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25일 금융통화위원회 개최
기준금리 동결 시 3회 연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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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25일 본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더팩트 DB |
[더팩트│황원영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다음 주 중 열리는 가운데 또다시 기준금리 동결 카드를 꺼낼 것인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물가상승률과 금융리스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금통위가 3회 연속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원·달러 환율 상승세나 전기·가스요금 인상 여파에 따른 물가 상승 압박은 고민 요소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25일 본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금융권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지호 BNP파리바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전일 보고서를 통해 금통위원들이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내릴 것으로 관측했다. 올해 말까지는 정책 금리를 유지하고 내년 1분기에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금통위가 가까운 시일 내에 금리 인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할 가능성이 높고,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시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한은이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전망치보다 0.1~0.2%포인트 낮은 1.4~1.5%로 제시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소비자물가지수(CPI) 전망치는 3.5%로 변경하지 않고 유지하되 근원 CPI(식품 및 에너지 제외) 전망치를 3.1~3.2%로 0.1~0.2%포인트 상향할 것으로 예상했다.
금통위가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하면 지난 2월과 4월에 이어 3회 연속 현행 금리 수준을 유지하게 된다. 시장에서는 사실상 금리 인상기가 끝났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 같은 전망이 나온 배경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7%를 기록했다. 지난해 2월(3.7%) 이후 14개월 만에 3%대로 내려선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한은 전망과 일치한다. 앞서 한은은 2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로 낮아지고, 연말에는 3% 수준을 나타내는 등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침체와 금융리스크 등도 동결에 힘을 싣는다.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3%에 그쳤다. 그나마 민간소비 덕에 두 분기 연속 역성장을 피했다. 통관기준 무역수지는 14개월째 적자를 기록했다. 4월 말 기준 올해 누적 무역적자액은 252억 달러로 지난해 절반을 넘어섰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금리 여파로 가계의 이자 부담이 급증하면서 대출 연체율도 높아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월 말 국내은행 가계대출(원화) 연체율은 0.32%로 전월 말 대비 0.04%포인트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연체율(0.20%)은 0.02%포인트 상승하고 주담대를 제외한 신용대출 등의 연체율(0.64%)도 0.09%포인트 늘었다.
저축은행과 대부업체 연체율도 각각 5%와 10%를 넘어섰다. 올해 1분기 전국 79개 저축은행 평균 연체율은 5.1%로 나타났다. 저축은행 연체율이 5%대를 넘어선 것은 2016년(5.8%) 후 처음이다. 가계 신용위험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금리 인상이라는 무리수를 둘 필요가 없다는 분석이다.
다만,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오를 가능성은 금통위에 고민을 더한다. 지난 16일부터 전기요금이 ㎾h당 8원, 가스요금이 MJ당 1.04원 인상됐다. 이번 전기·가스요금 인상으로 인한 가계 부담은 한 달 4인 가구기준 7400원가량이 될 전망이다. 지하철과 버스 요금도 오른다. 당초 서울시는 올해 하반기 지하철 요금을 300원 인상할 예정이었으나 물가 상승 부담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진행키로 했다. 이 같은 공공요금이 오를 경우 물가 상승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차가 역대 최대로 벌어진 상황도 부담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달 초 0.2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한미 기준금리 역전 폭도 1.75%포인트로 벌어져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크게 낮아지면, 외국인 투자 자금이 더 높은 수익률이나 안정적인 투자처로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있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불안정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전일 원·달러 환율은 소폭 내린 1337.2원에 거래를 마쳤으나 장 초반에는 1343.0원까지 오르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16일까지 6거래일 연속 상승(종가 기준)하기도 했다.
다만 한은은 한‧미 금리차를 좁히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환율 변동성이 클 경우에는 금리뿐 아니라 여러 다른 정책을 통해 반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금통위부터는 지난달 공식 취임한 박춘섭 대한체육회 사무총장과 장용성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금통위원으로 합류한다. 이들이 어떠한 성향을 보일지도 관심사다. 지난 4월 금통위에선 금통위원 중 5명이 최종 금리 수준을 3.75%로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