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페이 1000억 원 수수료 이익 예측에도 '상생' 결정
애플페이 수수료 인하 요구 목소리도
삼성전자가 간편결제 서비스 삼성페이의 카드수수료 무료 정책을 이어가기로 결정하면서 화살은 유료를 고수하고 있는 애플페이로 향하고 있다. /이선영 기자 |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삼성전자가 간편결제 서비스 삼성페이의 카드수수료 무료 정책을 이어가기로 결정하면서 화살은 유료를 고수하고 있는 애플페이로 향하고 있다. 카드사들 사이에서는 한국 애플페이 수수료가 다른 국가에 비해 턱 없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애플페이도 수수료 인하에 동참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 19일 삼성페이 수수료 무료를 결정했으며 이와 관련해 국내 카드사들과 재계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카드사와의 세부 계약 기간과 조건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특히 삼성전자는 수수료 무료 결정을 발표하면서 국내 간편결제 시장의 건강한 생태계를 위해 카드사들과 상생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삼성페이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카드사들과 '삼성페이 앱카드 서비스 운영 협약'을 맺고 수수료 무료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5월 카드사들에 '8월10일 이후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 수수료 유료화 가능성이 불거졌으나 무료 정책 유지를 결정하면서 혼란이 일단락됐다.
카드업계에서는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페이가 0.15%의 수수료를 부과할 경우 연 700억~1000억 원가량의 추가 수수료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따른 수익성이 악화가 소비자 혜택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왔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22년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휴대전화 제조사를 통한 간편결제 이용 금액은 일평균 1853억2000만 원, 이용 건수는 717만3000건이었다. 올해 이용금액이 지난해와 비슷하다고 가정하고 애플페이 수수료율(0.15%)을 삼성페이에 적용하면, 한 해 카드사가 삼성전자에 지불할 수수료는 1014억 원에 달한다.
여기에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 여타 간편결제 업체들도 유료화 분위기를 타고 수수료를 받게 되면 카드사들의 수익 악화는 심화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가 상생을 택하자 애플페이 역시 국내 시장의 '생태계 교란'을 멈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시스 |
삼성전자가 삼성페이 무료화를 결정하면서 애플페이의 수수료 정책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상생을 택하자 애플페이 역시 국내 시장의 '생태계 교란'을 멈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애플페이는 현대카드와의 단독 제휴를 통해 올해 초 국내에 상륙했다. 애플페이는 현대카드에 결제 건당 최대 0.15%의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애플페이를 도입한 국가별 수수료를 살펴보면 미국은 건당 최고 수수료 0.15%를 지불하고 중국과 이스라엘은 각각 0.03%, 0.05%가 부과되고 있다.
이에 애플의 수수료 비용이 지나치게 높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 17일에도 카드사노동조합협의가 기자간담회를 열고 애플의 높은 수수료에 대해 거세게 비판했다.
김재범 금융노조 사무총장은 "우리나라의 애플페이 수수료율은 다른 국가에 비해 턱없이 높은 수준"이라며 "금융당국은 아무 말도 못 하고 카드사의 희생만 강요하고 있어 우리나라는 '글로벌 호구'가 돼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카드사들도 애플페이 도입을 고민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수수료율이라고 지적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국내 애플페이 수수료의 경우 애플페이가 진입한 시장 중 가장 비싼 수준의 수수료가 책정돼 애플페이를 도입여부를 고민하는 카드사의 경우 고민이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이는 결국 소비자의 편의성 저하와 직결되는 부분, 국내 경기 흐름, 간편결제 소비자 편의성 등 다양한 부분을 고려했을 때 애플페이 수수료 정책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