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전문업체 오뚜기의 상표권을 침해했다는 지적을 받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지지자 모임 '재명이네 슈퍼'가 임시 휴업을 결정했다. /'재명이네 슈퍼' 홈페이지 |
'재명이네 슈퍼', 오뚜기 상표권 침해 논란에 결국 '임시 휴업'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를 홍보해 온 지지자 모임 '재명이네 슈퍼'가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식품 전문업체 오뚜기의 상표권을 침해했다는 지적이 나와서다.
'재명이네 슈퍼'는 6일 홈페이지를 통해 "이재명 후보께 조금의 누라도 끼칠까 염려돼 재명이네 슈퍼 임시휴업을 어렵게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문제가 된 오뚜기 패러디물은 변호사 자문을 통해 시민들이 자유롭게 만든 홍보물이며, 문제없다는 결론을 얻어 게시했으나 오뚜기 법무팀으로부터 해당 홍보물에 대한 삭제 및 회신이 이루어지지 않을 시 상표법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행위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메일을 받고 아래와 같은 순서로 처리했다"고 전했다.
재명이네 슈퍼 측은 ▲ 오뚜기 법무팀의 요청대로 즉시 관련 게시물 삭제 ▲ 자원봉사 변호사 두 분께 자문을 구함 ▲ 상표법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행위에 해당하지 않으며, 오히려 오뚜기 측의 강요나 협박에 해당될 수 있다는 말씀을 듣고 항의의 의미로 게시물 게시 ▲ 오뚜기 법무팀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양자 간 입장을 나누고 마무리 ▲ 항의성 게시물을 즉시 내리고, 신중하겠다는 게시물 게시 등의 순서로 처리했다고 알렸다.
재명이네 슈퍼는 "저희는 더불어민주당과도, 후보님과도 관련이 없는 일반 지지자의 자발적 모임"이라며 "저희의 콘텐츠가 후보에 대한 홍보가 아닌 민주진영의 분열이나 왜곡보도의 씨앗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했다.
끝으로 "재명이네는 잠시 재정비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재명이네 슈퍼는 오뚜기 로고에 '이재명'을 쓰고 '오뚜기처럼 일어서는 지지율'이라는 문구를 넣어 홍보물을 제작했다. /'재명이네 슈퍼' 홈페이지 |
앞서 재명이네 슈퍼는 오뚜기 로고에 '이재명'을 쓰고 '오뚜기처럼 일어서는 지지율'이라는 문구를 넣어 홍보물을 제작했다. 이에 대해 오뚜기는 "오뚜기는 특정 정당이나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행위와 아무런 연관이 없다"면서 해당 게시물을 삭제를 요청했다.
하지만 재명이네 슈퍼 측은 오뚜기의 요청을 비아냥대는 표현을 사용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들은 "법 위반 사항이 없는 것이 명백하지만 귀사 법무팀의 가상한 노력에 감복해 오뚜기 패러디 홍보물을 삭제하고 앞으로 사용하지 않도록 했다"며 "앞으로도 열일하시되 상대방이 그정도 허세에 쫄지 안쫄지는 봐가면서 대응하시길 기원한다. 더러워서 안쓰겠다. 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있잖아. (풀)무원이네로 갈래, (청)정원이네로 갈래"라며 오뚜기 불매 운동을 암시하기도 했다.
재명이네 슈퍼 측의 이러한 대응은 지나치다는 지적이 일었다. 네이버 아이디 'qhgu****'는 "가게 주인이 '왜 훔쳐요' 하니까 이재명 지지자들이 '더러워서 안 훔쳐' 이러고 있네"라고 적었으며 'kjh5****'는 "상표를 무단으로 도용하고 더럽히고도 사과는커녕 더러워서 안 쓴다고?"라고 지적했다.
여권 인사인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도 "기업의 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후보 지지를 위해 기업의 브랜드와 상품을 사용하는 일은 자제해야 한다"며 "기업이 상표권 침해 등의 이의를 제기했을 때에 그 법적 해석을 따지지 말고 정중히 받아들여야 한다. 법 이전에, 도의적으로도 기업 활동에 폐를 끼치는 정치 행위는 바르지 않다"고 말했다.
jangbm@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