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에 '로봇 AI 연구소'를, 국내에 ;글로벌 SW 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미래 신사업 핵심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현대차그룹 측은 설명했다. /현대자동차 제공

[더팩트 | 김태환 기자] 현대자동차그룹(현대차그룹)이 미래 신사업의 핵심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미국에 '로봇 인공지능(AI) 연구소'를 설립하고, 국내에 '글로벌 소프트웨어(SW) 센터' 설립을 추진한다. 연구소들을 활용해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 미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핵심 인재 양성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의 기틀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12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로봇 AI 연구소는 고도의 AI 역량 확보를 목표로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케임브리지에 로봇 AI 연구소를 설립된다.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3개사는 이날 로봇 AI 연구소에 총 4억2400만 달러(약 5500억 원)를 출자한다고 발표했다. 또 로보틱스 분야에서 AI 역량을 꾸준히 확보해 온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로봇 AI 연구소에 소수 지분을 투자할 예정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2021년 6월 현대차그룹에 인수된 미국 로봇 전문 기업이다.

로봇 AI 연구소의 법인명은 '보스턴 다이내믹스 AI 인스티튜트'로 검토 중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창업자이자 전 회장인 마크 레이버트가 최고경영자(CEO) 겸 연구소장을 맡아 우수 인재를 조속히 채용해 나갈 계획이다.

로봇 AI 연구소는 로보틱스 역량을 지속 강화하는 한편, 로봇 기술의 범용성을 극대화하는 연구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먼저 로봇 AI 연구소는 차세대 로봇의 근간이 될 기반 기술 확보를 추진한다. 운동지능, 인지지능 등의 로봇 기술력을 지속 발전시키는 동시에 외부 환경과의 상호작용으로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해 학습하고 그 유효성을 검증해 궁극적으로 로봇 제어의 한계에 도전한다.

또 로봇 기술의 범용성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하는 AI 모델도 연구개발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로봇 AI 플랫폼을 판매하는 자체 수익화 모델도 구축할 방침이다.

아울러 로봇 AI 연구소는 우수 연구 인력 유치, 다양한 산학연 주체들과의 적극적인 협업도 추진한다. 로봇 AI 연구소가 설립되는 보스턴 케임브리지 지역은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 하버드대학교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과 연구기관, 글로벌 주요 테크기업이 다수 위치한 곳이다.

더불어, 현대차그룹은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소프트웨어로 정의되는 차량. 소프트웨어가 차량의 주행 성능을 비롯해 각종 기능, 품질을 규정한다는 뜻) 개발 체계 조기 전환과 소프트웨어(SW)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그룹 소프트웨어 역량 개발을 주도할 '글로벌 SW 센터'도 국내에 설립하기로 했다.

최근 자동차 산업에서는 MECA(모빌리티 Mobility, 전동화 Electrification, 커넥티비티 Connectivity, 자율주행 Autonomous Driving) 실현을 위해 어느 때보다 소프트웨어 역량 확보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어, 이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센터 구축의 일환으로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 스타트옵 '포티투닷(42dot)'을 인수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글로벌 SW 센터는 내부 인재 양성을 강화하는 것에 더해 적극적으로 외부 인재 영입 및 대외 협력을 추진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며 SDV 개발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최적의 고객 맞춤형 솔루션 구현을 목표로 소프트웨어 역량을 단계적으로 고도화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SW 센터는 기존 개발 체계에 의존하지 않는 유연하고 창의적인 조직 문화를 기반으로 과감한 혁신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며 "높은 수준의 소프트웨어 역량을 조속히 확보해 SDV 개발 체계의 조기 정착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