행보가 주목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를 운영하는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알리익스프레스 모기업 알리바바그룹과 1000억원대 투자 유치를 논의 중이다.

에이블리는 현재 시리즈C 투자를 위해 총 2000억원 규모의 다양한 투자 방안를 검토하고 있다. 알리바바그룹는 대상 기업 중 하나다. 알리바바그룹은 에이블리 기업 가치를 2조원 규모로 책정하며 지분 5% 규모 투자 계획을 세웠다.

알리바바그룹이 국내 이커머스 업체 투자를 전면 검토하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회사는 에이블리가 20~30대 여성 고객층이 주류를 이루고, 고객 맞춤형 알고리즘 서비스를 운영하는 점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바바그룹은 지난해까지 11번가와 티몬, 무신사·W컨셉 등 온라인 플랫폼 투자에도 관심을 보여 왔다.

에이블리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왓챠 공동 창업자 강석훈 대표가 지난 2018년 3월 설립했다. 설립 당시 서울 동대문 의류 쇼핑몰 소호를 입점시켜 온라인 상품 거래를 중개했다. 현재 5만여 개 쇼핑몰이 입점해 있는 대형 플랫폼이다. 에이블리는 창업 이후 5년간 적자를 냈지만 지난해 영업이익 33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알리바바그룹은 알리익스프레스로 국내 이커머스 고객 수 2위를 달성한 데 더해 패션 시장까지 영역을 넓히려는 모양새다. 패션 플랫폼 사용자수 1위 에이블리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 리테일 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에이블리 앱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805만명이다. 전체 쇼핑 앱으로 따지면 쿠팡(3086만명), 알리익스프레스(887만명), 테무(829만명)에 이은 4위다. 이번 투자를 유치하게 되면 이용자 수 2위부터 4위 쇼핑 앱이 중국 커머스 영향을 받게 되는 셈이다.

알리바바그룹에 이어 중국 패션 플랫폼 쉬인도 국내 진출에 속도를 낸다. 쉬인은 최근 국내 SPA브랜드 등 의류 기업에 입점 관련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지난 2022년 12월 국내 법인을 세웠지만 그동안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펼치지 않았다.

쉬인은 지난달부터 중국 내 채용 사이트에서 한국 법인과 중국 본사를 매개할 한국어 능통자 인력을 고용하고 있다. 쉬인은 신제품 의류를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만들고 유통하면서 세계 점유율을 대폭 키웠다. 진출 국가 패션 브랜드를 적극 인수하면서 현지 고객을 모았는데, 한국에서도 이같은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점쳐진다. 미국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쉬인의 지난 2020년 미국 내 패스트 패션(유니클로, 자라 등 SPA브랜드 포함) 시장 점유율은 12%였는데, 지난해 11월 말에는 50%까지 급성장했다.

알리익스프레스·쉬인 등 중국 업체가 국내 패션 회사와 접촉하는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사업 확대 가능성과 정보 유출 위험이 혼재하는 양날의 검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6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린 지적재산권 및 소비자보호 강화 기자간담회에서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우지수 기자
알리익스프레스·쉬인 등 중국 업체가 국내 패션 회사와 접촉하는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사업 확대 가능성과 정보 유출 위험이 혼재하는 '양날의 검'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6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린 '지적재산권 및 소비자보호 강화' 기자간담회에서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우지수 기자

패션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업체와 중국 이커머스 협업에 대해 '양날의 검'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채널 확장이 필요한 브랜드와 업체는 거대 자본이 투입된 중국 이커머스 채널을 성장 발판으로 사용할 수 있다. 반면 중국 이커머스가 한국 시장을 장악하기 수월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업체가 확보해 둔 소비자를 기반으로 고객별 선호 품목, 시장 트렌드 등 국내 데이터를 중국 기업이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 패션 업계 관계자는 "에이블리는 동대문 보세 브랜드 상품을 주로 판매한다. 저가 정책으로 플랫폼을 운영하는 중국 업체를 통해 판로를 넓히면 그만큼 매출 성장 기대치가 높을 것"이라면서도 "국내 업체에 투자를 유치한 것은 국내 고객층을 확보한 플랫폼의 시장 데이터, 영업 노하우 등을 확보하기 위함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패션 플랫폼 관계자는 "알리바바가 에이블리에 투자하게 되면 1000억원 자본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할 것이다. 직·간접적 운영 간섭이 있을 것"이라며 "투자자 측에서 고객 정보 등을 요구한다면 쉽게 뿌리치는 것은 힘들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알리바바그룹 투자에 대해 에이블리 관계자는 "투자 논의 단계를 시작했을 뿐,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며 "기업가치 2조원을 인정 받은 상황에 여러 가지 투자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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