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자급률 0.,5% 불과 대부분 수입 의존[더팩트 ㅣ박희준 기자]중국 의존도가 높은 요소수에 대한 중국의 수출제한 조치로 국내에선 요소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특정 국가에 대한 수입의준도가 높아 국내에 큰 파장을 몰고 올 상품은 요소수만이 아니다. 밀과 콩, 옥수수 등 3대 곡물도 그럴 위험을 안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7위의 곡물수입국가로 3대 곡물을 2~3개 국가에 의존하고 있는데다 자급률이 극히 낮기 때문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 10월 펴낸 '곡물 수급안정 사업 정책 분석'에서 "품목별 수입 의존국가가 집중돼 있어 이들 국가가 작황 감소와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등으로 무역제한 조치를 할 경우 가격 상승에 취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2019년 기준 국내 곡물 수요량 2014만t 중 76.6%인 1611만t을 수입물량으로 충당했다. 주로 밀, 콩, 옥수수 등 3대 품목이 전체 수입량의 95%를 차지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7번째로 많은 곡물을 수입하는 국가가 됐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는 밀과 콩, 옥수수 등 3대 품목은 최근 5년간 2~3개 국가에 80~90% 이상의 높은 수입의존도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수입의존도는 밀 78.4%, 콩 93.1%, 옥수수 82.5%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밀은 미국과 호주, 우크라이나 등 3개 국가에서 80%를 수입하고 있다. 콩은 대부분 미국과 브라질에서 수입한다. 옥수수는 미국,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3개국에서 80%를 수입한다.
수입의존도가 높은 일본에 비해서도 우리나라의 수입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밀 수입의존도는 33%, 콩은 86%,옥수수는 75%로 조사됐다.
또 카길과 번지, ADM, 루이드레퓌스 등 4대 곡물메이저 기업을 통한 수입 비중이 큰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곡물메이저에 대한 수입 의존도는 밀은 2018~2021년 기간 중 27.5%, 옥수수는 43.2%로 나타났다. 그나마 2004~2008년 기간 평균 48.2%, 56.4%에서 낮아졌다.
보고서는 "곡물메이저의 점유율이 높아지면 우리 업체의 협상력이 떨어지고 그 손실은 다시 우리나라 소비자에게 돌아오며, 특히 가격상승기나 불안정기에 이 들이 책정한 높은 가격으로 곡물을 구입하는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예산정책처는 "곡물 자급률이 하락한 것은 국내 생산 정체, 농지면적 감소, 수입증가, 국민 식생활 변화 등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콩과 밀 등 밭작물의 국내 생산량과 생산면적, 자급률 등이 정체하거나 감소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밭 식량작물 생산량은 2010년 59만5000t에서 2019년 54만9000t으로 줄었고, 같은 기간 생산면적도 20만3000ha에서 19만4000ha로 감소했다. 이에 따른 밭 식량작물 자급률은 10% 선에서 멈춰 있다. 이에 따라 자급률은 10.8%에서 10.1% 내려갔다.

밀 생산량과 자급률은 2020년 각각 3만9000t, 0.9%에서 2019년 1만5000t, 0.5%에 그쳤다. 콩 생산량은 13만9000t에서 8만9000t으로 줄어 자급률도 10.1%에서 6.6%로 뚝 떨어졌다.
보고서는 "밭 식량작물의 생산량 과 자급률이 감소하고 있는 것은 국내외 가격차, 낮은 선호도와 수익성, 밭 생산기반 정비와 밭농업 기계화율 미흡, 밭 농업 유통 기반 미흡 등이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최근 포스코 인터내셔널의 우크라이나 곡물 엘리베이터 확보, 하림 팬오션과 CJ 등의 해상운송과 현지 가공설비에 투자 등과 같이, 해외 곡물의 수확 후 가치사슬에 진입하는 민간 자본의 곡물 유통 분야 진출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이 곡물메이저에 대한 의존도는 일부 낮아진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계속 수입선 다변화를 도모하고 최근 성장하고 있는 국적공급사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예정처는 조언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변재연 국회예산정책처 예산분석관은 "곡물 수입선 다변화를 지속 확대하면서 국적 공급사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면서 "농식품 해외진출사업의 곡물 품목을 명확히 하고 주요 곡물 비축을 공공부분이 주도하면서 민간과 협력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jacklondon@tf.co.kr